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도를 갔다가 외포리에 도착하니 15시 30분이다. 아쉽다. 여기에서 오늘 일정을 마무리하기에는 우리가 걸은 거리가 너무 부족하다. 하루에 20km는 걸어야 하는데 13km 남짓이다. 방법은 외포리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찾아서 적당히 걸으면 된다. 우리가 외포리를 출발점, 도착점으로 하여 걸은 코스는 5코스, 4코스이며 이제 남은 것은 16코스다. 16코스가 11km 남짓이다.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할 수 있다면 2시간 3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산길도 아니고 평지길이다. 걸어보자 의기투합했다.
겨울에는 이 길을 걸으면 운치도 없다. 강화도에서도 이 길을 황금들녘 길이라고 명칭을 붙여 놓은 만큼 가을에 이 길을 걷기가 가장 좋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간척된 땅의 황금들판을 보는 것이 이리 좋을 수가 없을 것이다. 16코스는 외포 여객터미널에서 창 후 여객터미널까지 다. 창 후 여객터미널은 예전에 번창하였으나 이제는 거의 힘을 잃고 일몰 모습을 보려 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창 후 여객터미널에서 교동도로 들어갔어다. 이제는 연륙교로 연결되어 있어 여객선 선착장이 아닌 어항과 요트 등을 위하여 사용되고 있다.
초봄에 이 길을 걷는다면 논두렁을 태우는 것과 지난가을 벼 수확을 하고 남은 것이 공룡알로 논에 남아 있는 것을 볼뿐이다.
외포리로 나오자마자 이제 16코스를 시작한다. 외포리에는 삼별초 항목 유허비가 있다. 삼별초가 이곳에서 몽골의 지배에 항거하여 궐기한 유허에 세웠다고 설명이 되어 있다. 유허비에는 제주에서 기증한 하루방이 앞을 지키고 있다.
망양돈대가 있다. 나들길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시작점에 있어서 확인하고 지나간다. 망양돈대 남쪽 바닷가 쪽은 거의 절벽에 가깝다. 적이 침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곳에 포를 두고 적군에게 포를 쏜다면 지금의 전투가 아닌 예전의 전투에서는 요새라고 할 수 있다.
이제 16코스로 간다. 우선 외포리를 벗어나야 한다. 5코스와 유사하게 가지만 강화도 서쪽을 따라가야 하므로 길이 달라진다. 강화 유스호스텔을 지난 덕산과 국수산 사이를 지나서 용두례마을로 들어간다. 이 길은 산길이지만 환상적인 산책로라고 할 수 있다.
덕산에는 봉수가 있었다고 한다. 덕산 봉수에 대하여 강화군청 홈페이지에서는 망산 봉수는 덕산 봉수라고도 불린다. 덕산은 해발 240m이다. 조선 초에는 진강산 봉수의 신호를 받아서 별립산 봉수로 전달했고, 조선 후기에는 진강산 봉수의 신호를 받아 교동 화개산 봉수로 전했다. 망산 봉수는 사방 8.3m 내외의 정방형 기단에 원형 연대를 갖추고 있었다고 설명이 되어 있다.
환상적인 산책로를 벗어나 용두레마을 지나 이제는 강화도의 서쪽 해안이다. 석모도가 보인다. 지루한 제방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계룡돈대에 도착하였다. 북쪽면만 남아 있었으나 이제는 원형 그대로 복원하였다고 한다. 계룡돈대는 1679년(숙종 5)에 쌓은 48 돈대 가운데 하나로 ‘광대돈대’로도 불린다. 둘레가 108m인 방형구조로 석벽 높이는 290㎝~670㎝이다. 동쪽 출입문 옆으로 명문(銘文)이 있다. ‘강희 18년 4월 일 경상도 군위어영(康熙十八年四月日 慶尙道 軍威御營)’이다. 강희 18년(1679) 4월 어느 날 경상도 군위현에서 온 어영청 소속의 군대라는 의미이다. 돈대 쌓은 시기를 알 수 있는 귀중한 명문이다. 계룡돈대는 진보에 소속되지 않고 진무영에서 파견된 천총(千摠) 세 사람이 돌아가며 담당하는 영문 소속 돈대였다.
계룡돈대를 지나 내가천이 흐르는 망월돈대까지 제방을 걷는다. 이 돈대는 40∼120㎝의 돌을 직사각형으로 쌓아 올렸다고 설명이 되어 있지만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었다. 사실 이러한 곳에 초소를 세워서 경비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하천의 하류는 적이 침입하기 가장 좋은 장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아군은 그곳을 경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강하구를 걸어보았다. 파주 인근에 있는 경비초소들 같은 경우 하천의 하류지점에는 경비초소가 있고 이중삼중의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어 적의 침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망월돈대도 이러한 이유로 설치되어 있었다고 보면 될 것이다.
고재형은 망월동에 이렇게 언급했다.
望月洞開大野中 망월동은 넓은 들판 가운데에 펼쳐있고, 烏橋春水鵲橋通 까마귀다리 봄물은 까치다리로 통하네. 水秧旱播隨天氣 비 오면 모내고 가물면 씨 뿌려 날씨를 따르지만, 穡事年年實有豊 해마다 농사일은 풍년이 든다네.
지루하고 단순한 제방길을 걷다 보니 창후리가 보인다. 별립산이 보이고 그 아래에 마을이 형성된 것이 보인다. 별립산은 강화도의 다른 산들과 산줄기가 연결되어 있지 않고 따로 떨어져 있다고 해서 별립산이라는 이름이 부여되었다고 전해지며 산 전체적으로 바위가 많고 호랑이가 앉아 있는 모양이라고 해서 준호산이라는 별칭도 있다고 한다. 산을 오를 수 있는 형편도 아니고 산에 대한 지세만 찾아보았다.
이제 창 후 여객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여객터미널 주차장에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일몰을 보기 위해 온 것이다. 우리도 일몰을 보기 위하여 기다려 보기로 하였다. 석모도와 일몰 되는 태양이 어울려져 있다. 빛을 잃어가고 있는 태양이 안쓰럽다고 해야 하는 것인지 그것이 아름답다고 해야 할지 어렵다.
일몰의 모습을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하여 부두에 나가서 사진을 담는 사람이 우리의 사진에 담길 뿐이다.
해가 떨어진 바다는 아직 빛이 남아 있어서 그렇게 어둡지 않지만 바람이 불며 추위가 빨리 찾아온다. 창후리가 예전의 영광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시내버스도 그렇게 많이 들어오지 않는다. 이제 우리가 외포리 주차하여 놓은 자동차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시내버스를 탑승하고 이동을 하여야 한다. 시내버스를 환승해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