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우리는

사랑이라는 굴레를 벗기고...

by 승환


9월이면 한낮에 볕이 따가워도

외로움이 바람인 양 겨드랑일 파고 들어와

쓸쓸히 매만진다.

서쪽 창의 노을이 안방을 침범하다 실패하고

오늘도 그냥 어둠만 덩그러니 놓고 물러가기 시작한다.

아내는

화가 난 듯 말이 없이

곱지도 늙지도 않은

화장을 애써 했다

지운다.

거울 앞에 두 명의 아내는 나를 쳐다보고

나는 두 명의 아내가 버거워 가만히 서 있다.

한몸에 두 덩이의 머리를 붙이고

무던히도 걸어온 어깨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는 곧 지나가는 계절 앞에

두 머리인들 반쪽의 머리인들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곧 닥칠 가을이 우리를 재촉한다.

당신과 나의 길고 지리한 호흡들이

어지러운 변박의 비트들로 방안을 채우고 있다.

이 연주가 끝나는 날 무언가 내어줄 것이 없는

빈방에서 두 명의 아내와 두 명이 바라보고 있는 각자의 남자를

9월 바람은 저 공원 어디 즘 실려 보낼 것이다.

저 벤치의 낙엽으로 썩었다가

다시 태어나서 또 한 번의 가을을 맞는다면

당신과 나는 외롭고 무심하지 않을 거리만큼 조금만 떨어져 서서 나무가 되자.

가을이 오지 않을 9월과 영원히 오지 않을 9월의 중간 즘

바람을 버티고 두 머리로 같이 기다리는...

가을은 마지막 잔치를 베푸는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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