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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되신 백운호수, 왕송호수를 걷다

by 김기만

눈이 왔다.

농민들은 하우스에 눈이 쌓여서 싫어하고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은 도로에 눈이 있어서 싫어한다.

하지만, 등산을 좋아하고 그냥 눈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 겨울눈을 보기 위하여 산으로 가고 들로 간다.

눈이 산에 와 있을 때에는 멀리서 바로다 보는 것이 좋다. 산에 있는 자체가 좋다.

눈이 있는 산으로 갈 때에는 겨울용 장비가 필요하다. 그 겨울용 장비는 배낭을 채우고 배낭 속에서 겨울 내내 자리를 잡을 것이다.

최근에 내린 습눈이 있고 멀리 산행을 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아 근교산행을 계획하고 산으로 접근을 한다. J와 함께 산행을 한다. H는 오늘 근무이고 B는 오늘이 결혼기념일이라 이번 산행에서 불참하였다. 인덕원역에서 J를 만나고 포일성당에 근처에서 출발하여 모락산까지 가려고 하였는데 아쉽게 포일성당만 구경하고 장소를 바꾸어 근처의 호수를 산책하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포일성당에 도착하여 산행이 가능한지 가름하였는데 겨울용 등산장비인 스패츠를 가지고 오치 않았다. 눈이 20cm 이상 와서 눈 속에 등산화가 푹 파지고 눈이 발과 친구가 되자고 들어온다. 친구가 되는 것은 좋지만 발은 젖어서 겨울을 혹독하게 느낄 것이다. 그래서 포기하고 근처에 있는 백운호수, 왕송호수를 산책하였다.

백운호수가 3km, 왕송호수가 5.5km 정도 되니 도합 약 8.5km를 걸었다. 한 번쯤 재미나게 걸오볼 가치가 있다.


백운호수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백운호수 주차장이 공사 중이면서 제설작업 중이다. 대형차량들이 너무 들어오니 이곳도 유료로 바뀌어 있다. 다만, 현재 소형차 주차장이 공사 중이라 우리는 무료로 이용하였다. 눈이 중간중간 녹아있고 그 녹아있는 곳에 살짝 얼음이 얼어서 보이지 않는 블랙아이스를 형성하고 있다. 겨울에 가장 무서운 블랙아이스다.

백운호수 산책길은 전체가 데크로 형성이 되어 있고 그 데크 위에 눈이 있지만 산책하는 사람들이 호수를 바라다보면서 산책을 하고 있다. 마주 보고 오는 사람들이 있으면 방해하지 않기 위하여 잠시 멈추어 선다. 그 멈추어 서는 것이 눈이 많은 지역이 아닌 누군가가 피한 흔적이다. 호수에는 청둥오리가 있고, 백로가 있으며 왜가리가 있다. 백로와 왜가리가 동시에 나는 모습이 이채롭고 청둥오리가 동시에 날아오르고 호수를 노닐고 있다. 시청에서 데크를 걷는 사람들을 위하여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기계가 아닌 사람이 동원되었다. 시청 직원들이 아니지만 재해기금을 이렇게 사용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일자리도 창출하고 시민들의 여가생활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백운호수를 걷다 보니 멀리 관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 폭의 수채화 그대로다. 호수와 산, 그리고 눈이 어우러져 있다. 백운호수는 1953년 9월 준공되어 농업용수를 공급하였으나, 지금은 하류에 농토가 거의 없어져 관광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백운호수는 지금 산책길로 데크가 조성이 되어 있어 산책에 문제가 없다. J와 내가 그 산책길 길이를 가지고 내기를 하였는데, 내가 졌다. 나는 4km, J는 3.5km였는데 걸어보니 3km보다 약간 더 길었다. 안내판에도 3km로 되어 있었다.

이제 자동차를 몰아 같은 의왕시에 있는 왕송호수로 간다. 의왕시의 북쪽 끝에서 출발하여 남쪽 끝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의왕시 전체를 관통하여 이동을 하였다. 전철 1호선 의왕역을 지나자마자 주차장이 있다. 그곳에 주차를 하고 이동을 시작하였다. 하천이 있고 그 하천이 호수로 들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연호수는 없다고 한다. 자연호수가 없다고 하니 누군가가 이야기하였다. 우포늪이 있다고 하였다. 우포늪이 호수라고 이야기하지 않으니 호수라고 이름 붙여진 곳은 모두 인공호수다.


왕송호수 입구는 습지로 관리되고 있다. 여름이면 이곳에 연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을 것이다. 왕송호수는 1948년 조성하였으며, 명칭은 조성할 당시 근처의 지명들을 하나씩 따와서 지어졌다고 한다. 본래 이름은 '왕송저수지'였고, 여타 저수지들이 그렇듯 농업용으로 만들어졌으나 하류의 많은 지역들이 도시화되면서 농업용으로는 약간 덜 쓰이게 되었고 유역의 도시화 이후에는 주로 관광지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지금은 레일바이크가 있고 산책로가 조성이 되어 있다.

왕송호수는 보름 전 수리산을 걸을 때 보았던 호수 중의 하나다. 나는 왕송호수라고 하고 J는 반월호수라고 하였다. 그것을 오늘 실측을 하였다. J가 반월호수에 가서 이를 다시 실측하여야 그것의 정답이 된다고 하였지만, 나는 수리산 슬기봉 왼쪽에서 바라본 호수는 왕송호수라고 하는 것에 10에 10을 걸고 있다.

왕송호수 둑 주변에 의왕시에 다양한 시설들을 해놓았다. 이곳은 인근의 의왕역의 철도 관련시설과 접목을 시켜서 철도테마공원을 만들어 놓았다. 레일바이크를 이용하여 호수를 한 바퀴 돌수도 있다. 하지만, 겨울에는 썰렁한 그 모습이고 추위가 있어서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 레일바이크의 선로는 하얀 눈 아래에서 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왕송호수 둑에서 멀리 수리산을 담고 지나는데, 자동차가 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J랑 둘이서 밀어주어 착한 일을 하였다.

왕송호수에는 수원서호와 같이 중간에 조그마한 섬이 있다. 그 섬은 새들의 낙원이다.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는 곳 새들의 낙원에서 오늘도 다양한 새들의 소리가 들린다. 왕송호수를 걸으면서 J와 내기를 하였는데 이번에는 내가 이겼다. 왕송호수는 5.5km 정도 되어 내가 이긴 것이다. 왕송호수 주변에는 음식점들도 있지만, 남자 둘이서 그렇게 카페도 즐겁지 못하여 지나치고 그렇게 걸었다.

의왕역에서 전철을 타고 복귀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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