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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5악 중 하나 겨울의 운악산

2022년 마지막 산행 일기

by 김기만

오랜만에 운악산을 간다.

2022년이 가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산을 간다.

서울에서 가깝고 접근하기 쉬운 산이 운악산이다.

경기 5악은 무엇일까?

관악산, 감악산, 송악산, 운악산, 화악산이 경기 5악이다.

지금도 갈 수 없는 것이 송악산이다.


운악산을 가을에 가면 좋은데 겨울에 가서 아쉽다.

가을에 울긋불긋한 산에서 바위능선을 오르면 그 묘미가 새롭다. 하지만, 가을에는 시간이 없어서 그냥 지냐쳤고 겨울산으로 간다.


이른 아침 동서울 버스터미널로 향한다.

친구 H와 함께 오랜만에 산행길에 오른다. 한 달 만에 함께 산행을 한다. 사실 한 달 만에 함께 산행을 하는 것이 뭐 오랜만이야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우리들은 필요시 매주 같이 산행을 같이한 등산친구다. 그리고 오래된 지기다.

한 명이 멀리 있어서 그렇지 삼총사처럼 산을 오른 기억이 있다.


운악산을 새벽처럼 오를 수 없어서 오늘은 느긋하게 8시 10분에 운악산을 가는 버스에 올랐다.

이른 아침을 깨우는 동서울터미널은 분주하다. 서울에서 경기도 동쪽, 강원도, 경상도 북부지방, 충청북도 쪽으로 가는 시외버스의 출발지이고 도착지다. 어떻게 보면 산악지역으로 가는 버스가 이곳에서 출발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설악산을 갈 때에도 이곳에서 탑승을 하였다. 지하철 2호선 강변역을 나오면 바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곳이 동서울터미널이다. 저녁때면 포천, 화천으로 가는 버스는 휴가복귀를 하는 군인들이 가득하다.


운악산을 가는 버스에 등산객이 절반, 일반인이 절반이다. 운악산을 지나서 백운산도 있고 일동, 이동이 있으니 그럴만하다. 주말 그리고 8시 10분에 출발하는 버스에 절반이상 탑승하고 있으니 이 버스는 그래도 계속 유지될 것이다. 예전에 시외버스를 탑승하였을 때 3-4명 탑승한 버스를 보면 1-2년 후에 가보면 그 버스 노선은 없어진 기억이 있다.


시외버스는 강변북로를 지나 외곽순화도로를 지나고 진접을 지날 때까지는 경유지도 없이 무작정 달리고 있다. 버스기사 아저씨가 우리를 목적지에 내려줄 것인지 불안하다. 하지만, 베어스타운을 지나면서부터 경유지에 버스가 잠깐잠깐 선다. 어느 곳이나 탑승하는 사람은 없고 버스에서 한 명 한 명을 내려준다. 예전에 모텔이 있었던 곳이 요양원으로 변신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시절이 변화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시절에는 모델이 전성기를 이루었으나 이제는 요양원이 전성기다. 도시 곳곳에 요양원이 있고 경치 좋은 곳에 있던 모델도 이제는 요양원으로 변신하고 있다. 우리도 나이 들면 저곳으로 갈 것이다. 일본의 소설책을 보면서 요양원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곳에서 생을 마감한다고 할 때 우리들에게 먼 얘기라고 생각하였는데 우리들의 현실이 된 것이다.


운악산 휴게소에서 버스는 멈춘다. 많은 사람이 내릴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나와 내 친구 그리고 또 한 명의 등산객이 하차할 뿐이었다. 운악산휴게소의 정류장에서는 하차만 가능할 뿐 탑승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들은 포천에서 시작하여 가평으로 하산할 것이다. 함께 내린 등산객이 물어본다. 어떻게 산행을 할 것인지를 나는 답을 한다. 2코스로 올라서 가평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하였다. 나는 이곳에서 출발하여 가평으로 넘어가는 것을 좋아한다. 서울에서 접근을 하기 좋다. 가평 쪽은 청량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탑승하면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사이에 도착을 하는데, 그 시간이 들쭉날쭉하여서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좋아한다.

운악산 자연휴양림을 지나기 전까지 도로는 깔끔하게 제설작업이 되어 있어서 문제없이 오른다. 자연휴양림에 휴식을 취하던 분들이 스틱을 들고 나타났다. 이분들이 간단하게 운악산을 오르는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그것이 아니고 주변을 산책하는 것이었다. 이제는 제설작업이 되지 않은 눈길이다. 겨울산은 안전이 제일이다. 아이젠을 착용하고 이제 산을 오른다. 아이젠 없이 오를 수는 있지만 그래도 안전이 제일이다.


오르고 있는데, 운악사에서 500m쯤 떨어진 등산로에 나무토막들이 있다. 사람이 들고 가기 적당한 크기로 잘려 있다. 그리고 이렇게 적혀있다. "여유가 있으시다면 한토막만 운악사에 갔다 주세요" 우리는 호기롭게 1개를 들고 오른다. 처음에는 가벼웠는데 이것이 무게를 더하고 있다. 1kg 정도 되는 나무토막을 배낭에 넣고 올라가면 쉽겠는데 들고 올라가기에는 부담이 된다. 하지만, 시작을 한 만큼 끝을 보아야 한다. 운악사를 들르지 않고 가면서 운악사로 내려가는 계단 앞에 두고 가면서 스님이 보이기에 여기에 두고 간다고 호기롭게 이야기하고 운악산을 오른다. 운악사 갈림길을 지나면서부터 가파름의 시작이다.

그래도 스틱이 아직도 필요한 시점이지만 4 부자 바위를 지나면 그것이 안되고 스틱을 배낭으로 들어가야 한다. 오늘도 스틱이 내려올 때 요긴하게 사용될 것 같다. 멋진 경치가 여름이면 우리들을 반겨주고 시원한 바람이 우리를 안아 주었을 것이지만 겨울의 운악산은 그냥 스치고 지나간다. 4 부자 바위에서 왜 4 부자 바위인지 궁금해하면서 이제는 본격적으로 암릉을 오른다. 스테이플러를 바위에 박아 놓은 것처럼 철심을 박아 놓은 곳을 잡고 발고 올라선다. 그리고 밧줄을 잡고 오른다. 온몸운동을 한다. 저만치 앞에 친구가 오르고 있다. 친구의 뒷모습을 담아본다. 그리고 내가 앞서서 오르면서 친구의 모습을 담아본다.

그리고 운악산에 눈이 내리고 있다. 운악산 정상이 구름에 갇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친구가 설악산이 되었다고 한다. 눈발이 날리고 있지만, 함박눈이 아니어서 그럭저럭 오르고 있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줄에 매달릴 수 없어서 순차적으로 오르고 있다.

운악산 정상을 바로 앞에 두고 철계단을 오른다. 스테인리스도 되어 있어서 손으로 잡으로 미끄럽다. 그래도 발을 디디는 곳은 아무 문제가 없다. 옆으로 더 가서 우회를 하면 데크가 있는데 바로 오른다. 그곳에서 본 경치가 뷰맛집이어서 잊을 수가 없었기에 그곳으로 간다. 하지만, 그곳을 오르니 눈이 내리고 있어서 멀리 보이지도 않는다. 다만, 상고대와 눈꽃이 피어 있다. 이제는 바람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온도차이가 완연히 나타난다. 우리는 오르면서 땀을 흘렸고 그것이 이제부터는 추위로 나타날 것이다.

운악산 서봉이다. 운악산은 서봉과 동봉이 있다. 서봉은 포천 쪽, 동봉은 가평 쪽이며 포천은 서봉과 동봉에 모두 정상석을 설치하여 놓았고 가평은 동봉에만 정상석을 설치하여 놓았다. 포천은 욕심쟁이다. 서봉만 정상석을 세워두면 될 것인데 동봉에 가평에서 세워 놓았는데도 불구하고 포천에서 또 정상석을 세워놓았다. 그것이 그렇게 중요한가 보다. 주변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는데 그들은 그것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 같은데 등산객들은 그저 그렇다.

이제 동봉이다. 가평의 운악산의 정상석에서 너도나도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포천이 세워놓은 정상석은 돌아보지도 않는다. 그런 만큼 헛발질을 한 것이다. 우리는 하산을 한다. 좌청룡 우백호라고 하였다. 산 위에서 보았을 때 모습이다. 청룡능선과 백호능선을 고르는데 눈길인 만큼 백호능선으로 가다가 현등사로 방향을 잡는다. 절골로 내려가는 갈림길까지는 어느 정도 편안하다. 청룡능선은 이렇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려오면서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을 한다. 지금 가평에서 청룡능선의 눈썹바위 근처에서 백호능선으로 출렁다리를 만들고 있어서 통제를 하고 있다고 한다. 알지 못하는 길이지만 무작정 내려왔는데 최선의 선택이다.

내려오면서 청룡능선에서 볼 수 있는 병풍바위, 눈썹바위 등을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지만, 남근석도 있고 코끼리 바위도 있다. 백호능선으로 내려가다가 현등사로 내려가는 길로 들어선다. 누군가가 미끄러진 흔적이 있다. 아이젠을 하지 않고 내려간 사람의 흔적이 있다. 젊은이 3명이 우리 뒤에 왔는데 잘도 내려가서 비켜주니 잘도 내려간다. 젊음이 좋다. 무릎이 괜찮다면 우리들도 저렇게 내려갈 수 있는데 하면서 우리는 안전을 생각하면서 천천히 내려간다. 계곡이 얼어서 얼음계곡을 만들고 있다. 저곳을 누군가가 올라가면 빙벽 타기가 될 것 같다. 아직은 덜 얼어서 위험하지만 조금 더 단단하게 얼면 설악산의 토왕성폭포를 오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다. 그곳을 우회하면서 내려오는 길은 가파름의 연속이고 조심조심이다.

현등사다. 이곳에서부터는 제설작업이 잘되어 있어서 아이젠도 벗고 조심스럽게 절 구경을 한다. 현등사에도 진신사리가 있는 적멸보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기는 한국에 적멸보궁이 5개 있다고 하는데 돌아다니다 보면 이곳도 저곳도 적멸보궁이다. 불교계도 이제는 정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익히 알고 있는 적명보궁과 아닌 곳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적멸보궁이다라고 하고 싶으면 전설을 만들어야 한다.

하산을 한다. 입구까지 2km다. 시멘트로 된 길을 깔끔하게 제설작얼 하여 놓았다. 사찰을 오고 가는 사람들을 위하여 이렇게 정성스럽게 제설작업을 하여서 등산객들은 편안하게 걸을 뿐이다.

운악산 입구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올랐다. 예전에는 청량리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으나 경춘선에 전철이 있고 난 후부터는 청평역, 대성리역에서 전철로 갈아탄다. 우리는 청평역에서 ITX청춘을 타고 용산역으로 이동을 하였다. 청평터미널에 내려 청평역까지 10분을 걸어서 이동을 하였다. 광역버스는 청평역을 거치지 않고 청평터미널에 승객을 내져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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