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지랖퍼 이기적 선택적 낭만주의자...
봄바람에 빗줄기가 거칠어
창문을 자꾸 두드린다.
날아서 올 손님은 없는데
자꾸 창밖에 눈길은 가고
어제는 고개만 끄덕하던
길가에 가로수가
오늘 허리를 꾸벅이며
배꼽 인사를 한다.
맑은 날이라고
생각을 아니한 게 아니요
비 오는 밤이라고
마음이 바뀐 것도 아닌데
나는 비 한 방울 안 적시고
방 안에 앉아
떠난 사람이 맞을 비를 걱정하다가
허구한 날
가슴속에
내렸을
비는 어쩌고
이제 와서
혼자 잘난 척하는 거 같아.
떠난 님 생각은
오지랖이겠지
그냥
오지랖이려니...
그래야
나는
오늘도
잠이 들겠지.
현관에
세워진
빨간 우산이
자꾸 눈에 밟히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