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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Sep 24. 2021

별미진미(24) 북청「세추네찌게」

작은 미꾸라지의 一種(일종) 얼큰한 그맛에 고향생각이

함경남도 중간쯤에 있는 북청은 원래 바다에 가까운 지역이지만 분지에 속한다 .그래서 바다에서 난생선보다는 북청 시가를 흐르는 남대천이란 큰 개울에서 나는 세추네를 잡아 찌게를 하거나 게를 잡아 젓을 담근다.

세추네란 미꾸라지의 일종. 미꾸라지보다 훨씬 작고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찬바람이 산들 부는 저녁에 소쿠리나 망사를 들고나와 논이나 개울에 받쳐두면 아침에 새카맣게 잡힌다. 이것을 호박잎을 여러번 갈아가며 세게 문질러 주면 거품이 나며 미끄러운기와 비린내가 사라진다. 거품이 안날 정도로 씻어지면 산놈을 꺼먼 솥에 넣고 물을 조금 붓고 한소금 끓이면 죽는다. 이때 고추장,된장,쇠고기 조금 다진것,호박 납작납작하게 썬것,풋고추,붉은 고추,생강,마늘,곱게 다진 것을 집어 넣고 뭉근한 불에 오래 끓인다.

오래오래 끓여 세추네와 호박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걸죽하게 되면 상에 내기 전에 생,파를다져 잘 섞는다. 얼큰한 그맛과 운치, 고향 개울의 기억이 한데 엉킨 추억의 요리라고나 할까.


▲도움말=韓晶惠(한정혜)(요리연구가) 조선일보 1973년 8월 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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