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푸드협약은 7개항으로 구성되어있는 푸드협약 선언문을 바탕으로 6개의 주제별 권장행동을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앞서 살펴본 바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그 중 ‘추진체계’를 중심으로 거버넌스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권장행동 두 번째 주제인 ‘식생활과 영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밀라노 권장행동에는 식생활과 영양을 언급하면서 그 앞에다 ‘지속가능’이란 말을 붙이고 있습니다. 이는 식생활ㆍ영양에 지속가능성이 부여되어야 제대로 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속가능성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식생활 영양의 성격까지 규정하는 것일까요?
사전에서는 ‘지속 가능성이란 일반적으로, 특정한 과정이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단지 사전적 의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재는 생물학적, 생활 체계와 관련하여 주로 쓰이면서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생태학적 용어로서 지속가능성은 ‘생태계가 생태의 작용, 기능, 생물 다양성, 생산을 미래로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기도 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가 갖고 있는 자원이나 자산을 한번에 다 소모하지 말고 미래세대의 몫까지 남겨두면서 절제된 생산과 소비를 하자는 말입니다.
자료:UN, 우리가 사는 세상의 전환 2030년까지의 지속가능한 발전의제. 2015
많은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개발과 관련하여 환경분야만 떠올립니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발전은 환경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며, 일반적인 정책의 영역인 경제, 환경, 사회를 두루 포함합니다. UN은 2005년 세계 정상회의 결과문서(World Summit Outcome Document)에서 "상호의존적이고 상호 증진적인 지속 가능한 발전의 기둥"으로서의 경제적 발전, 사회적 발전, 환경 보호를 언급하였습니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 문화 다양성 선언에서는 추가적인 개념으로서 "자연에게 있어서 생물 다양성이 중요하듯이, 인간에게 있어서 문화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이 견해에 따르면, '문화 다양성'이 지속가능한 발전의 네 번째 정책영역이 되는 것입니다.
밀라노 협약 권장행동 ‘지속가능 식생활과 영양’은 총 7개 항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중 특히 주목되는 것은 7번 지속가능한 식생활의 홍보입니다. 건강, 안전, 환경, 문화, 권리 등을 그 영역으로 특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9번의 ‘푸드관련 주체를 위한 지속가능 식생활 지침 개발’도 눈길을 끕니다. 12번 항목 또한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중심 전략시행 건강ㆍ푸드분야 공동행동 장려’가 그 내용입니다. 여기에서 ‘사람중심’이란 말이 자연에 대한 인간의 우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것은 인간을 ‘상품화 도구화 물신화’하는 것을 배격하고 상생 협력발전을 향해 나아가는 인격적 주체로서 존중받아야 할 존재임을 의미합니다.
밀라노 협약 권장행동 내용은 들여다 보면 볼수록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문제가 지역적인 것이 아니라 지구촌 어디에서나 맞닥뜨릴 수 있는 현안임을 느끼게 됩니다. 글로벌 시대 먹거리 문제는 전 지구적인 사안이 된지 이미 오래입니다. (푸드플랜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푸드플랜 #밀라노협약 #지속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