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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건(手巾)의 일생
수건(타월)도 어찌 보면 우리 인생을 닮지 않았나요
by
샤인
Feb 28. 2025
unsplash
우리 집에는 '회갑기념 1995.12.16 자: 정영수, 희수, 재수, 경수 드림'아라고 쓴 수건을 사용하고 있다.
장롱에서 언제나와 활동하기 시작했는지 몰라도, 어쨌든 화장실 수건걸이에 아직도 일주일에 한 번은 걸려 있다.
수건의 수명이 몇 년인지는 몰라도 수십 수백 번의 세제 목욕과 원심력 테스트를 통과하고 꿋꿋하게 오늘도 주인의 손을 기다리고 있다.
무심히 쓰는 화장실의 수건, 무심결에 생각해 보니 필부의 인생하고 닮은 구석이 많아 끄적여 본 사물시(
事物詩)
다.
현재도 사용하고 있는 수건
요즘에는 뜸 하진만
예전에는 단골 메뉴
개통식에 준공식에
회갑칠순 잔치집에
야유회다 등산기념
일터에서 상가까지
한약방의 감초처럼
공사간에 필수품목
왁자지껄 뒤로하고
집에 와선 처박혔다
몇 년 후엔 호출되어
화장실로 냉큼 와선
탁탁 털어 머리 닦고
얼굴 몸통 손발까지
그러고선 내팽겨져
늘어졌다 세탁기행
예전에는 곤장백대
냉온찜질 했었는데
요즘에는 세탁기서
고추맴맴 핫팩하지
그러기를 몇수십 년
시력들은 가물가물
탈모에다 탈색까지
피부들도 거칠거칠
늙어지면 대부분은
천덕구니 된다지만
바닥인생 면한 것은
코드제로 킴벌리덕
아침저녁 여기저기
움켜지고 짓밟혀도
걸레려니 하고서는
꿋꿋하게 견딘 수건
무심결에 바라보다
불현듯이 생각하니
어찌보면 꼭 닮았네
우리 인생 꼭 닮았어
수건.Unsplash의the blow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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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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