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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Sep 27. 2021

별미진미(25) 평양「어복쟁반」

소의 어복살만 골라 삶아 남은 국물엔 냉면 말아먹고

평양은 냉면으로 유명하지만 더위에 지쳐 밥맛을 잃었을때 즐겨 찾던 「어복쟁반」(평양에선 어북쟁반이라 부른다) 또한 실향인들이 잊지 못한다.

어복쟁반의 맛을 결정지어 주는 것은 쇠고기의 종류. 돼지고기에도 3겹살등의 여러 종류가 있듯,쇠고기에도 많은 층이 있다. 음식 이름대로 소의 어복(배 고기)살만 골라 만 하루를 큰 솥에 넣고 푹삶는다. 삶은 뒤 솥을 식혀 위에 떠 굳어진 기름은 모두 내버린다.

밑에 남은 뽀얀 국물에 아무 양념도 없이 밥을 말면 어복장국(일명 맹물장국)이 돼 병약자들에겐 어떤 보약보다 좋다.

어복쟁반은 두꺼운 놋쟁반에 앞에 말한 국물을 넣고 파,마늘,다홍(빨강)고추, 후촛가루를 기호대로 넣은후 어복살을 넣어또 끓여 먹게된다. 고기를배불리 먹고 나면 남은 국물에 냉면사리를 넣어 먹는데 요즘 불고기집에서 먹는 식도 여기서 따온 것,

보조 접시가 없이 이마를 맞대고 한 쟁반 속의 음식을 먹기 때문에 친한 사람이 아니면 같이 먹지를 않는다.

곁들여 나오는 각종 김치(겨울엔 동치미)가 서울,남부지방 것보다 덜짜 맛이 시원해 어복쟁반의맛을 더해 준다.

 

도움말=洪性淑(홍성숙)씨 원응서씨夫人 조선일보 1973년 8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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