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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보기 힘든데 오랫동안 한국에서 라멘은 '생라면'이라고 불렸다. 인스턴트 라멘이 라멘보다 먼저 들어온 한국의 인스턴트 라멘의 전래 때문이겠지만, 한국에서는 인스턴트 라면의 원형인 '라멘'은 인스턴트 라멘보다 훨씬 뒤에 '생라면'이라는 형태를 들어왔다.
실은 '생라면'은 라멘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는 아니다, 오히려 '삶지 않은 인스턴트 라면'을 뜻하는 단어로 쓰였다.옛날 기사를 보면 수해 이재민들이 피난처에서 '생라면을 뜯어 먹었다'라는 식으로 등장하는 단어였는데 80년대 초반에 일본 라멘이 한국에 소개 되면서 라멘을 소개하기 위한 단어로 '생라면'을 쓰게 된다.
'「日本(일본)바람」이 부는가'라는 1984년 동아일보 기획 기사 중 '「日式(일식)」음식 즐기는사람 늘어난다'편에 중구 무교동에 개업한 일식 라멘집에서 '차슈멘'과 '토리라멘'을 판다는 언급이 있는 것을 보면 대략 한국에도 처음 라멘이 들어온 것이 80년대 중반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 생라면과 라멘이 갈라지게 된 것은 홍대 앞 하카타 분코의 등장 이후라고 생각하는데, 체인점을 꽤 낸 '겐조라멘'이 아직 생라면 전문점의 간판을 달고 있었다면, 하카타 분코의 등장 이후로 정말 '일본 라멘'이 한국에도 뿌리 내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일본의 라멘집 아들이었던 나오키씨가 일본의 진짜 라멘맛을 알리려는 목적으로 이대에 '아지바코'를 세웠던 때가 2006년이었는데. 당시만해도 아직 한국에 일본식 라멘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 때에 비하면 지금 한국의 일본 라멘 전문점은 일본에 크게 뒤지지 않는 정도까지 따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라멘을 생라면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보기 드물어 진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