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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Oct 10. 2022

라이라이켄(来々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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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라이켄은 일본에서 라멘집 이름으로 제일 유명한 이름이다. 일본에서 2020년에 조사해 봤더니 일본에 171곳의 라이라이켄이 영업중이라고 할 정도로 일본에서 중국집하면 떠오르는 이름이다. 라이라이켄이 아니라고 해도 무슨무슨켄(軒)이라고 하면 중국집이나 라멘집을 뜻한다. 그런데 원래 무슨무슨켄은 중국집에 붙이는 이름이 아니다.

우리나라 중국집을 보면 무슨무슨원(圓),무슨무슨루(樓),무슨무슨 반점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경우는 많아도 무슨무슨헌(軒)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경우를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일본에서 무슨무슨켄(軒)이라고 붙이는 경우는 중국집이 아니라 양식당에 붙이는 이름이기 때문이다.

요코하마 세관에서 은퇴한 오자키 칸이치(尾崎寛一)는 12명의 화교를 모아 1910년에 아사쿠사에 '광동중화요리 라이라이켄'을 연다. 라이라이켄은 그동안 고급 요리점 밖에 없던 중국 요리집과 달리 대중적인 요리를 표방하는 최초의 마치츄카(町中華:일본에서 소규모의 중화식당을 뜻하는 단어. 한국의 중국집에 가장 가까운 뉘앙스)가게였다. 당시에는 화교가 개업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해서 고급 식당을 내던가, 아니면 불법을 노점을 내던가 두 가지 선택지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요코하마 세관원이었던 오자키 칸이치가 12명의 화교를 모아 개업을 했다기 보다는 반대로 12명의 화교가 세관원이라 화교와 가까웠던 오자키 칸이치를 바지 사장으로 세워서 라이라이켄을 연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그런데 라이라이켄이라는 이름은 오자키 칸이치의 아이디어였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에 일본에서 보기 드물었던 대중적인 중식당을 개업하면서 일반적으로 중식당에 붙이는 이름인 '원'이나 '루'대신 일본의 경양식당 이름으로 익순한 '켄(軒)'을 붙여 세련된 느낌을 내려고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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