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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샘

나무는

일흔두 번째

by 강관우

나무는 조연환


나무는

종신형을 살고 있다

자유를 찾아 나서지 않는다

태어난 자리에서 떠날 생각도 없다


나무는

갇혀 살면서도 행복하다

햇빛과 달빛이 있기 때문이다

바람과 구름이 있기 때문이다

새와 나비가 있기 때문이다

이 겨울이 지나면

어김없이 봄은 또 찾아 오기 때문이다


나무는

종신형을 살고 있는 행복한 죄수이다


나도

때로는 행복한 죄수를 꿈꾼다

나무처럼 행복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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