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5악이 있다. 관악산, 감악산, 운악산, 화악산, 송악산이 있다. 송악산은 통일이 되기 전에는 가볼 수 없고 관악산은 수시로 가며, 운악산과 감악산은 서너 차례 가보았는데 화악산은 가보지 못하여 월요일부터 고민을 하면서 산행 버스를 찾아보았으나 없어 대중교통으로 접근을 한다.대중교통은 산행에 따른 시간보다 다음 교통수단으로 연계될 때 항상 어려움이 있다. 오늘도 접근에 어려움이 예고되어 있다.
아내에게 같이 가자고 하니 산행기를 보고 험하다고 안 간다고 한다. 사실 나도 화악산을 가보지 못하여 계속 가자고 할 수 없다. 가본 산은 그래도 어느 정도 체력이면 될 것이라는 짐작이 가는데 나도 가보지 않은 산은 산행기와 산행지도로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혼자서 서울에서 새벽에 집을 나서서 용산역에서 가평으로 itx청춘에 몸을 싣고 이동을 한다. itx청춘은 이름을 잘 지었다. 청량리와 춘천의 첫 글자를 따와서 명명한 것인데 춘천 가는 기차의 청춘의 낭만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친숙하다. 오늘도 기차는 만석이다. 춘천 가는 주말 기차는 인기가 절정이다. 2층 객석은 더욱 예약이 어렵다. 2층 객석에서 북한강을 바라다보는 낭만을 꿈꾸지만 사람들은 차창을 햇빛가리개로 내리고 있다. 2층 객석에 앉았는데 창문은 햇빛 가리개로 이를 차단하고 있다.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라고 해야 될 것이다.
가평은 우리에게 낭만과 MT와 가족 휴양지로 알려져 있다. 가평에 유명한 산은 연인산, 명지산, 화악산이 유명하고 북한강변을 끼고 청평, 대성리 등이 있어 즐기기에 좋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가평의 유명한 잣은 수확이 어려워 사람들이 직접 올라가거나 대나무 등을 이용하여 떤다고 한다. 높이가 10m 이상되고 해발도 높은 곳에서 잣을 따는 사람들은 상당한 담력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가평역에 도착하여 화악산을 가는 대중교통을 찾으니 이른 새벽에 가는 버스는 벌써 갔고 가평역에서 중간 기착지인 목동 터미널에 간 후 환승해야 한다. 가평역에서 8시 10분에 탑승해서 8시 40분에 목동 터미널에 도착한 후 9시 20분 용수동 가는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목동 터미널에 거의 1시간을 멍태리기 연습을 해본다.
북면의 주요 관광지 안내가 있다. 주말이면 이곳은 계곡 주변에 있는 펜션에 사람들로 가득하고 오후가 되면 교통체증이 발생한다고 한다. 연말연시에도 교통체증이 우려된다고 한다. 버스시간표는 가평 같은 경우에는 주말과 주중을 구분하여 운행하면 수익이 증대될 것 같은데 코로나19로 버스가 절반 정도 운행되고 있다, 운행하는 차량이 터미널에 도착하면 차의 행선지가 바뀐다. 항공기가 제주에 도착하면 연결 항공편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만약 차량이 고장이 나면 연결 버스가 문제가 될 것 같은데 예비차량은 보이지 않는다. 용수동 가는 버스는 백둔리를 갔다 오자마자 휴식도 없이 용수동으로 향한다. 버스기사가 숨도 돌릴 시간이 없다. 용수동에 가서 10분 정도 여유가 있는 것 같다.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니 문제가 있다. 피로의 누적이 어떠한 사고로 유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버스는 백둔리는 다시 들어가지 않고 가다가 강씨봉 입구까지 갔다가 회차하여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구름이 산에 가득하다. 어제 내린 비가 아직 여운이 남았는지 산에 구름을 남겨두고 간 것 같다.비는 안 올 것 같다. 다만, 내가 정상에 도착했을 때 구름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용수동에 도착한 후 조무락골로 이동을 위하여 너도나도 걷는다. 한 팀의 산행길이 산을 가는 것인지 계곡을 가는 것인지 모르게 시끄럽게 뒤따라오고 있다. 지방방송이 너무 많으면 잡음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38교에서 시작한다. 이곳의 38교는 분단의 역사가 있는 곳이다. 6.25전 이곳이 분단선이었다. 이곳에서 남쪽과 북쪽이 분단되었으며 다리를 건너면 북이었던 것이다. 그때 당시에 다리가 설치된 것은 아니지만 38선이 지나는 지점에 설치되어 있는 다리라 이렇게 명명된 것이다. 포천에도 38교가 있다. 이 다리 근처에 물놀이 명소가 많다고 한다.
조무락골은 물이 흐르는 소리가 새가 재잘거리는 것 같다고 하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맑고 깨끗한 물이 계곡을 가득 채우고 있다. 조무락골이 시작되는 지점은 데크로 걷기 좋은 길을 만들어 놓았고 어느 정도 간 후 비포장도로는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길이 되어 있다.
밭에 있는 나 홀로 서있는 나무는 일반적이 나무가 아닌 수호목이 되어 있다. 어릴 적 서낭당의 나무라고 해야 될 것 같다. 여름철 농부의 더위를 식혀줄 고마울 나무임에도 불구하고 밭은 김장채소를 위하여 준비만 하고 있다.
오늘의 산행은 석룡산을 올랐다가 내려와서 화악산으로 갈 것이다. 그리고 화악산 정상에 도착하는 시간과 체력을 보아 바로 하산하거나 애기봉까지 가보려고 계획을 세웠다. 조무락 산장 근처에서 어떻게 갈 것인지 묻는다. 어떤 분이 이정표에 배낭을 걸어 놓아 그것을 같이 담았다가 그분의 프라이버시를 감안하여 다시 담고 내가 갈길을 답했다. 석룡산을 올랐다가 넘어서 하산하겠다. 다시 원복 하는 것은 싫다.
석룡산 정상 직전까지 내가 전세를 낸 등산로가 되었다.
능선에 올라 혼자서만의 세상을 즐겨본다. 능선까지 올라오느라고 흘린 땀을 바람에 맡겨본다. 아무도 없다. 앞에 지나간 흔적이 있어 부지런을 떨어 따라잡았지만 그것이 다다. 많이 찾지 않는 등산로 힘들지만 코로나 19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기에 적절한 등산로라고 볼 수 있다. 계곡의 물소리는 해발 700m 이상까지 따라오니 외롭지도 않다. 등산로는 임도를 따라갈 때는 평탄한데 어느 정도 지점에서 임도를 멀리하고 가파름이 시작된다. 석룡산을 오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나에게 물어보는 이정표에게 왼쪽 이렇게 답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느쯤 가다가 보니 사람 소리가 반갑다. 저만치 앞서가는 산객 부부가 보인다. 강아지도 같이 산행을 하는데 암릉에서 아저씨가 안고 지나간다.
석룡산 정상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정상 석밖에 없다고 이야기할 뿐이다. 정상 직전 300m를 남겨두고 봉우리에서 안부를 거치는 지점은 조심조심하여야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300m가 더 이상이라고 투덜거린다.
석룡산 정상에 꾸불꾸불하게 용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석룡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바위가 그 바위이기를 바라면서 같이 담아 본다. 아무것도 볼 것이 없으나 300m 전 봉우리만 보여서 같이 담아 보았다.
이제 화악산을 가야 한다. 30분 이상을 내려가야 한다. 해발 1100m에서 600m까지 내려간다. 다시 1400까지 올라야 하는데 억울하다. 하지만 능선은 군부대가 있어서 우회하여 화악산을 갈 수밖에 없다. 방림 고개에서 그대로 군부대 옆으로 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위험하다고 안내표시가 있어 이를 지킨다. 등산로 없음 표시는 등산로가 있다는 것이다. 이 표시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려갈 때 아내가 있었으면 '얼마나 올라가려고 이렇게 내려가' 할 것이다.
내려가는데 부부 산객이 올라오면서 갑자기 깜짝 놀란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오늘 처음 산객을 보았다고 한다. 나도 오르는 사람을 처음 보았다고 답하고 내려오는 사람이 몇 명있다고 하였다.
대간이나 정맥을 걸을 때 너무 내려가면 그냥 한숨이 나오는데 이곳도 마찬가지다. 계곡의 물이 시원하게 흐르는 곳까지 내려간다. 계곡에서 석룡산을 오르고 내린 땀을 씻고 다시 화악산을 향하여 힘차게 올라본다.
젊은 친구 셋이 화악산을 가기 위하여 계곡을 건너는데 한 명은 스틱을 이용하여 건너고 두 명은 스틱 없이 건너려고 하면서 주저한다. 징검다리가 아슬아슬하고 물이 깊어서 그런 것 같아 오지랖을 떨어 본다. 스틱을 넘겨주라고 그것을 이용하여 건너면 쉽다고 설명을 한다. 화악산은 어떻게 보면 경기 5악 중에 가장 무난한 산처럼 보인다. 암릉은 없고 육산(흙산)이다. 그런데 가파른 것이다. 그래서 육산의 특징인 계곡에 물이 넘쳐난다. 어느 한지점에서 그래도 암산의 특징인 폭포를 볼 수 있다.폭포 직전에 또 한 번 씻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면서 산을 오른다.
지그재그로 오르고 올라도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폭포가 있는 지점에서 이제는 가파르게 오를 뿐이다. 주변은 깊은 산속이고 햇빛을 거의 보지 못하여 이끼가 곳곳에 있다. 계곡이 깊어서 습기도 많아 전형적인 이끼계곡이 된 것이다. 해발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화악산 중봉은 보이지 않고 지쳐만 갈 뿐이다. 그래도 등산로 주변에 피어 있는 야생화가 힘을 돋우고 있다. 야생화를 담으면서 힘을 비축해본다.
갈림길이 보인다. 이제 내려갈 때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한다. 이제 체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버스시간을 보고 왔기에 4시 2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지 않으면 6시 이후의 버스를 타야 하기에 고민이다. 석룡산 정상에서 3.6km를 걸어온 것이다. 이제 정상이 500m를 남겨두고 또 오른다. 산은 그곳에 있기에 오르는 것이다.
화악산은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경기도에서 높은 산이라고 명명하는 산은 포천의 광덕산, 백운산, 운악산 가평의 명지산, 연인산 양평의 용문산, 유명산 수원의 광교산 파주의 감악산 등이 있지만 1400m를 넘는 산이 드물다. 화악산은 1446m다. 중봉에 정상석이 있다. 정상인 신선봉에는 군부대가 있어서 민간인이 못 가기 때문에, 옆에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중봉이 일반 등산객들에게 정상 역할을 하고 있다. 중봉에서 애기봉을 거쳐 수덕산까지 남쪽으로 약 10km에 걸쳐 능선이 펼쳐지는 데 경관이 매우 수려하다.
화악산은 6.25 전쟁의 격전지로 비극의 역사를 품에 안고 있다. 정상을 38선이 가르고 있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중봉을 설명하는 표지판을 보면 중봉은 한반도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중봉까지 올라오면서 응봉을 거치고 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중봉까지 등산 코스는 크게 화악터널 코스와 건들레·왕소나무 코스가 있는데 화악터널은 해발 900m나 되는 고개 정상에 있어서 화악터널 코스로 가면 중봉까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그리고 조무락골로도 오를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왕소나무 코스와 조무락골 코스를 이용한다.
몇 명의 사람들이 정상에 앉아서 늦은 점심을 먹고 있다. 점심을 먹는 사람들에게 인증샷을 부탁해본다.
이제 하산해야 한다.
시간을 예측을 해보니 애기봉을 거쳐 갈 시간이 부족하다.너무 늦게 내려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처음 가는 길에 어떤 장애물이 있을 것인지도 모르는데 2시간 30분에 애기봉을 거쳐서 간다는 것이 무리일 것 같아서 관청리로 하산하기로 한다.
등산을 하면서 거리는 짐작이 가지만 앞길이 예측되지 않을 경우 선행자들의 산행기를 보았는데 그렇게 큰 어려움은 없었는데 애기봉까지 거리 그리고 다시 얼마쯤 간 후 하산하여야 하는 거리를 계산하니 2시간 하고 4-50분 걸릴 것 같다. 10분을 단축하기 위하여 문제가 유발될 수 있으므로 단념하고 관청리로 간다.
오든 길을 돌아서 가는 길은 싫지만 겹치는 구간이 얼마 되지 않아 무시하고 걷는다. 고릴라를 닮은 바위가 우두 꺼니 길옆에 서있다.
관청리로 내려가는 이유는 상류 쪽이 아닌 하류 쪽에 위치하고 있고 버스가 강씨봉을 들어갔다가 나오므로 10분의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관청리 하산 코스는 적목 가림리 코스에서 분기되는데 분기되기 전까지는 평탄하다. 분기되면서 700m를 가파르게 내려간다. 올라오면 이코스에서 땀을 무척이나 많이 흘렸을 것이다.
조무락골에서 올라올 때도 그랬다고 보면 되는데 내려가면서 힘들게 오르겠다고 생각한다. 화악산은 어느 지점에서 갑자기 솟구쳐 가파름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계곡에 도착하여 세수하고 이제 길까지 나가야 한다. 마을까지는 2.2km 남았고 마을에서 버스정류장까지 6-700m 정도다. 하산하는 길은 나쁘지 않은데 계곡을 3-4번 건너야 한다. 계곡을 건널 때 마다 시원한 계곡물에 세수하고 지날 수 있어 좋은데 비가 많이 오면 건너기 힘들 것 같다. 인공구조물을 보는 순간 이제는 다 왔네 하였지만 아직도 1km 남았다. 계곡에 들어가지 말라는 경고가 곳곳에 있다. 마을 주민들의 식수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면서 긴장의 끈을 놓고 걸을 뿐이다. 마을에서 재미나게 버스정류장까지 거리도 표시해 놓았다.
버스는 20분 후에 도착 예정이다.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서 땀내 나는 옷을 갈아 입고 세수하고 머리 감고 세상에 나갈 준비를 해본다. 이웃한 용소폭포는 다음에 기약한다. 여유를 갖고 산행을 하여야 한다. 여유를 갖고 인생을 살아야 한다. 오늘 하루 6시간에 16km를 걸었다.
화악산을 걸은 소회다. 화악산은 가리왕산이 그랬던 것처럼 어는 지점에서 가파르게 오른다. 그 오르는 것이 싫은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군부대가 있어 정상을 가기에도 어려움이 있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 다만 가평천을 따라 계곡에서 노는 사람들이 많다. 조무락골도 그렇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육산이라서 지리산과 같이 계곡에 물이 많다.
경기도에서는 화악산에 대한 소개를 하지 않는다. 화천군 홈페이지에 소개되어 있다. 화천 쪽에서 올라간 산기슭에 자리하는 촛대바위는 화악산을 대표하는 명물이다. 높이가 20m 정도 되는 기다란 바위 끝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고한다.
버스를 타고 가평역에 도착하는 데 논란이 발생한다. 종점에서 어떤 분이 먼저 내리겠다고 서둘러 움직이면서 옆손님과 다툼이 발생한다. 양보하면서 좀 더 시간 여유를 가져야 하는데 3분 정도 남았다고 서두른다. 그러면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막무가내로 의자에 앉았다가 종점 근처에 서두른 이유를 모르겠다. 종점 근처가 아닌 한 정거장 전에 준비하면 될 것을 그렇지 않은 것은 자기가 손해를 보아야 하는데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한 것이 문제의 원인인데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버스에서 제일 뒤나 전철에서 정차한 다음 뛰어 나가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