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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즐 Aug 23. 2023

잘못했으면 나도 칼부림 범죄자 같은 사람이 되었을까?

범죄자를 개인적 경험과 사회구조적 측면에서 해석해보기

※ 주의! 개인적인 견해를 서술한 글입니다. 범죄자를 해석하려는 시도가 들어있어서 다소 불편할 수 있습니다.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서울특별시 관악구 신림역 칼부림 사건 이후로 한국의 치안은 망한 것 같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많은 사람들이 칼부림 예고글을 올려서 잡혀가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서현역에서는 범죄자가 자동차로 인도의 사람을 쳤고 칼부림 사건을 일으켰다. 칼부림 사고들로 경각심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신논현역에서는 외국인들이 연예인 영상을 보고 소리를 친 게 칼부림으로 오해소동까지 일어났다.


  뉴스에서 피해자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너무 마음이 아팠다. 다들 평소처럼 살아가다가 이렇게 피해를 입으니 얼마나 억울하고 슬플까... 그리고 신림역 범죄자와 서현역 범죄자의 이야기를 듣다가... 내 과거와 상당히 오버랩되는 느낌들을 받았다. 특히 서현역 범죄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갑자기 내 과거인 듯 했고, 한국 사회의 문제 중 사회적 문제와 젠더적 측면과도 맞물리는 이야기가 있는 것 같아 보여 소름이 돋았다. SNS에 떠다니는 뉴스들, 인터넷에 떠다니는 뉴스들을 읽어도 왠지 내가 해석하는 만큼의 이야기가 너무 적은 것 같아서 브런치에 용기를 내어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의 해석을 담은 글을 써보려고 한다.


  개인적인 측면(청소년기, 공부) 이야기와 사회적인 측면(젠더) 이야기를 중심으로 글을 풀어보려고 한다.




#개인적_측면

- 나의 청소년기를 검토해보면


  나는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 굉장히 사회에 부적응적인 청소년이었다. (물론 지금도 적응을 잘 한 것 같지는 않지만;;) 살짝만 스쳐도 마음에 상처를 받는 소심한 청소년이었고, 동시에 학벌, 성적을 철저히 좇고 나보다 공부를 못하는 사람들은 벌레보듯 하는 자존심만 쎈 청소년이었다. 상처를 잘 받는 대신 자존심만 쎄서 화를 잘 내는 성격이었고, 그래서 친구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인터넷과 어울리게 되었고, 디씨나 일베는 아니었지만 몇몇 남초 커뮤니티를 자주 들락날락 거리며 외로움을 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정에서 사랑을 잘 받고 자랐으면 문제는 심각하지 않았겠지만, 부모님은 맞벌이 부부로 많이 바쁘신 사람들이었다. 많은 여타 다른 바쁜 맞벌이 부모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부모님이 가정에 계셔도 사랑을 주기보다는 성적을 언급하고, 학원을 언급하고, 남과 비교를 하는 편이셨다. (물론 다 잘 자라라는 말이었겠지만..) 덕분에 나는 부모님과 크게 연결감/유대감을 느끼지 못했고, 세상으로부터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지 못했다.


  중고등학생 때 남초 커뮤니티에 뇌가 젖고, 성적과 학벌 등 세상이 요구하는 서열적 가치를 좇으며, 나는 점점 폭력적인 사람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직도 기억나는 게 내가 20살 때 중학생 때 체육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중학교 동창 친구들은 장례식장을 가자고 했으나, 나는 가지 않았다. 나는 속으로 '어쩌피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는데, 내가 굳이 슬퍼해야해? 그럴 시간에 더 생산적인 일을 하지.'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체육 선생님이 친하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반응을 보인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겨웠고 감사했던 선생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현실적인 가치만 좇고 폭력성에 무뎌지며 감수성이 적었던 로봇이나 괴물같은 사람이 되었던 것 같다.


  폭력성에 무뎌지면서 서열적인 가치를 좇았지만, 고3 때 나에게 주어진 대학은 내 기준에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내 자존심에 SKY는 갈 줄 알았는데, 가지 못했다. 그래서 재수학원까지 다녀서 겨우 겨우 서울에 있는 한 대학에 진학하였다.


  나는 고3 때 그 패배감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리고 내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그 학교 타이틀을 성취할 수 없었던 좌절감이 기억난다. 패배감이나 좌절감은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 겪을 것이었겠지만, 한국처럼 경쟁이 심하고 서열적인 가치를 좇는 사회에서, 가뜩이나 가정도 교우관계도 박살났는데, 그래도 나는 공부 잘한다고 소문난 아이었는데, 나에게는 인생 전체가 부정당하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재수를 한 뒤 서울에 있는 대학에 겨우 진학했다는 사실에 자위를 하였으나 SKY 대학 친구들을 보며 항상 열등감을 느꼈다.


  이런 나의 과거를 배경으로 생각해보면, 나는 부산시 살인 범죄자 정유정씨나, 경기도 서현역 살인 범죄자 최원종씨의 범죄가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정유정씨는 고등학교를 졸업 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사람이었고, 교우관계가 원만하지 않던 사람이었다. 최원종씨는 특목고등학교 진학에 실패 후 혼자 살던 사람이었고, 최원종씨의 형은 동생과 다르게 잘만 나가고 (뉴스 맥락에 따르면) 최원종씨 가족들은 최원종씨를 그닥 챙기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정유정씨와 최원종씨도 범죄자가 된 이유에는 자신들의 개인적인 문제가 있었겠지만, 그들의 삶의 궤적에 내 과거가 보였다. 서열적인 세상에서 사회적 박탈감, 내 능력으로는 쟁취할 수 없는 것들, 세상에 환대받은 적이 적었던 기억,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연결감을 좇기... (+a) 물론 이를 겪은 모든 사람들이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맥락에서 이 문제점들이 증폭되어 정신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고, 혹은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도 잘못했으면 이런 사람이 되었을 것 같다고 직감적으로 느껴진다.


  디씨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칼부림 예고를 하는 사람들이 잡혀가는 뉴스들이 보인다. 이 사람들은 정말 칼부림을 하고 싶었던 걸까? 칼부림을 하고 싶었으면 그냥 밖에 나가서 칼부림을 하면 되었을 텐데, 왜 글을 써서 수사당국의 이목을 끌고 체포되는 걸까? 그냥 관심을 받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근데 체포를 당하면서까지 관심을 받고 싶은걸까? 왜 그런걸까? 평소에 그만큼 관심을 못 받고 살고 있는 것 아닐까? 왜 그렇게 관심을 못 받고 살고 있는 걸까? 가정의 문제일까? 학교의 문제일까? 그들 주변의 인간관계의 문제일까? 어쩌면... 사회의 문제이지 않을까? 칼부림 예고글을 올리는 사람은 무조건 체포되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뉴스를 보는 사람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누군가가 칼부림 예고글을 쓴다. 어쩌면... 현재 칼부림 예고글을 올리는 사람들은 '저 사랑받고 싶어요', '차라리 체포당하는게 더 좋아요. 구해주세요',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들어요. 살려주세요'인 것은 아닐까?


  나의 과거를 아는 친구들에게 '나도 어쩌면 잘못했으면 신림역, 서현역 칼부림 범죄자들 같이 범죄자가 되었을지 모른다'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면 친구들은 다들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가 무슨...'라고 말하며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나는 직감적으로 느껴진다. 왠지 내가 서울에 있는 원하는 대학을 가지 못했으면...? 20살 이후로 내가 포용적이고 착한 친구들로부터 포용받지 못했으면...? 내가 20살 이후로 친구들로부터 관심도 사랑도 받지 못했으면...? 내가 성인 이후 연애를 했던 애인들로부터 조건없는 사랑을 받지 못했으면...? 나도 철저히 혼자였다면...? 계속 남초 커뮤니티에서 뇌를 절여서 폭력성에 더욱 무감각해진 사람이었다면...? 더 큰 관심을 받기 위해, 남성으로서 가장 원초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표출할 수 있는 '힘'을 쓰는 범죄자가 되지는 않았을까...?




#사회적_측면

- 젠더적 측면에서 볼 때


#힘


  서울시 신림역 범죄자, 경기도 서현역 범죄자는 모두 남자이다. 서울 고속터미널에서 범죄를 일으키려 했던 사람도 남성이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강력범죄들은 대부분 남성이다. (여기에 동의 못하면 할 말 없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남성의 최후의 보루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남자, 남성이라는 존재가 지위든 돈이든 명예든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을 때, 자기 자신이 가진 마지막 수단은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이 원하는 커리어를 쌓다가 잘 되지 않는 경우, 가장 최후의 보루로 '힘 쓰는 일'을 한다고 생각한다. 건설현장노동, 택배노동 등 힘 쓰는 일을 하러 가보면 다양한 삶의 궤적을 그렸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 최후의 보루는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해 쓰이기도 한다. 과거 20세기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 가장이 집안에서 폭력을 휘둘렀던 이야기들을 우리는 종종 접할 수 있다. 물론 많은 가정에서는 폭력이 없었겠지만, 폭력적인 남성은 사회에서 받은 스트레스, 모멸감, 자신의 낮은 자존감을 가정에서 손찌검을 통해 풀 수 있었다. 그리고 가정을 넘어 사회에서 이 '힘'은 범죄로 쓰일 수 있다.



#가부장제


  그리고 가뜩이나 사회는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빈익빈부익부가 심해져 가고만 있고, 노동소득이 자산소득을 따라갈 수 없는 상태에서 모두가 패배자처럼 느끼며 살아간다. 여기서 '남성'은 어떤 위치일까?


  한국은 아직까지 성불평등이 심한 국가이다. 여성이 직장인이 되어 일을 해도,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면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내주는 곳보다 회사에서 내보내고 싶은 곳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경력단절여성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여성이 직장인이 되어 일을 한다고 한들, 남성과 여성의 임금차이를 보면 OECD 국가들 중에서 다소 높은 차이를 보인다.


  이는 곧 이성애자 남성이 견뎌야 할 무게가 무겁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성애자 남성이 이성애자 여성과 결혼한 경우, 이성애자 남성은 여성이 자신보다 낮은 소득을 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하고, 향후 경력단절여성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한다. 즉, 이성애자 남성은 이성애자 여성보다 연봉이든 자산이든 더 확보해야하고 더 잘 나가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더욱 끊임없이 인적자본을 개발하고 더욱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이렇게 양극화가 진행되어가고, 이성애자 남성이 지녀야 할 무게가 무거운 사회 속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이성애자 남성들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 그중에서도 공부도 못하고, 능력도 없고, 외모도 못생겼고, 친구도 없고, 자존심만 쎈 이성애자 남성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나였다면, 집 안에 들어가 밖에 잘 나오지 않고 인터넷에서 연결감을 좇는 사람이 되었을 것 같다. 그리고 세상과 사회를 부정하고 싶었을 것 같다. 게다가 가뜩이나 남성이 짊어져야 하는 일이 많아보이는데 성평등 담론을 들으면 격노할 것 같다. 안티페미가 되었을 것 같다. 그렇게 사회와 멀어졌을 것 같다. 그리고 혹시나 안좋은 방향으로 빠졌으면 나도 나의 '힘'으로 존재감을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을 쓰지 않았을까?


  물론 이런 일들을 겪는 이성애자 남성이 모두 범죄자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하고, 성공적인 삶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성애자 남성 친구들을 여럿 봐왔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던 나의 개인적인 삶의 궤적과 비슷한 삶을 겪은 소심하고 자존심 쎈 친구들도 그럴 수 있었을까? 20살까지 겪었던 '학습된 무기력'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범죄 원인을 찾아보고자 하는 것이 나의 글의 요지이다...




  너무 두서없이 글을 작성했는데, 나도 잘못했으면 어쩌면 칼부림 범죄자들처럼 되지 않았을까 하는 견해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과거에 나도 가정과 학교에서 세상과 긍정적으로 교류한 경험이 적었다.

2) 과거에 나는 세상과 긍정적으로 교류한 경험이 적은 대신, 인터넷과 남초 커뮤니티를 통해 세상과 연결감을 느끼고 공부와 성적을 철저히 좇으며 폭력, 혐오, 차별에 둔감한 사람이 되었다.

3) 과거에 내가 어느 정도 공부를 했던 사람이었기에 망정이지, 공부를 못했고 사회가 좇는 가치를 쟁취하지 못했으면 나 또한 히키코모리가 되어 숨었을 것 같다.

4) 1)~2)를 겪었지만, 20살 이후 포용적이고 착한 친구들을 만나 세상과 긍정적으로 교류하며 나는 사람이 되었다. (그렇지 못하고 공부도 못했으면...?)

5) 남성은 자신의 최후의 보루로 가지고 있는 권력은 '힘'으로 보인다

6) 가부장제 사회에서, 한국처럼 성불평등이 심하고 양극화가 심한 나라에서, 이성애자 남성은 이성애자 여성보다 더욱 많은 무게감을 느낄 것으로 생각한다.

7) 이성애자 남성이 사회가 요구하는 성공을 쟁취하지 못하면 가부장제 사회에서 더욱 좌절감과 패배감을 느끼지 않을까? 누군가 1)~6)의 맥락을 겪고 부정적으로 변모한다면, '힘'을 발휘하여 존재감을 느끼려 하는 사람들이 바로 현재 칼부림 범죄자들이지 않을까?



  그리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런 묻지마 범죄에 대한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


1) 페미니즘 교육

: 한국 사회도 성평등한 사회로 가는 것은 불보듯 뻔한 미래이다. 남성들이 부정한다고 한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막을 수 없고 유리천장이 깨질 일밖에 없다. 그리고 기존의 가부장제는 부숴져야하고,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아야 하고, 남성의 짐을 덜어야 한다. 페미니즘이 남성에게 마이너스이고 여성에게 플러스라는 도식은 20세기 사고 혹은 19세기 사고이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일보에서도 기존 가부장제의 한계로 범죄를 해석하며 페미니즘을 언급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3081707540001672?130126055345&did=tw)


2) 양극화, 빈익빈부익부 해소

: 양극화, 빈익빈부익부가 가속화됨에 따라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 존중받지 못하기 시작했다. 돈을 좇는 천박한 사회가 되는 것 같다고 생각든다. 이건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다. 이번 정부에서 노력을 할 지조차 모르겠다. 양극화가 지속될수록 성공과 인정의 문은 좁아진다. 양극화는 모두에게 비극이다. 하루빨리 격차가 줄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3) 다양한 모습을 존중하기

: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국 사회는 고도성장을 겪고 고도경제발전을 겪은 후, 서열적인 가치 - 학벌, 자산, 소득, 외모 등 - 을 굉장히 좇는 사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서열적인 가치를 쟁취하지 못했을 때 무시, 차별, 혐오하는 현상이 굉장히 만연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청소년기 때 왜 그렇게 공부 못하는 애들을 벌레 보듯 했을까 생각해보면, 사회적인 문제처럼 느껴진다. 사교육 업체들의 마케팅과 공교육 학교들의 실적 우선주의에 힘입어 서열적인 가치를 철저히 좇았다. 하지만 서열적 가치를 쟁취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굉장한 패배감과 좌절감이 들었다.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해서 자존감이 높았으면 모를까, 자존감도 낮고 자존심만 쎘던 사람으로서 굉장한 패배감과 좌절감은 내 인생을 부정하는 경험이었다. 청소년기 때는 공부와 성적이었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소득, 자산, 외모, 명예, 권력 등을 좇으라고 난리이다. 쟁취한 사람들을 우러러 보고, 쟁취하지 못한 사람들을 무시, 차별, 혐오하는 현상은 (개인적으로) 만연하다고 느껴진다. 이 가운데 앞서 선술했듯 이성애자 남성의 무게감은 얼마나 더 무거울까?


  따라서 다양한 모습을 존중하는 것이 한국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열적 가치를 좇지 않아도 무시, 차별, 혐오하지 않고 포용할 수 있는 사회. 이러면 신림역 범죄자처럼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는 사람도 없었고, 서현역 범죄자처럼 특목고등학교 진학 실패로 인해 은둔 청소년이 될 가능성도 막지 않았을까? 가능하겠냐만은 일단 말은 해야하니까 던져본다.




  이런 글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다. 뉴스들 보니까 범죄자들에게 서사를 부여하지 말라는 여론도 있다고 하고, 친구들에게 나도 어쩌면 저런 범죄자가 될 수 있었다는 얘기를 하면 다들 '에이~'라고만 반응한다.


  하지만 무언가... 말은 해야할 것 같았다. 우리 사회는 상당히 건강하지 못한 것 같고, 이에 따라 정서적 문제, 정신적 병도 많아지는 것 같다. 세상에 환대받지 못하는 경험, 이성애자 남성이 사회에서 은연 중에 갖는 무게감, 끊임없이 성공하라 다그치고 서열적인 가치를 좇는 사회, 성공 수단에 박탈되었을 때 느껴지는 좌절감과 패배감, 남성이 존재감을 표출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는 '힘'이라는 사실 등... 이런 점들이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아닐까? 나의 해석에서 단 한 가지라도 빗겨나간다면 범죄 가능성은 낮아진다고 생각든다. 물론 정제되지 않고 학술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이야기들이지만 나는 이렇게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추가적인 범죄를 막아야 한다. 물론 될 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남성들이 저렇게 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페미니즘을 알려야 하고, 양극화를 줄여나아가야 하고, 다양한 모습을 존중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직장인이 된 뒤로는 평일 저녁, 주말에 글쓰기가 너무 노곤해서 이전보다 점점 글이 구조도 없고 두서도 없어지는 것 같다. 글 속에 부적절한 말들도 많은 것 같지만 부디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립니다.




※ 참고자료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3081707540001672?130126055345&did=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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