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고치 속 같은 원룸이 위안이고 피안처인 젊은이들

by 승환

원룸

밤이 깊었어도

두런거리는 소리들이

웅웅 거린다.


독백들이 지지직 거리다

화면 속으로 외로움이 기어 나온다.

꼭 끼는 옷을 입듯

작은 방 속으로 들어가 심호흡을 한다.

어느새 나는 잠을 자고 꿈을 꾸는

애벌레가 되어있다.


어떤 짐승인지 누구도 모르는

그냥 그런 애벌레일 뿐

아래층 애벌레도

윗충 애벌레도

옆방의 애벌레도

서로를 묻지도

바라보지도 않고

문을 꼭 걸어 잠근다.

나는 언제나 꿈속에서

온몸의 껍데기를 뜯어내지만

얼마만큼 내 안의 것들이

자라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하루의 필요한 밥과 물과 잠을 채우고

그렇게 달라질 게 없는

나를 매일 돌보는 일은

나 혼자 조용히 몰래 하여야 할 일들.


어둠 속에서

제 살을 발라 먹고

밤이 너무 길어 힘든

물러진 등짝을

툭툭 문지르며

또 다시 일어날 시간이다.

얼굴을 씻고 옷을 걸치기 전에

거울 속에 팔을 든 사람을 무심히 바라본다.

겨드랑이 밑으로 무성한 털들이

혹시 나의 날개는 아닐까?

매일 아침 문을 열며

세상으로 나오는 일은

한 번씩 팔을 휘둘러 날아보려는 몸짓이다.

사육장들이

나란히 늘어서있는

후미진 골목에는

콘크리트조각이

흩날리며

해가 떠오른다.


어른이 되다만 사람들이

애벌레처럼 스멀거리며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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