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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msoo Kim Jun 24. 2022

인플루언서가 겪는 광고의 유혹

이것만은 주의를 합시다

산전수전 공중전, 각종 전쟁과도 같은 삶을 뚫고 당신이 인플이 되었다면 축하할 일이다. 이때만큼은 솔직하게, 하루 자기만을 위한 연회를 열어도 좋다. 나도 8년 차 블로거였던 2020년 12월 10일에 네이버로부터 공인받았던 날은 에헤라디야를 외치며 내가 애정 하는 식당에 가서 자축했던 기억이 있다.


인플루언서에 선정된 그날 하루 만은 부디, 본인이 하고 싶은 것 하거나 먹고 싶은 것 먹으며 즐기기 바란다. 그다음부터는 와우... 스님, 신부님, 수녀님과 같이 엄청난 수행을 닦는다 생각하고 활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게, 인플루언서가 되면 꽃길만 있을 것 같지만 그게 아니다.


꽃길을 걷기 위해서 무수한 절제와 인내를 바탕으로, 유혹으로부터 멀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인플이 되면 다양한 업종에서 보내는 광고 제안이라는 유혹의 손길이 많아진다. 체험단, 유료 리뷰(브랜디드 콘텐츠) 작성 제안, 그리고 배너 광고 제안 등등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나는 이 모든 걸 다 받아 보았다. 그러나 그중에서 진행하는 것은 도서 서평단 혹은 출판사 브랜디드 콘텐츠뿐이다. 그 외는 다 거절을 하는 편이다.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제안 올 때 거절하는 일은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이재용 회장님이 계신 회사 태블릿 광고를 한 번 받아보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서 이외 광고 제안 건들이 매력적이기까지 했다. 맛집? 내가 좋아하는 초밥과 해산물? 갈비찜? 한식? 비건? 와우! 이런 유혹은 언제나 환영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이것들을 모두 거절한다. 그리고 도서 분야 광고 제안만 받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네이버 키워드 챌린지와의 연동성이다. 네이버 키워드 챌린지는 인플루언서 선정 후, 본인이 뽑힌 분야 내에서만 활약할 수 있다. 도서 블로거면 도서 키워드 챌린지에만 도전할 수 있다. 다른 것은 참여할 수 없다. 그러니 내가 선정되지 않은 타 분야 글을 쓸 까닭이 글쎄... 많지 않다.


둘째, 뷰 검색에서 해당 분야 크리에이터에게 밀린다. 책 블로거가 IT 혹은 육아 포스팅을 써서 띄울 수 있다. 그 블로그의 지수와 영향력이 좋다면 말이다. 하지만 일반 블로거나 인플루언서 공인을 받았지만 블로그 파워가 약한 분들은, 애석하지만 다른 분야 글을 써도 검색 노출이 안 될 가능성이 크다. IT와 육아, 푸드 분야의 인플루언서 혹은 영향력 좋은 일반 블로거 분들이 검색 결과를 장악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건 100% 확실한 것이 아니므로 참고만 해 두시기를 바란다.


셋째, 장기적으로 볼 때 채널 파워에 독이 된다. 당장 밥값, 책값, 기기값 등 소소한 비용을 아낄 수 있어서 좋겠지만, 팬들이 광고 콘텐츠에 질려 떠나갈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자기 채널만의 전문성과 개성이 사라질 수 있다.


요즘 인플루언서들은 "자기 주전공 분야"를 공고하게 다진 후, 다른 분야로 진출한다. 이 때문에 자기 채널과 결이 맞는 광고들만 받는 일이 많다. 그러니 인플루언서 선정 후, 무수히 들어오는 광고의 유혹을 이겨낼 필요가 있다.


만약, 들어오는 광고를 무분별하게 집행함에 따라 그런 글들이 쌓이면, 블로그의 경우는 지옥행 특급열차인 저품질을 당하게 되니 주의하자. 10년간 블로그를 운영했던 나도 체험단을 무리하게 받아서 저품질을 좀 많이 겪었다.









두 번째로 참아야 하는 유혹은 "뒷 광고"다. 뒷 광고는 광고를 받아 놓고, 콘텐츠에 문구를 기입하지 않는 형태이다. 즉, 광고인데 소비자에게 광고가 아니라고 말하는 일이다. 과거에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지만, 지금은 기업에서도 이런 행태를 지양한다.


나에게 광고나 현물 협찬을 의뢰해 주시는 출판사에서도 광고성 대가 제공 문구는 꼭 넣으라고 요청한다. 그만큼, 뒷 광고가 업계 전체를 뒤흔든 사태였던 거다. 만약 인플루언서가 된 후, 뒷 광고를 제의한 업체가 있다면, 그 업체와 거래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당신에게 해가 되기 때문이다.


요즘 기업 마케팅팀들이 이렇게 일을 하지 않기도 하거니와, 뒷 광고는 당신 팬들이 먼저 알아차릴 것이다. 그래서 나는 가급적 뒷 광고를 하지 않는다. 실수로 광고 표기를 하지 않았을 경우 글을 수정한다. 잠깐의 이익을 위해 잃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가 된 후에는 광고의 유혹이 많아질 것이다. 현명하게 대처하고, 나의 채널 주제와 결이 맞는 것만 고르자. 다른 분야의 광고는 못 받겠지만, 적어도 나의 분야 내에서는 나의 전문성을 더 공고하게 만들고, 개성도 키울 수 있을 거다.


뒷 광고는 거절하자. 득이 되지 않는다. 내가 대단한 인플루언서는 아니지만,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내 소소한 주장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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