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과 라면 이야기 2/100
메밀국수를 뜻하는 일본어 소바(蕎麦)는 메밀 그 자체를 뜻하는 말이다. 메밀국수를 메밀이라고 줄여서 부르는 셈인데. 일본에서는 국수하면 메밀 국수를 떠올릴 정도로 즐겨 먹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메밀로 만들지 않은 국수에도 소바라는 이름을 붙이는데 대표적인 것이 볶음 국수인 야키소바, 그리고 라멘의 기원 중 하나인 츄카소바(中華そば중화소바)이다.
화교를 통해 일본에 소개된 여러가지 밀가루 국수 요리를 일본에서는 중화 소바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였지만, 이름과 달리 메밀은 전혀 들어가지 않은 밀가루 음식이다. 중화 소바, 그리고 라멘이라는 밀가루 국수가 일본에서 얼마나 낯선 음식이었는지 중화소바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다.
짜장면이나 짬뽕으로 알 수 있듯이 한국의 밀가루 국수 문화는 중국의 영향이 큰데, 임오군란 이후 한국에 진출한 화교들이 중국에서 밀가루를 수입했다. 임오군란 이후 한국에 퍼진 중국 호떡집은 밀가루 빵인 호떡을 파는 곳이기도 하지만 중국에서 가져온 밀가루를 파는 밀가루 가게의 역할도 했다. 일본도 밀가루가 흔해진 것은 중일전쟁 이후 중국을 수탈하기 시작한 이후의 일이다. 자연스럽게 화교 들이 노점에서 밀가루로 만든 국수를 만들어 팔았고 일본인 들은 이 중국 면요리를 '츄카소바'라는 이름을 붙였다.
라멘이라는 이름 이전에 등장한 츄카 소바라는 이름은 츄카소바가 중국에서 넘어온 요리이자 일본인에게 아직 낯선 음식이었다는 것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