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여덟 번째
연(鳶) 김승택
너와 나의 인연은
가는 실오라기 하나뿐
적당한 바람만 있으면
가볍게 날아오르는 넌
이 녀석
저 녀석
보이는 데로 꼬리를 흔들고
그러는 네가 미워
얼레를 풀면
흐물흐물 무너져 내리는
사랑의 기억
그러다가 깜짝 놀라
얼레를 감으면
찡긋 윙크하며 다시 비상하는
너의 미소
언제나
너와 나 사이엔
가을 바람만큼이나
팽팽한 긴장이 있었지
실의 길이 만큼이나
운명적 거리가 있었지
#1일1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