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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샘

아득한 날

백두 번째

by 강관우

아득한 날 도종환

아득하여라. 나 하나도 추스리기 어려운 날은
하루에도 들끓는 일천팔백 번뇌의 바람에
나뭇잎 한 장으로 날려가다 동댕이쳐지는 날은
캄캄하여라. 길 하나도 보이지 않는 날은
가는 길마다 허리 끊어진 허방다리인데
먹물 같은 어둠을 묻혀 벼루만한 세상에 고꾸라지는 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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