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지랖

나는 오지랖퍼 이기적 선택적 낭만주의자...

by 승환

봄바람에 빗줄기가 거칠어

창문을 자꾸 두드린다.

날아서 올 손님은 없는데

자꾸 창밖에 눈길은 가고


어제는 고개만 끄덕하던

길가에 가로수가

오늘 허리를 꾸벅이며

배꼽 인사를 한다.


맑은 날이라고

생각을 아니한 게 아니요

비 오는 밤이라고

마음이 바뀐 것도 아닌데


나는 비 한 방울 안 적시고

방 안에 앉아

떠난 사람이 맞을 비를 걱정하다가


허구한 날

가슴속에

내렸을

비는 어쩌고

이제 와서

혼자 잘난 척하는 거 같아.


떠난 님 생각은

오지랖이겠지


그냥

오지랖이려니...


그래야

나는

오늘도

잠이 들겠지.


현관에

세워진

빨간 우산이

자꾸 눈에 밟히는 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평가하기 (비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