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윙거리는 소리로 밤새 잠을 쫒아내 버린 바람이 차가웠다
바닥에 밤새 하얀 눈물을 떨군채 파리하게 떨고 있는 목련나무를 비웃는 듯이 벚꽃들이 피어나는 아침이었다.
하루의 시작은 그렇게 비몽사몽 의식하지 못한채 시작된다.
창을 열어 하늘을 보고 바람을 맞고 오늘의 날씨를 익혀보고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별다른 일이 너무 많아 이제 별달라 보이지 않는 사람들과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예년보다 이른 개화시기를 알려주려 사람들이 SNS는 분주해 졌다.
봄꽃들은 언제 한 번 기다려준 적이 없었다.
주말에 맞추어서 또는 조금 한가해진 날쯤 피겠노라 무언의 표시라도 해주면 좋겠지만 늘 지멋대로였고 사람들이 잠드는 사이 방심을 노리고 개화한다.
비가 쏟아지기 전날 저녁 작심을 하고 만개를 한다던지 세상이 바쁘고 어지러운일들로 번잡해질때 조용히 피었다가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면 바닥에 널부러져 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꽃구경을 가자하고 옆지기와 다짐을 해놓곤 깜박 깜박 놓쳐버렸다.
내가 그럴 사람이 아닌데 나이를 먹어서 깜박 거리나 우울해지다가 오늘은 꼭 동네 한바퀴라도 돌아야겠다 다짐을 한다.
그러려면 오늘은 점심을 조그만 먹는 것도 잊지 말아야 겠다.
봄꽃과 함께 춘곤증을 가져오는 앙큼한 봄녀석이 장난을 또 칠겄이다.
늘 오전에 다짐도 어제의 굳은 맹세도 점심나절 몰려오는 춘곤증이란 녀석이 다 뭉게 버렸었다!
졸고 나면 어느새 리셋되버리는 머리라니...
꽃이 피고 있다.
그리고 더 빨리 지고 있다.
마음이 더 점점 조급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