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피할수 있는 그 곳!! (반장일지 26)

-절대 광고 아님.

by 파인트리

한여름이 다가옵니다. 올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지 걱정들을 하지요. 지난 주말에는 시원한 쿨소재의 옷을 장만하려고 가족들이랑 쇼핑을 나섰습니다. 유난히 더위를 타는 둘째는 '시원해야 하고 땀 흡수도 잘 되어야 하고 가격도 싸야 하고'를 외치면서 아웃렛 매장을 뒤졌습니다. 어떤 이는 하늘 거리는 시원한 원피스를 입어보면서 '핏 '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한쪽 매장에서는 시어서커 소재라서 옷을 안 입은 것처럼 가볍다고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안 입으면 야한데~~" 흐흐 속으로 웃어 봅니다. 하지만 주변의 그런 분위기에 상관없이 내 눈은 필사적으로 올여름을 견뎌 낼 패딩 조끼를 찾고 있습니다. 최대한 가볍고 따뜻해 보이는 패딩 조끼가 이 넓은 매장 어딘가에 있을 텐데 안보입니다. 하긴 여름옷 파는 곳에 겨울 조끼가 있을 리 없습니다. 패딩조끼 사야하는데 안보이니 아쉬움만 더합니다. 나의 여름은 올해도 밖에서는 반소매지만 회사 안에서는 패딩 조끼 없이는 살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기후의 온난화로 여름이 점점 더워지면서 식품회사 현장의 온도는 점점 낮아집니다.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해야 하거든요. 10~12도의 온도를 지키느라 냉방기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갑니다. 선풍기도, 부채도 필요 없습니다. 기온차 때문에 심지어 마스크 속에서는 입김이 서려있다 또르르 굴러 내려서 턱이 젖어있을 정도니까요. 예민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마스크 안에 얇은 손수건을 받쳐야 합니다. 턱 아래 오돌토돌 예민해 보이는 두드러기가 올라와 있는 분을 보면 나도 모르게 한번 더 바라보게 됩니다. (혹시 식품회사에서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분이 아닌가?) 생각하지요. 동종 업계의 사람만 아는 아픔이거든요. 반제품과 채소는 최대한 신선하게 유지되고 사람은 얼얼해져서 일을 하는 곳이라 얼굴도 얼얼, 손가락도 얼얼, 턱도 얼얼합니다.


어느 휴게소 였는데~~

안경을 끼고 일을 하는 저는 여름에는 유난히 잘 넘어져요. 냉장고를 하루에도 수십 번 들락 거리다 보니 현장과의 온도차이를 견디지 못한 안경알이 속을 섞입니다. 거기다 냉장고 안에서도 계속 일을 하고 있으니까 사실 몸은 더워요. 손과 얼굴만 시리답니다. 내 몸이 쏟아내는 열과, 냉장고의 온도와 현장의 온도차이를 실감하는 건 아주 쉬워요. 냉장고 안을 한 바퀴 돌고 나오면 바로 앞이 안 보여요. 안경알을 뿌옇게 안개가 가리고 있지요. 시야를 완전히 가려버린 안경알 덕분에 냉장고 앞에 놓인 이동데크가 안 보여서 밟았다가 휭~날아간 적도 있고요. 문 앞의 작업대를 못 봐서 허벅지가 부러지지 않을 만큼 부딪친 적도 많습니다. 그럴 땐 너무 아파서 안개로 가려진 안경알 뒤로 남몰래 눈물을 한 방울 흘리기도 하지요. 암튼 여름마다 안경을 바꿔야 하나? 걱정을 하면서 필수로 준비하는 것은 누군가 개발한 김 서림 방지 안경 닦이입니다. 이 안경닦이의 장점은 처음엔 김이 서리지 않아요. 하지만 장점이 오래가지 않아요. 시간이 오래되면 김이 서리기 시작하고 방울방울 물방울이 되어 돋보기처럼 크게 보인답니다. 서린 김으로 만들어진 물방울은 이슬이 되어 움직일 때마다 흔들려서 흔들흔들 어지럽다는 단점이 있더라고요. (앗, 이슬들은 안 먹어도 어지러운가? )이유야 어찌 되었든 올여름은 넘어지지 않기를 목표로 했습니다.(렌즈로 갈아 타 보려고 합니다.)


여름을 대비해서 집안에서도 나름대로 점검을 합니다. 에어컨 냉매는 들어 있는지 점검하고 얼음을 꽝꽝 얼려 줄 냉동실은 괜찮은지도 살펴봅니다. 우리 상구(반려견) 더울까 봐 대리석 매트를 주문해 놓고 기다리고 가족들을 위한 시원한 여름 이불도 한 채 샀습니다. 내 것 패딩 조끼는 물론 주문을 해 놓았고요. 아이들은 유산균 영양제를 챙겨주고 나를 위해서는 몸이 따뜻해진다는 홍삼을 주문해 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흡수가 잘 된다는 마스크 광고만 나오면 이유를 묻지 않고 일단 사 두고 봅니다.


사람들은 여름이면 피서지로 떠날 계획을 세웁니다. 나의 여름 바캉스 준비는 작업복 안에 조끼를 껴입고, 발에는 등산 양말을 신습니다. 물놀이는 없지만 물 닿으면 동상 걸릴 수도 있는 곳에서, 선크림 대신 핫팩, 선글라스대신 김서림 방지 안경을 착용합니다. 그리고 간혹 콧물을 훌쩍이는 사람을 만나면 슬그머니 옆으로 가서 ‘혹시 냉방병?’이라고 속삭이게 됩니다. 몸은 열심히 움직여서 열이 후끈하고 얼굴은 시려서 콧물이 흐르고 있으니 냉방병이라고 하기는 좀 그런가요?


이번 여름도 패딩 조끼 + 핫팩 + 김서림 방지 안경닦이 + 홍삼 +인생은 라라라. 이 다섯 가지면 충분합니다.

사람들이 여름을 더워서 어떻게 보내냐고 물으면, 나는 언제나 이렇게 대답합니다.

"여러분~~ 무더위를 피할수 있는곳, 식품회사로 오세요~~ 돈 벌고 피서도 할 수 있는 곳~이만하면 최고의 피서지 아닌가요?"

몽골여행중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