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서점

편지대신 안부를 묻습니다.

by 승환

무슨서점


사람들이 찾지 않는 거리

바람이 끝나는 골목마다 섬들이 있습니다.

지도에도 없는 작은 섬들은

한 달에도 한 두개씩 떠올랐다 가라앉는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끝남동 골목에도 섬이 떠올랐습니다

무슨 섬인지 모르는 무슨 섬에는

고양이 한마리

그리고 여자가 있습니다


매일매일 섬에는 사람이 오고 인생이 옵니다.

사랑을 찾아 두리번 거리는 이에게는

선반에 올려 꾸덕이게 잘 말린 그녀의 심장을 꺼내어 줍니다.

성공을 쫒는이에게는 지친 다리를 쉬어가라

빈 의자를 내어주고

사람의 말들이 그리운이게 가만이 눈을 뜨고 눈인사를 합니다.


작은 섬에도

복작이는 도시의 불빛처럼 사람들의 밀물이 들어오는 날

빛바래질 이야기들의 조곤조곤 노래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음악에 맞추어 와인의 물결이 책들을 타고 넘습니다.

그런 밤이 지나간 후에는

한동안 적막처럼 섬은 더 작아져 간다고 한다.

빈시간들이 단골이 되어 그런 오후들만 찾아옵니다.


쓸쓸하지만 외롭지 않은

무슨 서점으로 오세요


살다보면 괜찮아요

섬이 없어 떠도는 유랑자들,

버석한 영혼과 쌉쌀한 한 조각 인생을 들고 오세요


문을 열면,

그녀는 홀로

무슨서점 작은 책상에

정물처럼 당신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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