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도보여행 강화나들길 13코스

12일차

by 김기만

오늘은 마지막으로 강화나들길을 간다.

이번에는 볼음도이다. 발음이 부정확하면 불음도가 되기도 하고 불무도가 되기도 한다. 조선 인조 때 명나라로 가던 임경업(林慶業) 장군이 풍랑을 만나 이곳에 체류하던 중 보름달을 보았다 하여 만월도(滿月島)라고 하다가, 이후 보름달의 발음을 따서 볼음도라고 하였다는 설이 전해진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한자에는 ‘볼’자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甫)자에 ‘ㄹ’에 해당하는 을(乙)자를 붙여 중국에 없다. 이웃한 주문도가 면소재지로 역할을 하지만 이 섬이 더 크다고 한다.


볼음도는 강화도 서북단의 청정해역에 위치한 천혜의 섬으로 서도면(주문도, 볼음도, 아차도, 말도)에서는 가장 큰 섬이다. 2000년 7월 말도를 비롯 볼음도 앞 갯벌이 천연기념물 제409호(강화 갯벌 및 저어새 집단 서식지)로 지정되어 국가의 보호를 받게 되었다.


이 섬도 주문도와 동일하게 외포리에서 배를 탄다. 주문도 가는 배와 동일하다. 다만 볼음도가 주문도보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1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주문도를 가기 30분 전에 하선하고 주문도를 출발하고 30분 후에 승선하기 때문이다. 이 섬은 주문도보다 더 북쪽에 있어서 교동도 들어갈 때와 동일하게 민통선 안으로 들어가는 신분 제시를 하고 신고서를 작성하여야 한다.


볼음도에 도착하였다. 차도선이 도착하면 차와 사람이 먼저 나가려고 줄을 선다. 차는 선입선출법이다. 먼저 들어온 차가 먼저 하선한다. 여기는 공정이 그대로 적용이 된다. 선입선출법이 적용되지 않으면 차량은 얽키게 되어 있다.


볼음도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래도 걸어야 한다. 주마관상보다는 많은 시간을 이곳에 보내는 것이다. 이곳의 산도 보고, 해수욕장도 보고, 해안가의 절벽도 보게 되며, 이곳의 명품도 담는다. 여행이란 것이 이것저것 다 가질 수 없는 것이 한계라고 할 수 있다.



낯선 곳에 도착하면 이곳의 지도를 기초로 움직이는 것이 현실이다. 볼음도에 도착하여 우리는 나들길을 걸으려고 왔기에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하지만, 다 돌아보고픈 것이 현실이고 우리들은 걸음이 남보다 빠르다고 하여 산길에서 빨리 걷고 구경은 천천히 걸으면서 하기로 하였다.


첫 번째 이동을 한 곳은 섬의 가장 남쪽인 물엄곶이다. 해안의 마지막에 있는 곶이다. 항상 우리들은 끝 지점에 가서 바라다보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우리가 땅끝마을 간다든가 마라도를 간다든가 하는 것이 이러한 행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섬의 남쪽 끝만 가는 것이 아니다. 끝 쪽을 가면 미지의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험정신이 있기에 각국을 탐험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세계는 교류하였던 것이다.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여 그곳에 편안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속박하지 않았냐고 그 결과는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비극을 불러왔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모든 것이 양면이 있다.

볼음도 남쪽 끝에 가면 주문도를 볼 수 있다. 그냥 섬일 뿐이다. 하지만 곶이라는 것이 파도를 맞으면서 돌들만 남는 곳이다. 그래서 기묘한 문양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곶에 가서 사진을 담으려고 한다. 이곳도 흔적이 남아 있다. 하지만 썰물 때라 전체적으로 그림이 보여주지는 않는다.

조개골 해수욕장으로 이동한다. 이곳도 주문도와 마찬가지로 조그마한 섬에 해수욕장이 두 개 있으며 해수욕장이 연결이 되어 있다. 서해를 바로 직면하고 있어서 그런지 그 모래가 더욱 곱다고 할 수 있다. 갯벌도 있고 해수욕도 할 수 있는 곳이다. 너도나도 아무나 올 수 있는 곳도 아니다. 하루에 입도할 수 있는 숫자는 배가 운행하는 횟수에 따라 제한적이다. 캠핑카를 이용하면 이곳에서 1주일을 조용하게 지낼 수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밤은 칠흑 같은 어둠이 올 것이다. 은퇴한 후에 캠핑카를 이용하여 전국을 순회하는 것이 꿈인데 한번 시도해 볼 것이다. 이렇게 좋은 곳에 조용히 앉아서 일주일을 멍 때려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무도 걷지 않은 바닷가 모래 위에 발자국을 내어본다. 하얀 눈이 내린 눈밭에서 발자국을 내는 것과 같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밀물이 들어오면 저 발자국은 모두 없어질 것이다. 하지만, 첫걸음을 걸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조개골 해수욕장과 영뜰해수욕장이 있다. 백사장이 장관이며 해송이 숲을 이루어 그 멋을 더한다고 할 수 있다. 조개골 해수욕장이란 이름도 조개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니 갯벌체험을 하려 멀리 가거나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다. 해수욕장에 바닷물이 빠지면 드넓은 갯벌에서 상합 가무락 동죽 등 고급 조개를 캘 수 있다. 주민들은 경운기를 타고 5∼10km까지 나가 조개를 20kg씩 건져오고 있다. 볼음도 갯벌은 크고 싱싱한 상합이 많아 ‘조개 밭’으로 유명하다.


세계 3대 뻘에 해당한다는 강화 뻘의 주 지역이며 그만큼 새들의 낙원인 이곳에는 괭이갈매기와 노랑부리 저어새, 소쩍새가 철 따라 울어대고, 파도 소리와 뭉게구름이 한데 어우러진 자연과 생명의 보금자리라고 하는데 저어새는 보지 못하였다. 저어새를 알지도 못하고 저어새를 관측하러 간다면 문제가 있어 여기에 관련 자료를 옮겨본다.

‘저어새’라는 이름은 주걱처럼 생긴 부리를 얕은 물속에 넣고 좌우로 휘휘 저으면서 먹이를 찾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저어새는 여러 지역에서 먹이잡이 행동 혹은 부리의 모양을 따서 붙인 명칭으로 불리고 있을 정도로 외형적 특성이 뚜렷하다.

전 세계 저어새의 개체 수가 처음으로 조사된 1988년 당시 저어새는 300마리도 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약 20여 년 동안 저어새 보호를 위해 국제적으로 보전 노력을 꾸준히 펼친 결과 지금은 개체 수가 다소 회복되는 추세이다. 2017년 1월 13~15일 약 70여 곳의 동아시아 저어새 서식지에서 동시에 진행된 조사에서 3,941마리의 저어새가 발견되었다고 한다.(2017 국제 저어새 동시 센서스). 그러나 여전히 저어새는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8년 멸종 위기 1급 천연기념물 205호로 지정되었으며, 국제적으로는 세계 자연보전 연맹(IUCN) 멸종 위기종(EN), 버드 라이프 인터내셔널(BirdLife International) 적색목록(Red List)에 등재되어 있다.


저어새는 3월 말부터 마른 나뭇가지나 식물 줄기를 이용하여 바위 위에 둥지를 짓기 시작해, 4월 하순에 2~3개의 알을 낳는다. 알에는 흰색 바탕 위에 옅은 갈색 얼룩점이 흩어져 있다. 저어새들은 약 25~26일 정도 알을 품으며, 새끼가 알에서 깨어난 뒤 약 40일 동안 암수가 교대로 새끼를 보살핀다. 강화도 인근 무인도서는 동아시아 저어새의 주요 번식지이며 한강하구, 강화도 일대의 논습지와 갯벌은 번식기 저어새가 먹이를 구하는 중요한 곳이다.

4~6월 번식을 마친 저어새는 7~8월 새끼가 둥지를 떠나 날 수 있게 되면 갯벌과 강하구를 오가며 새끼를 키우고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친다. 9~10월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무리를 짓고 따뜻한 남쪽나라로 이동하여 월동할 준비를 한다. 한반도에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시베리아, 러시아 등 더 먼 북쪽에서 한반도를 찾는 철새들과 달리 저어새들은 더 따뜻한 곳을 찾아 강화도를 떠나 황해를 건너 동아시아의 하늘을 비행한다.


결론은 저어새를 보기 위하여서는 4월에서 9월 사이에 강화도 등지를 가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겨울에 가면 절대 볼 수 없는 새이다.


영뜰해수욕장에서도 멀리 물 빠진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물이 빠진 곳에서 여름철 놀다 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겠고 새까만 사람이 될 것이다. 피부 보호를 위하여 선크림은 필수일 것이다.

서쪽 해수욕장 인근을 걷다가 이제는 불음저수지가 있는 섬 북쪽으로 가기 위하여 길을 찾아 나선다. 나지막한 언덕 같은 산을 넘는데 이곳에서 이렇게 가면 될까 하여 가보면 길이 없어지고 저렇게 가본 면 길이 없어졌다. 한동안 길을 헤매다가 길을 찾았지만 볼음도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멀리 볼음도 부속섬인 말도가 보인다. 말도는 북방한계선(NLL)에 인접하고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곳으로 작은 섬 말도는 정전협정 이전까지만 해도 주민이 황금어장에서 잡은 고기를 인근에 내다파는 어촌이었다고 한다. 현재는 어로행위를 할 수 없어 바다를 간척한 논을 이용한 논농사를 주업으로 한다고 한다. 사실 섬에 가서 느끼는 것이지만 자연산 물고기의 회 등을 먹고 싶으면 섬으로 가보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섬에서는 그 섬에서 낚시하거나 어로 한 물고기로 회를 떠서 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볼음도에는 은행나무가 유명하다고 한다. 볼음도 은행나무는 높이 24m, 가슴높이의 둘레는 8.96m이다. 바닷가 북동향 언덕에서 자라는 정자목(亭子木)이며 앞에 좋은 경관이 펼쳐진다. 마을을 지켜주는 신령스러운 나무로 여겨지고 있다. 약 800년 전 큰 홍수 때 바다로 떠내려 온 나무를 건져 심은 것이라고 한다. 이 나무의 가지를 태우면 신이 노하여 재앙을 내린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마을 사람들이 해마다 정월 그믐날에 모여 마을의 평안과 풍어를 비는 풍어제를 지냈다고 한다. 볼음도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 동안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속에서 살아온 나무로 민속적·식물학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이 은행나무로 인해 마을 이름을 ‘은행제이’, ‘은행촌’으로도 부른다.


이곳도 간척된 땅이 많아서 농사를 짓기 위하여 섬 북쪽에 저수지를 만들어 놓았다. 생활폐수가 하나도 없다고 얘기를 한다. 그래서 강태공들이 이곳을 자주 찾는다고 한다. 볼음도 저수지에서 우리는 그냥 바닷가에 있는 파리떼의 습격을 받아 어서 도망가고픈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이 저수지에 대한 애환을 들어보면 외지인들은 절대로 여기를 오염시키면 안 될 이유가 있는 것이다. 볼음도가 현재 민통선 안에 있다. 예전에는 주민들은 어업에 종사하였으나 북쪽의 봉화산(83m)과 서북쪽의 요옥산(103m) 등이 높은 산지를 형성하며, 그 사이는 대체로 낮고 저평한 지역이라 어업에 종사할 수 없게 되자 간척을 한 땅에 농사를 짓기 위하여 저수지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 결과 3년 정도 가뭄이 와도 문제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한다.


볼음저수지를 나오자마자 봉화산으로 올라간다. 요옥산 근처에서 길을 잃어버렸지만 이곳은 그래도 정비가 잘되어 있어 문제없이 걸을 수 있었다. 북쪽산길을 따라 걷다가 이제는 선착장으로 가서 주문도에서 나오는 배를 타면 된다. 4시간 남짓 볼음도를 돌아보았다. 주마관상의 형태이지만 볼음도가 이렇게 이렇게 되어 있구나 하면서 나온다. 선착장에 앉아서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이곳에서도 식당은 없다. 사전에 주문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였다. 사실 생업에 종사하면서 부업으로 식당도 운영하는 만큼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다시 외포리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