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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만 Aug 17. 2023

속리산 그리고 법주사

속리산은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속설이 있다. 불교신자라면 문장대를 3번 올라야 극락을 간다는 속설이 있다. 그곳에 불교신자도 아니면서 10번 이상 간 기억이 있다. 누군가가 이렇게 이야기한다. 3번을 올라야 하는데 너무 많이 올라서 그것을 모르겠다고 한다. 과유불급이라고 하였다. 나는 불교신자가 아니니 그렇지 않다고 얘기를 할 뿐이다.


속리산은 최근에 산사태 위험이 있다고 하여 등산로를 폐쇄한 바 있다. 그곳은 지금도 폐쇄되어 있다. 세조길이라고 명명되어 있는 길이다. 산사태가 날 위험이 있는 만큼 산 바로 밑에 있는 인공데크를 폐쇄한 것인데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의 등산로가 폐쇄된 것으로 알고 있다. 속리산을 가보고 픈마음에 속리산을 관리하는 국립공원공단사무소에 전화로 문의한 결과 폐쇄된 곳은 인공으로 만든 데크길이고 나머지는 문제없이 걸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번에는 속리산을 걷는다. 법주사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시키고 법주사 인근을 지나 세심정, 문장대, 신선대, 천왕봉, 세심정, 법주사로 돌아오는 코스를 설계하였다. 국립공원공단에서는 8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안내되어 있고 문장대 전 약 500m 지점부터 급경사로 인한 어려운 구간이라는 안내가 되어 있다. 덧붙여서 속리산의 대표적인 두 봉우리, 문장대와 천왕봉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코스로, 거리는 길지만 아름답고 풍부한 자연경관을 그야말로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코스라는 안내가 되어 있다.


더위를 피하여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어본다. 고속도로를 벗어나서 속리산 입구로 접어드는데 정이품송이 반긴다. 이번 태풍으로 인하여 가지가 부러졌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어떨지 궁금하지만 그것은 언론을 통해서 확인하기로 하고 지나친다.


속리산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를 시킨다. 자동차가 아직은 그렇게 많지 않다. 오후가 되면 가득하겠지만 1/10도 채워지지 않은 주차장을 뒤로하고 너도나도 산으로 간다. 내 앞에 온 차에서도 등산객이 내린다. 호텔 앞을 지난다. 이곳도 주차요금이 5000원, 조금 전에 자동차를 세워둔 곳도 5000원이다. 이곳도 경쟁력이 있다. 여름날 시원한 그늘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법주사 입구에 있는 매표소를 지난다. 예전에는 그렇게 멀지 않은 4월까지는 입장료를 받았는데 이제는 무료라고 간판이 시원하게 붙어 있다. 사실 이것이 법주사보다는 계곡을 찾는 사람들에게 좋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곳부터는 시작되는 세조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면서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조길이 폐쇄되었다고 하지만 폐쇄된 곳은 부분적이라고 하였고 세심정 부근이라는 안내를 받았던 만큼 폐쇄되지 않았다면 걷기 좋은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세조길 시작은 속리산 체험학습관에서 자연관찰로, 법주사삼거리, 저수지를 따라 걷는 경사가 완만한 탐방코스부터 시작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솔향 가득한 숲과 저수지 수변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코스라고 안내되어 있다. 그냥 걷기 좋은 길을 걷다가 저수지를 만나면서 물속에 빠져 있는 산봉우리를 감상할 뿐이다.

저수지에서 물방울이 올라오는 것이 산사태의 징조가 아닌가 하여 많은 사람들이 신고하였다고 한다. 그것에 대하여 "물방울이 올라오고 있어요. 이러한 현상은 낙엽이 저수지 바닥에 쌓여 분해되면서 발생되는 것으로 산지 저수지나 댐에서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 플랫카드를 붙여 놓았다. 국민들의 신고정신이 투철하다고 할 수 있고 그것에 대하여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응답을 하여 재해를 예방하여야 할 것이다.


저수지를 벗어나 도로를 만나고 이제 산사태 위험 때문에 세조길이 폐쇄된 곳을 만났다. 사람들이 아직도.. 하면서 아쉬움을 표하지만 자동차와 인도를 공유하면서 올라가고 내려간다. 혹!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고 들어갈 수 없게 길을 봉쇄하였는데도 그것을 비집고 들어간다. 그렇게 들어간 사람들이 사고를 나는 경우 그 사람들이 책임을 지었으면 좋겠다. 가지 말라고 하는 곳에 가면서 구조를 요청하는 것이 좀 아이러니하다.

세심정을 지나면서 왼쪽은 문장대 오른쪽은 천왕봉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나는 왼쪽으로 문장대를 간다. 이제부터는 산행이라고 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일반인들도 걷는 산책길이고 이제부터는 산행길이다. 하지만, 처음은 아니다. 처음은 포장도로를 걸어서 올라간다. 복천암까지는 자동차가 올라가니 그곳에서부터는 등산로가 시작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복천암을 지나면 용바위골 휴게소가 있다.

속리산에는 특이한 것이 있다. 민간이 운영하는 음식점이 있다. 용바위골과 신선대가 있다. 예전에는 2곳이 더 있었는데 국립공원공단에서 철거를 시켰다고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았다. 보현재와 냉골에 그러한 음식점이 있었는데 지금은 복원 중이라고 안내판이 되어 있다. 용바위골은 산을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몇몇이 앉아 있다. 그들은 문장대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인 것이다. 오늘 이곳에 산악마라톤 대회가 있었는데 그들이 내려온 것이다. 산을 오르면서 산악마라톤을 한 사람들이 내려오면 비켜서서 기다려 주었다.


보현재에 도착하였다. 한고비를 올라선 것이다. 지금부터는 좀 더 여유를 갖고 오를 수도 있지만, 그늘에 앉아서 쉬고 있다. 해발고도도 600m를 넘어서고 있다. 처음시작은 300m 정도였는데 300m를 올라온 것이다. 더위가 서서히 고도를 올리면서 찬바람이 불기를 기도하면서 오른다. 그리고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난다. 흐르는 물에 오르면서 흘린 땀을 씻고 또 오르니 냉골이라고는 하는 곳에 도착하였다. 몇몇이 쉬고 있다. 외국의 어느 산을 산행한 추억을 이야기하고 있다. 외국의 산을 트래킹 하는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고 하였다. 그곳을 지나 두꺼비 바위가 있는 곳에 도착하였다. 이제 500m 남았다고 한다.

본격적인 오르막 계단의 시작이다. 이곳이 가장 어렵다고 설명이 되어 있다. 이제까지 옆에서 흐르든 계곡의 물도 없어졌다. 두꺼비바위 직전까지 물소리가 나기도 하면서 흘러내리는 물을 보면서 땀을 식혔는데 이제부터는 오로지 계단을 오르고 오른다. 그 계단은 돌계단이다. 그래도 500m가 가면 문장대와 천왕봉 갈림길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하늘을 보면서 오르는 것이다. 두꺼비 바위에서 한숨을 돌이키고 오르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본다. 문장대 안부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과 같이 나도 자리를 잡고 숨을 들이킨다.

다시 원기를 회복하고 문장대를 갔다가 온다. 문장대를 오르는 철계단은 여름날 이글거리는 태양의 열기를 그대로 받고 그늘이 없어 그것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그래도 문장대 정상에서 맞는 시원한 바람은 좋다. 이글거리는 태양의 열기가 그대로 몸으로 전달되지만 막힘없이 불어오는 바람이 모든 것을 날려버린다.


문장대까지 오르는 길이 출발한 지 2시간 정도 소요되었고 이제부터는 천왕봉까지 가야 한다. 거리는 3.2km다. 문장대까지 올라오면서 소진된 체력을 회복하여야 하고 이제는 먹을 것을 찾아야 하므로 시간상 2시간 정도 걸어가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걷는다. 신선대까지는 1시간이면 갈 것이고 그곳에서 다시 1시간을 생각하고 걷는다. 중간중간에 멋있는 경치도 보아야 하는데 오늘은 지양을 하고 걷는 데에만 집중을 한다. 그래도 필요한 사진은 담는다. 국립공원공단에서는 코스를 "문장대에서 천왕봉까지는 1시간 50분 정도 소요된다. 이정표와 탐방로 정비가 잘 되어있어 산행을 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다. 문장대에서 능선을 따라 오르막과 내리막길이 반복된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고갯마루를 오르고 내리고 그리고 신선대를 오르는데 어떤 분이 계단에서 쉬고 있다. 힘겨운 것 같아서 말을 불일까 하였지만 다시 오르는 것을 보고 천천히 오르는 뒤를 따라 올라간다. 오르자마자 신선대 매점에서 물과 탄산음료를 사는데 5000원이다. 이것이 여기까지 들고 서 판매한 비용이라고 생각한다.  물을 사드시는 분은 생명의 물이기 5000원도 감지덕지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신선대의 바위 위에 올라가서 내가 온길을 돌아보면서 문장대까지 사진을 담는다.

다시 길을 재촉하니 경업대로 내려가는 길이 나온다. 이곳에서부터 법주사까지 5.1km 이렇게 이정표가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문장대는 1.3km다. 이제 2km만 더 가면 된다. 입석대가 있고 시원한 계곡에서 올라오는 바람이 있는 명소에 앉아 고독을 즐겨본다. 하지만, 너무 고독을 즐기면 위험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곰바위가 있고 거북이가 능선에 있는 지역을 떠나 이제 석문에 도착하였다. 이제 천왕봉과 법주사 갈림길에서 얼마 남지 않았다. 갈림길에서 천왕봉까지 600m다. 갔다가 돌아와야 하므로 배낭을 두고 가는 사람이 많다. 오늘도 이정표를 비롯하여 곳곳에 배낭이 매달려 있다. 이곳에 있는 산짐승들이 배낭을 노리지 않는 것에 감사를 한다. 먹을 것이 잔뜩 든 배낭을 노려볼 만 하지만, 산짐승들이 낮에는 나타나지 않아서 그대로 있다. 그리고 등산하는 사람들도 다른 사람의 물건을 그대로 두기 때문에 안전하다. 한국에 있어서 CCTV가 있어서 물건을 그대로 둔다고 하지만, 산에서는 CCTV가 없어도 물건이 그대로 있다.

천왕봉까지 600m를 왕복하면 거리는 1.2km로 배가 된다. 천왕봉에서 바라보는 문장대까지의 모습을 다시 보고 돌아오는 것이다. 속리산 정상은 천왕봉이다. 문장대도 높지만 천왕봉이 조금 더 높다.  천왕봉은 1,058m, 문장대는 1,054m다. 천왕봉은 한남금북정맥의 출발점이면서 종착점이다. 여기에서 법주사 방향으로 하산하기 위하여서는 삼거리까지 하산하여야 하고, 충북알프스인 구병산으로 가기 위하여는 천왕봉을 넘어서 가면 된다. 마지막으로 장각동 폭포가 있는 쪽은 조금 내려가면 장각동 방향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그 이정표가 있는 지점에 헬기장이 있다.

천왕봉 갈림길에 다시 돌아왔다. 사람들은 하산을 하는 사람과 문장대로 가는 사람 천왕봉으로 가는 사람으로 나누어져 있다. 나는 하산이다. 하산은 즐거움이 있지만 그래도 부드럽게 내려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 이곳에서 법주사까지 5.1km다 경업대에서 법주사까지도 5.1km 그것이 그것과 같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산을 하면서 개울을 만나면 더욱 좋고 부드러운 내리막이면 더욱 좋다. 4년 전에 이 길을 걸었을 때는 가파름이 있었던 것 같은데 오늘은 아니길 바란다. 그래도 하산길은 가파르게 내려가는 곳도 있고 부드럽게 하산하는 길도 있다. 어느 순간에는 개울을 만났다. 그곳에 앉아서 조용히 사색에 잠겨보기도 하고 족욕도 한다. 6시간 정도 걸은 내 발에 휴식을 주는 것이다.

계곡을 따라서 내려가는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그렇지 않다. 계곡은 멀어져 가고 석문이 갑자기 앞에 등장하였다. 하산하는 길에 선덕여왕과 관련 있는 배석대와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상환석문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환석문에 대하여 생각을 하지 않다가 만나니 반갑다. 갑자기 석문이라고 하면서 그 석문을 지나 하산을 한다. 석문과 상환암을 지나는 계곡이 아닌 능선과 계단을 지나면 이제는 쉬운 길이다. 그 사이에 폭포가 있다고 하지만 볼 수는 없다. 이제 경천대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계곡에는 사람들이 하나둘 앉아 있다. 세심정에서부터는 계곡으로 들어갈 수 없게 울타리가 쳐져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세심정까지 올라와서 계곡을 즐기고 있다.

세심정에 도착하면 옛날 사용하였다는 절구가 보인다. 여름에는 빗물이 들어있고 겨울에는 얼음이 얼어 있는 곳이다. 물을 누군가 퍼내지 않으면 그 물이 없어지지 않고 겨울에는 얼음이 되는 것이다. 옛날에 이곳에 물레방아가 있어 그 물레방아의 디딜방아의 절구라고 안내되어 있다. 이제는 문장대와 천왕봉의 갈림길에 도착한 것이다. 이제는 법주사까지 편안하게 하산을 한다.


법주사에 편안하게 내려와서 법주사를 이곳저곳 둘러보고 있는데 사람들이 모두들 그늘에 서 있다. 문화재를 탐방하고 싶어도 이글거리는 태양이 이제는 머리 위에 있고 그 태양을 피하여 건물의 그늘, 나무의 그늘에 쉬고 있다. 법주사 마당에 사람이 없고 그늘에 쉬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법주사라는 절 이름은 "의신조사가 천축으로 구법여행을 떠났다가 흰 나귀에 불경을 싣고 돌아와서 머물렀기 때문에 ‘부처님의 법이 머무는 절’이라는 뜻이 법주사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라고 안내되어 있다.

법주사에는 우리나라 수많은 탑 가운데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목탑으로 국보 제55호인 법주사 팔상전이 있고, 높이 27m인 동양 최대의 거불인 금동미륵불상이 있다. 사실 우리가 거의 스쳐가는 석등이 있는데  쌍사자가 받쳐주고 있는 석등이라고 한다. 통일신라의 석등이 8각 기둥을 주로 사용하던 것에 비해 두 마리의 사자가 이를 대신하고 있어 당시로서는 상당히 획기적인 시도였다는 평가이다. 사실 당시에 사자라는 것을 어떻게 보고 만들어졌는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예전에도 법주사를 찾는 사람보다는 계곡을 찾거나 속리산을 산행하는 사람이 많았을 것인데 오늘도 법주사를 찾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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