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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Nov 19. 2022

칼디가 일으킨 사리면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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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만에 일본을 가보고 놀란 것 중에 하나는 오뚜기 사리면의 인기였는데, 몇년 전에도 부대 찌개 등 한국요리의 마무리로 소개되었던 사리면이 이제는 일본의 냄비(나베)요리의 마무리로 각광을 받고있었다. 일본도 냄비 요리의 마무리로 우동을 넣거나 밥을 넣어 죽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고 라멘을 넣어 먹는 경우가 드문 느낌이 든다. 나베 요리의 마무리로 라멘을 넣어 먹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우동이나 밥을 넣어 끓이는 경우보다는 드물고, 나베 요리 마무리로 나온 라멘은 인스턴트가 아닌 생 라멘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본에서 인스턴트 라면, 그것도 사리면이 나베의 마무리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일본의 수입 식품점 칼리 커피 팜의 한국 식품 코너에 소개 되면서였다. 줄여서 칼디라고 불리는 칼리 커피 팜은 이름 그대로 원래는 커피 소매점 체인으로 시작해서 수입 식품을 폭넓게 들여오면서 지금은 일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수입 식품점이다. 칼디에서 한국의 요리 재료를 소개하면서 부대 찌개 등과 함께 사리면을 소개했고, 한국 요리의 유행과 함께 사리면도 자리잡았다.

일본의 나베 요리도 김치 육수를 이용한 한국풍 나베가 인기인데, 그런 한국풍 나베에 사리면이 잘 어울렸던 것이다. 칼디가 일본에서 다른나라 음식의 붐을 일으킨 것은 사리면이 처음이 아닌게, 몇 년 전에는 고수 열풍을 일으켜서 일본에 고수가 정착하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에는 세이멘으로 유명한 토요수산에서 사리면의 영향을 받아 '나베의 마무리에 먹는 라멘'이라는 봉지면을 내놓았을 정도로 나베의 마무리로 우동이나 죽 대신 인스턴트 라멘의 비중이 늘어났다.

전에는 사리면의 사리가 사라 처럼 일본어인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국수를 말아 놓은 모양을 뜻하는 '국수 사리'에서 나온 말이다. 뱀이 사리를 틀다고 할 때의 그 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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