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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관우 Nov 24. 2018

첫눈

백일곱 번째

        첫눈        이정하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랜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아하니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 잊어 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 오는
내 마음에 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


#1일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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