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우리는 계곡을 찾는다. 친구 H랑 3달 만에 산행이다. 친구일정이 많고 나도 많아서라고 변명을 한다. 각자 생각이 있고 그것에 따라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 일어난 일에 대하여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이야기할 때 부담없이 이야기하는 친구가 좋다.
이런 노래가 있다. 조용필 선생이 부른 노래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푸른 언덕에 배낭을 메고
황금빛 태양 축제를 여는
광야를 향해서 계곡을 향해서
먼 동이 트는 이른 아침에
도시의 소음 수많은 사람
빌딩 숲 속을 벗어나봐요
메아리 소리가 들려오는
계곡 속의 흐르는 물 찾아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우리는 그 계곡을 거쳐서 산으로 올라가고 다시 내려와서 계곡에서 우리는 즐긴다. H는 계곡이 있는 산을 좋아한다. 그러한 산을 찾았다. 가평인근에 있는 산은 계곡도 좋고 산도 좋다. 특히, 서울 근처에는 요즈음 이상한 벌레가 산을 덮고 있다고 하는 보도도 우리를 약간 더 먼 곳으로 이동을 하였다. 서울을 벗어나면 계곡이 좋은 양평과 가평이다. 더 먼 곳은 포천이다. 우리들은 가평으로 간다.
가평에 있는 산은 화악산, 명지산, 연인산이 있고 운악산이 있는데, 접근하기 쉬운 산을 찾았다. 전철을 이용하거나 자동차를 이용하거나 문제없는 곳을 찾았다. 운악산은 바위가 너무 많아서 이글거리는 태양을 이길 수 없을 것 같고 연인산은 얼마 전 봄꽃을 보러 온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이웃한 산인 명지산으로 방향을 잡았다. H가 좋아하는 계곡이 있고 산이 있는 곳이 명지산이다. 가평군청 홈페이지에 "명지산은 청계산과 함께 우리나라 생태·경관보전지역 중 6번째로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고 한라산, 지리산 다음으로 곤충상이 풍부한 지역이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명지산을 가는 방법은 자동차로 가는 방법이 있고 기차로 가는 방법이 있는데 우리는 기차로 가기로 하였다. 기차도 경춘선 전철을 이용하거나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ITX-청춘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4000천 원을 더 투자하여 ITX-청춘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H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서울을 중심으로 서쪽에 살고 있어 용산역에 접근하기는 쉬운데 전철을 탑승하기 위한 상봉역으로 이동하기 위하여는 용산역에서 상봉역까지 30분 이상을 투자하여야 하는 부담이 있어서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ITX-청춘을 선호한다. ITX-청춘을 타면 좋은 것은 빠르게 도착하면서 환승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좋지 않은 점은 약간의 돈이 더 들어간다는 것이다. 환승할인도 받지 못하는 만큼 용산역까지 도착할 때까지의 전철요금과 가평역에서 명지산 입구까지 이동하는 시내버스요금을 추가로 부담하여야 한다.
오랜만에 만난 H가 반가울 뿐이다. 이른 새벽에 출발하는 춘천 가는 기차에 몸을 싣는다. 이른 아침에도 모든 좌석이 매진이다. 서울을 벗어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것이다. 용산역을 출발한 기차는 왕십리, 청량리 그리고 평내호평, 청평을 지나 가평역에 도착하였다. 오늘도 가평역 앞에 버스정류장에는 배낭을 멘 등산객들이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가평의 시내버스는 가평을 기점으로 북면의 목동, 청평, 설악 등이 제2의 기점이 되면서 골짜기 골짜기로 시내버스가 들어간다. 우리는 가평을 기점으로 북면의 목동으로 가는 버스를 탄 것이다. 북면소재지가 목동이다. 사실 가평을 들어가는 사람에게 목동이라고 하면 알겠지만 북면이라고 하면 잘 모른다. 이 목동터미널에 버스가 도착한 후 연인산, 명지산, 화악산으로 가는 버스를 환승하는 것이다. 가평역에서 출발한 버스는 가평읍내를 거쳐 목동터미널에 도착하면 새로운 목적지가 생성이 되고 동일한 버스에서 하차하고 또 승차한다. 목동터미널에서 백둔리로 가는 버스를 환승하고 들어가는 것이다.
목동터미널에서 우리는 같은 버스를 하차하고 승차한다. 화악산을 간 기억, 연인산을 백둔리 입구에서부터 걸은 기억을 백둔리로 가는 버스를 타고 추억한다. 버스는 백둔리까지 굽이굽이 들어간다. 연인산 입구를 지나고 우리를 백둔리 버스종점에 내려놓는다.
오늘의 등산로를 이제부터 정한다. 바로 양지말을 지나서 백둔봉방향으로 갈 수도 있고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가 아재비고개를 거쳐서 갈 수도 있다. 한 번씩 거쳐가 보았지만 오늘은 덥다. 친구가 오늘은 등산로를 결정하기로 하였다. 친구는 여름에 계곡을 좋아한다. 그래서 계곡을 선택하고 아재비고개를 거쳐서 명지 3봉, 명지 2봉, 명지봉으로 갈 것이다. 계곡을 들어서니 우렁찬 소리가 난다.
계곡에 물이 넘친다. 며칠 전 내린 비가 넘쳐서 등산로를 덮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계곡에 폭포를 만들고 있다. 그 계곡물에 손을 담그고 휴식을 취하기도 하면서 올라간다. 중간중간에 앉아 휴식하면서 그 정경을 담는다. 계곡을 넘는데 물이 넘쳐서 징검다리가 있는 곳을 찾아 넘는다. 예전에 이웃한 용추계곡은 징검다리가 없어서 등산화를 벗고 넘었는데 이곳은 그래도 징검다리가 있어서 쉽게 넘어간다.
계곡이 끝이 나고 고갯마루를 치고 올라가기 전 흘린 땀을 마지막으로 계곡물로 흘러 보내었다. 사람이 없다. 그 계곡에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올라왔는데 중간에 사유지가 있다고 등산로 폐쇄 경고가 붙어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접근하지 않는 것 같다. 또한, 사람들이 연인산을 거쳐서 명지산을 가는 것을 선호해서 그런지 이곳은 그렇게 많은 사람이 걷지 않았다는 보여준다. 하지만, 계곡 중간중간에 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재비고개에 도착하였다. 2월쯤 이곳에 왔다면 복수초가 우리를 반겨겠지만 오늘은 야생화가 거의 없다. 다만, 참조팝나무꽂이 우리를 반겨줄 뿐이다. 이곳은 사거리다. 우리가 올라온 곳, 상판리로 가는 길, 연인산으로 가는 길, 명지산으로 가는 길이 있다. 연인산을 올랐던 사람들이 명지산을 갈 때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이 아재비고개다. 아재비고개는 슬픈 전설이 있다. 사람들은 그곳을, 아기를 잡아먹었던 고개. ‘아재비 고개’라 불렀다. 너무나 슬픈 전설이라 이곳에서 그렇다는 것만 적을 뿐이다.
이곳의 이정표상 거리는 제 맘대로 다. 똑같은 곳에 세워져 있는데 다르다. 이제 여기에서 에너지를 충천하고 명지봉으로 방향을 잡고 오른다. 안부의 길이 좋다고 H가 사진으로 담는다. 방화선을 구축하기 위하여 고갯마루를 정리하여 놓은 결과다. 그 길이 또 평탄하다. 이제 명지 3봉까지는 즐기차게 오른다.
3봉을 오르기 전 조망이 떠지는 곳에서 멀리 본다. 운악산도 보이고 청계산도 보이고, 귀목봉도 보인다. 멀리 국망봉도 보인다. 그곳에 앉아 멀리 보고 그것을 담을 뿐이다. 멋있는 능선에서 한 번씩 불쑥 솟아나는 봉우리가 귀목봉, 청계산이다. 청계산은 서울에도 있고, 양평에도 있고, 가평에도 있다. 앉았서 밑을 내려보는데 아래쪽은 무섭다. 낭떠리지인 것이다. 그래서 그곳에 올라오는 바람이 시원한 것이다. 겨울에는 찬바람이 쌩쌩 불 것이다.
명지 3봉에 도착하였다. 예전에는 전망대가 없었는데 이제는 360도를 모두 볼 수 있게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더운 여름날 바람이 불지만 태양이 이글거림에 따라 회피하고 싶지만 전망을 포기할 수 없어서 돌아본다. 이곳으로부터 1km 정도에 있는 곳이 명지 2봉이고 또 1km를 가야 정상인 것이다. 걷는 것은 자신이 있지만 더위가 문제다. 시원한 능선을 따라 걸으면서 쉬엄쉬엄 갈 뿐이다.
3-4년 전에 이곳을 걸을 때 잔설이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오늘은 더위가 우리를 지치게 하고 있다. 이제 명지 2봉이다. 이곳이 삼거리다. 명지산 정상으로 갈 수도 있고, 백둔봉 쪽으로 가다가 백둔리로 하산하거나 익근리로도 하산할 수도 있다. 익근리에서 올라오면 원점회귀가 되는 곳이다. 우리가 명지산 정상으로 가려고 하는데 더위에 지친 사람과 신선처럼 걷는 사람들이 온다. 더위에 지친 사람들은 이곳에서 어떻게 하산할 것인지 물어본다. 우리들 보고 정상까지 갈 것이냐면서 참 힘든 구간이라고 이야기한다. 신선처럼 걷는 사람들은 연인산까지 갈 것이면서 좋은 산행을 하라고 격려를 한다. 사람들의 체력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힘든 표정을 하는 것이 인간적이라고 할 것이다. 힘들면 힘들다고 하고 좋으면 좋다고 하여야 한다.
이제 명지산 정상으로 간다. 안부까지 600m, 안부에서 정상까지 600m다. 600m를 가면서 또 올라가야 하는데 하는 부담감이 생긴다. 오늘 안전 관련 메시지가 휴대폰으로 오는데 폭염경보가 내려졌다고 한다. 산 위에서는 그것을 인식을 못하지만 덥다는 것을 느끼면서 걸었다. 오르고 내리고 오르고 내리면서 안부에 도착하고 오르기 시작한다. 산이 저만큼 있고 우리는 오르는 것이다. 삶에서 목적지가 보이고 경로가 보인다면 그 삶은 보다 쉬울 것이다. 하지만, 삶에서 내가 목표한 것은 있는데 그 목적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오르고 내리고 하는 것이다. 그것이 내 삶의 연속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명지산 정상을 바로 앞에 두고 계곡을 내려가는 사람이 있다. 명지 2봉까지 왔던 사람들이 이곳을 찾지 못하여 명지 2봉까지 온 것이다.
갈림길에서 100m 정도 가면 정상이다. 정상에 온 사람들이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어떤 모임의 인증샷을 정리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명지산 정상이 참 힘들다고 한다. 내가 생각해도 명지산은 쉬운 산은 아니라고 본다. 그 산을 오르는 것이 익근리에서 바로 출발하는 능선을 따라 걷는 것이다. 명지폭포 옆으로 이어져 있는 계곡길을 따라 올라오다가 계곡 끝지점이나 중간지점에서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 모두가 힘들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내 입장에서 보면 가장 힘든 구간은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가 중간지점에서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길이 가장 힘들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 구간은 회피한다.
정상에서 인증샷을 남긴다. 화악산이 바로 앞에서 유혹을 하고 있다. 명지 2봉과 3봉에는 전망대를 설치하였는데 명지산 정상은 예전 모습 그대로다. 바위 위에 정상석이 서있고 그 아래에서 인증샷을 남긴다. 즐겁게 산행을 하고 이제 하산을 목표로 이동을 하려고 하는데 인증샷을 남긴 사람들이 우리에게 물어본다. 어디로 하산할 것인지 우리도 고민을 하였는데 버스시간도 있고 하여 계곡길로 하산하기로 하였다고 하니 길 안내를 부탁한다. 사실 어려운 길도 아닌데 명지 2봉 가는 길만 들어서지 않으면 된다. 우리가 명지 2봉에서 왔기에 그렇게 어렵지 않게 길에 들어선다. 능선길로 가다가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보다 좋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내가 예전에 그 길로 갔을 때 도가니가 고장이 나는 기분이 들었었다.
계곡에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 그렇게 기분이 좋은 것이 하산길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힘든 구간을 벗어나서 이제는 좀 더 쉬운 구간에 도착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날에는 좀 더 좋은 것은 등산을 하면서 흘린 땀을 씻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발도 담그고 세 수도 하는 것이다.
명지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그 계곡의 시원한 맛을 느끼면서 그대로 걸을 뿐이다. 명지계곡까지 걸으면서 폭포도 보고, 걷다가 땀이 나면 옆에 있는 계곡으로 들어가서 세수하고 또 걷는다. 4km 정도를 걸어 나와야 하는 만큼 지루하다고 할 수 있다. 명지계곡에 데크를 만들고 있다. 8월 이후에는 걸을 수 있을 것이다. 폭포까지 걸을 수 있는 길이 데크로 연결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을 하면 우리는 계곡을 따라 산으로 올라갔고 계곡을 따라 산을 내려왔다. 그리고 산과 계곡을 즐겼다고 할 것이다. 여름산은 이런 곳이 좋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명지계곡 입구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코로나 19가 한창 유행할 때에는 버스 운행을 많이 하지 않아 16시30분이 막차였으나 지금은 18시에도 버스가 있다. 우리는 16시 30분에 오는 버스를 타고 목동터미널에서 환승을 하여 가평역에 도착하였다.
시골에 어르신들은 문제다. .. 술이 문제다.
그 술때문에 버스를 탑승한 어르신이 천천히 가자고 한다. 버스에 탑승한 사람들은 대부분 노익장을 가시하는 분이라서 어르신이라고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그것이 어렵다. 제일 늦게 그리고 버스가 출발하기도 전에 도착하고 운전기사가 안 가시냐고 물어보니 탑승을 한 후 어깃장을 놓고 있다.
기차를 타고 서울로 이동을 한다. 피곤한 몸은 잠이 온다. 꿀맛 같은 잠을 자면서 용산으로 돌아온다....
기차가 상봉역에 도착하였을 때다. 경의중앙선에는 전철이 들어오고 경춘선에는 ITX가 오는데 전철을 먼저 보내고 ITX는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KTX-EMU가 또 지나간다. 옜날 비둘기를 탑승하였을 때 통일호 지나고 무궁화호 지나고 새마을호 지나고 하면서 기다린 기억이 여기에 비취다. 우리는 그렇게 하급기차도 아닌데 중앙선에 있는 KTX가 올라오고 있으니 전철을 KTX앞에서 지나가야 지나갈 수 있음에도 우리는 억울한 심정이다. .... 내가가 손해를 보는 것에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그것을 설명을 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김기만 여행 분야 크리에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