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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Dec 18. 2022

라멘 우로코의 시오라멘

57/100

라멘 우로코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해산물 육수 라멘’이었다. 가게 이름이 우로코(鱗비늘)다 보니 당연히 해산물 육수를 떠올린 것이고, 메뉴 이름은 시오(소금)라멘이라고만 쓰여 있으니 이름만 보고 육수의 종류를 알 수 없기도 했다.

일본 라멘집을 보면 테이블 위에 육수를 설명하는 내용이 적혀있는 경우가 많은데 우로코의 라멘에 어울리는 조미료를 넣어 먹는 방법만 쓰여 있었다. 시오 라면에는 유즈코쇼를 넣어 먹으라고 하는데 유즈코쇼는 큐슈 지역에서 만들어 먹는 조미료인데 푸른 유자 껍질과 청 고추를 섞어 만든 맵고 산뜻한 맛의 조미료인데 육수가 해산물이라면 어울리지 않는 맛이다.

우로코의 시오 라멘, 맑은 육수와 고명으로 가츠오부시 같은 것을 올린 것을 보면 가츠오부시 베이스의 해산물 육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먹어보면 해산물 육수의 느낌은 들지 않고 왠지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맛에 정체를 고민했다. 가츠오부시라는 선입견은 있지만 생선의 맛은 아니고… 왠지 햄 같은 맛?

맛의 정체를 알게 된 것은 라멘 위에 올라와있는 카츠오부시라고 생각했던 재료가 ‘토리부시(鶏節)’라는 보기 드문 재료였던 것이다. 이름 그대로 닭 가슴살을 카츠오부시 같은 방식으로 만든 신재료였던 것이다. 익숙한 햄맛은 훈제 닭가슴살에서 느껴졌던 그 맛이었던 것.

가츠오부시는 일본에서 육수를 사용한 국수 요리에 굉장히 흔한 재료고 라멘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재료인데 그걸 비틀어 닭고기를 가츠오부시 처럼 사용했다는 점에서 라멘의 재료는 정말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실감한 한 그릇의 라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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