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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만 Aug 22. 2023

지리산 아쉽다. 다시 도전하리라


등산은 참 어렵다.

그래서 산을 무서워해야 한다고 하였다.

계획은 계획이고 결과는 결과인 것이다. 계획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그것을 실천할 수 없으면 말짱황이라고 하였다. 오늘은 그렇게 말짱황은 아니었지만 계획만큼은 못하였다고 해야 할 것이다. 처음부터 너무 거창하게 계획을 수립한 죄도 있고 몸이 그것을 따라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지리산을 종주하는 것이 참 많다. 화대종주라고 화엄사에서 시작하여 대원사까지 걷는 길이고 이 길이 가장 길다. 다음으로 일반인들이 많이 하는 것이 성중 종주라고 성삼재에서 중산리까지 종주하는 것이다. 그리고 거대종주라고 이름을 붙여진 거림에서 대원사 종주라고 한다. 당일 종주하는 것으로 상당히 긴 구간이라고 하여야 할 것이다. 거림에서 출발하여 세석, 장터목, 천황봉, 중봉, 차밭목, 대원사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이 구간 거리가 접근하는 거리까지 합쳐서 약 25km다.

오늘은 이것을 계획하였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거림에 접근하고 대원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탈출하는 것이다. 기점은 덕산버스정류장이다. 덕산버스정류장에서 6시 5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면 거림으로 접근이 가능한 것이다. 대원사입구에서 18시 40분에 출발하는 막차가 있다. 버스비는 1인당 1000원이다. 새벽에 출발하여 이 버스를 타고 접근하고 지리산을 천황봉을 돌아서 내려와서 마지막 버스를 타고 덕산으로 오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을 수립하고 멀리서 새벽까지 출발을 하였다.


이른 새벽 지리산을 가기 위하여 지인들이 모였다. 공용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내가 거주하는 곳으로 모두가 모였다. 나보다 10분이나 20분 일찍 일어나서 출발한 것이다. 새벽 4시에 출발을 하였다. 여름날 더운 공기가 아직이다. 새벽이면 좀 시원한 맛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  새벽을 가르면서 자동차는 달린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이다. 산악지역에 고속도로를 만들어서 그런지 터널도 많다. 그리고 그 터널까지 올라가기 위하여 자동차의 연비는 뚝뚝 떨어진다. 돌아올 때는 연비가 향상되겠지만 지금은 연비가 떨어지는 것이 보인다. 전기자동차는 상당히 연비에 민감한 만큼 조심스럽게 그리고 과속을 하지 않고 달린다.


산청에 들어서고 국도와 지방도를 이용하여 덕산버스정류장 앞에 도착하였다. 새벽에 비가 내린 흔적이 있고 산 정상은 구름 속에 있다. 버스를 기다리면서 버스정류장을 운영하는 분에게 이것저것 물어본다. 대원사에서 나오는 버스가 몇 시에 있는지 그리고 오늘 날씨는 어떤지 등등이다. 버스정류장 운영자가 모든 분은 표를 사라고 한다. 버스에서 카드를 이용하여 자동결재가 가능하지만 버스정류장도 운영을 하여야 하는 만큼 버스표를 구매한다.


거림을 들어가는 버스는 군내버스라고 하였다. 일종의 농어촌 버스인데 다른 지역 버스와 다르다. 버스가 체력을 완비하고 있는 것 같다. 버스를 탑승하니 버스기사가 말하기를 청학동을 들렸다가 거림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우리는 30분 정도의 시간이 늦어지지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버스기사분이 등산에 대하여 자전거 여행에 대하여 안내를 해준다. 버스기사분의 입담을 들으면서 지루한 줄도 모르고 차장밖의 풍경도 보고 도로의 특성도 듣고 청학동에 도착하였다. 청학동에 도착하니 요즈음 한창 뜨는 트로트 가수인 김다현 양의 고향이고 그 길이 있다는 이정표가 있다. 그리로 올라가면 본가도 있다고 한다. 이곳의 해발이 750m다. 이곳에서 세석까지 10km라고 표시되어 있어 이곳에서 출발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다음에 이 버스를 타고 와 이렇게 걸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버스기사는 군내버스를 운전하면서 산행과 자전거 여행을 한 경험을 우리에게 들려주면서 우리에게 산청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전달한다. 관광안내가이드로 손색이 없다. 그리고 우리에게 무리는 하지 말라고 한다. 욕심을 부리다가 보면 몸이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면 운동을 하려 와서 이제부터 운동을 못하게 된다고 하였다. 청학동에서 10분 이상 휴식을 취하면서 우리는 청학동 주차장 주변을 돌러본다. 이곳은 시원하다. 여름날 이곳은 피서지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곳에서 등산을 하는 사람들은 삼신봉을 거쳐 세석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사람이 많다고 하였다.


다시 버스는 출발을 하였다. 거림 버스 정류장에 우리를 내려주고 버스는 지역주민을 태우고 떠난다. 우리는 버스기사분에게 감사인사를 하였다.  거림입구에 도착하였는데, 등산예약제를 운영한다고 하여서 예약을 하였는데 예약한 QR코드를 인식하는 장비도 없고 하여서 그냥 지나친다. 그리고 등산로 입구에 있는 사유지 표시는 멀리서 온 등산객들에게 주저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거림 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하면서 왼쪽으로 흐르는 우람찬 계곡물소리가 여름날을 시원하게 하고 있다. 그 시원함을 만끽하면서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오른다. 해발 1000m 지점에 있는 천팔교 근처의 공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오른다. 북해교를 건너면서부터 오르막이 시작된다. 그 오르막은 중산리 등에서 오르는 오르막이라고 보기에는 차이가 있다. 중산리의 오르막은 가파르다고 할 수 있지만 이곳은 그냥 오르막이라고 해야 될 것 같다. 고도를 급격히 올리지만 중산리에서는 해발이 200m 정도 올릴 거리를 걸었는데 거림에서는 100m 정도 올렸다. 그리고 이동하면서 계곡이 있어 그곳에서 세수도 하면서 몸을 좀 더 식히면서 오른다. 삼신봉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면서 이제는 세석대피소가 500m도 남기지 않았고 임시 식수장이 있고 예전에 사용하던 식수장도 있다. 여름이라 계곡은 물이 넘친다. 사실 현재도 살짝 빗방울은 떨어지지 않지만 구름으로 가득하다. 예전에 사용하던 식수장에서 목을 축여 본다.

세석대피소를 뒤로 촛대봉을 오른다. 촛대봉을 오르면서 무엇인가가 보여줄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촛대봉을 지나 연하봉에 도착하기까지 무엇인가를 보려고 하지만 구름 속 선계에 들어와서 보이는 것은 거의 없다. 장터목 대피소 쪽에서 오는 사람들에게 연하선경이 보이느냐고 물어보니 그냥 웃고 지나간다. 오늘은 구름 속 선계를 걸어야 될 것 같다. 국립공원공단 직원이 야생화씨를 채취하기 위하여 야생화가 꽃이 피고 난 곳에 비닐을 복숭아 봉지 씌우듯이 씌우고 있다. 야생화 이름을 물어보니 답이 줄줄이다. 나는 야생화 이름에는 젬병이다.

촛대봉을 지나고 연하봉이 보이는 곳에 도착하였다. 지인의 발걸음이 느려지고 있다. 이제 여기에서 한번 쉬어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10분 동안 구름이 비껴준다. 지인의 발걸음이 무거운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연하선경을 지리산을 처음 오르는 지인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연하봉을 오르니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나뭇잎 터널이 없는 곳에서는 제법 비가 내린다. 앞에 둔 장터목 대피소가 반갑다. 우리가 계획하기를 장터목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는데 계획에 적절하게 도착을 한 것이다. 그리고 비가 온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 있던 사람도 취사장으로 들어오지만, 그들은 이동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지만 우리는 바로 취사장으로 들어가서 준비를 한다. 버너를 열고 임시 코펠에 물을 붓고 라면을 끓인다. 높은 산에서 밥을 하기는 어렵지만 라면은 어려움이 없다. 국립공원의 대피소의 취사장에서는 취사가 가능하며 그곳에 먹는 라면의 추억이 그리운 사람이 있다. 그리고 대피소에서 햇반을 판다. 그것을 사서 라면과 함께 먹으면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한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3000원을 주면 햇반을 데워준다. 무척이나 무거운 밥을 배낭에 넣어서 올라가는 것보다 반찬만 가지고 올라가면 된다. 내려올 때는 쓰레기를 잘 갖고 내려오면 된다.


밥을 먹고 있는데 이웃한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백무동으로 내려가야 되고 성삼재에 자동차를 두고 왔는데 택시비가 10만 원이라고 한다. 그렇게 될 것 같다. 우리들처럼 자동차와 대중교통을 연계하는 것이 종주에는 필요한 것 같다.

장터목대피소에서 30분을 지체하는 사이 빗줄기가 굵어졌다가 가늘어지면서 그치고 있다. 우의를 입고 제석봉을 오를 것인지 아니면 그냥 오를 것인지 고민을 하다가 그친 비를 보고 배낭에 방수커버만 씌우고 오른다. 제석봉 처음은 가파르다. 그리고 조금 오르면 여유롭다. 그리고 제석봉의 구상나무 고사목이 보인다. 그 고사목을 대신하여 새로운 나무가 자라고 있으나 아직은 어리고 나무가 작다. 제석봉에서 천황봉을 볼 수 있으나 선계 속에서 그것을 볼 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지인의 몸상태가 천황봉을 바로 앞에 두고 더 이상 못 오를 것 같다. 기다려주기도 하면서 다리를 풀고 몸을 푼다. 이제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 우리가 계획하였던 대원사로 갈 것인지 아니면 중산리로 하산을 할 것인지 결정을 하여야 한다. 통천문을 지나고 계단을 오르면서 5분 쉬고 5분을 이동하면서 천황봉 정상에 도착하였다. 내가 서두른 죄인 것 같다. 오늘 대원사까지 가려고 약간 빠르게 오른 것이 오버페이스 된 것이라고 본다. 버스에서 무리하지 말라고 하였는데 그것이 뇌리에 스친다. 하지만, 천황봉에 오른 것은 오른 것이다. 이제 중산리로 하산을 한다. 어렵지만 내려가는 근육은 다른 근육이니 만큼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았는데 문제없이 나보다 먼저 로타리 대피소까지 내려갔다.

 빠르게 이동하는 것보다 천천히 이동을 하여야 할 것 같다. 법계사를 지나고 로타리 대피소에서 기다리는 지인에게 물어본다. 버스를 타고 내려갈 것인지 아니면 중산리까지 걸어서 내려갈 것인지 고민을 하라고 하였다. 지인이 중산리까지 걸어서 내려가는 것으로 결정을 하였다. 로타리대피소에서 중산리로 가는 길은 두 방향이다. 1시간 정도 내려가면 버스를 타고 내려가는 길과 1시간 30분을 걸어서 내려가야만 하는 길이 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3.4km를 걸어서 내려가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 거림에서 중산리까지 걸었다.

중산리 입구에 도착하지 모든 것이 계곡을 들어가지 말라고 되어 있다. 계곡은 보호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길인 생태탐방로가 있다. 중산리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길이다. 그 계곡길을 걸어서 내려간다. 2km 정도다.

중산리 입구에서 사람들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우리는 그 여름에 동참하지 않고 버스정류장에서 빙수로 된 음료수로 여름을 보낸다. 버스는 군내버스도 있고 시외버스도 있는데 진주로 나가는 시외버스를 이용하여 덕산 버스정류장으로 이동을 한다.

덕산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자동차를 회수한다. 길고 긴 하루가 끝이 났다. 예상시간보다 2시간 일찍 집으로 간다. 하지만, 아쉽다. 대원사로 내려와서 덕산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하는 경로는 다음을 기약한다.


덕산버스정류장을 이웃에 주차장이 있고 버스정류장 앞에 노상주차장도 있다. 주중은 주차단속을 하지만, 주말은 주차단속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멀리 지리산이 보인다. 지리산을 보면서 자라고 놀고 그곳과 함께 숨을 쉬는 것이 산청, 함양, 남원, 구례라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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