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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

(강글 숙제)

by 승환

겨우내 수북히 싸옇던

방충망의 구멍들이

점점 커지더니 하나가 되었다.

이제는 구멍이 없는

방충망이 되어서

벌레도 바람도 지나지 못한다.

봄꽃들의 아우성에

늦은 청소를 한 후

나는 간지럽던 귀가 시원해졌다.


겨우내 방충망 밖에서

들어오지 못한 것들이

많았나 보다

언제 부턴가

내방 창가로 누군가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아침 나절 해가 떠 오를떄

누런 빛줄기를 타고 오더니

비가 내리던 저녁에는

창가에 튕기는 물방울 속에서도

그가 있었다.


졸음이 쏟아지는

어느 사월에

바싹 자리잡고 앉은

창가가 싫지 않더니만


내 몸에

여기 저기 파란 싹들이

돋아났다.


그제야

내가

화분인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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