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이 잠깐 마실 간 사이에 오월이 밀려들어왔다
9월 즈음의 하늘과 햇볕이 같이 묻어왔다
들리지 않던 낯선 새소리가 들리는 오전의 소음이 싫지가 않다
강물은 하늘을 닮는다
자신의 색이 그저 하늘이 비치는 모습이란 걸 개의치 않고 흐른다
사람도 하늘을 닮아있다
조석으로 변화되는 구름을 따라 남으로 동으로 불어 가는 바람 따라 우리들 마음도 시시때때로 어디론가 흘러가고 몰려온다
오늘만 같았으면 밀리는 차창으로 멍하니 하늘을 봐도 좋을 것이다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아도 그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시는 것 만으로 살아있음을 느낀다
길가의 소음도 구르는 쓰레기들도 모두 평화로운 영화처럼 잔잔한 장면 같다
오늘 같은 아름다운 날에도 아프고 시린 상처들이 있었었다
사는 것이 별다른 다지 않음을 깨닫게 되는 건지 4.19를 지나온 부모세대들은 이젠 다 기억을 지운 듯하다
세상의 모든 끝은 서로 맞닿아 있다고 한다
처연하게 아름다운 날과 그날의 처연한 진실들이 그렇게 엉켜서 슬프고 아픈 희망이 찬란히 잉태되었다
역사는 늘 반복되고 사람들은 태어나고 죽는다
시간이 흘러도 영원히 우리가 가질 수 없는 진실이나 염원이란 게 있는 것 같다.
시끌한 세상의 이야기들이 와이파이처럼 퍼지고 있다
우리들은 또 무엇을 이야기하여야 할까
세상이 아름다울 때,
하늘이 더없이 맑을 때
오늘 어디서 절망이 구르다 희망을 싹 피으려 하는지 큰 슬픔이 태어날지 두려운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