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이 독서의 끝이다 <1>
1922년에 중국에서 태어난 라오 핑루. 그는 90살이 다 되어서야 그림을 배우고 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아내와의 연애담을 그림으로 그려나갔고 그의 그림과 이야기는 중국인들의 심금을 울리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것이 바로 이 책, 우리는 60년을 연애했습니다에 담겨 있다.
스무살 갓 넘은 나이에 중매로 아내인 메이탕을 만나 결혼했지만 핑루와 메이탕의 사랑은 강했다. 일본의 침략에 맞써싸운 전쟁, 이어진 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으로 어지러운 세상속에서도 그들은 삶을 즐겼고 서로를 사랑했으며 또한 가정을 꾸렸다. 핑루는 국민당 군대에 소속되었던 전력으로 인해 직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에는 공산당으로 사상개조를 해야한다는 이유로 유배되어 20년 넘게 아내와 떨어져살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들의 사랑은 이어졌고 흔들리지 않았으니, 그런 순애보가 오늘날 중국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 것이 아닐까.
핑루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특히나 흥미로운데, 1900년대 초중반 당시 중국의 모습과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국내에 일본의 이 시절을 담은 책은 많지만 중국의 근대사를 일반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이야기가 잘 없었기 때문에 특히나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의 글은 미려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진솔하고 담백하기에, 정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를 읽듯이 편안하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아내와 여러곳에서 데이트를 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겪었던 일들에 대한 소회에서도 삶에 대한 애정과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아쉬움을 머금고 있어 뭉클한 적이 많았다. 그의 표현대로 60년의 연애를 거쳐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났을때의 이야기는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났다. 책을 읽으면서 울어본게 정말 얼마만인지 모른다. 둘의 사랑이 너무 진솔했기에 그 이별 또한 너무 슬프게 다가왔다.
백거이라는 작가가 이렇게 썼다며 그가 소개한 말이 있다 :
"그립고 보고 싶으니 바다가 깊지 않음을 비로소 알았네."
이 책을 함축해서 보여주는 문장이란 생각이 든다. 바다보다 깊은 한 남자의 사랑이 이 책에 가득 담겨있으니.
우리는 60년을 연애했습니다
-라오 핑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