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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현 Apr 01. 2022

개인적 독백

평생 행복하지 못 할 사람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힘든 일을 겪거나 멜랑꼴리해지면 단골로 나오는 얘기의 주제. 사람은 왜 사는가? 그 물음에 답은 대체로 '행복'으로 귀결된다. 사람은 행복을 쫓으며 산다. 그렇다면 행복은 무엇일까. 나는 만족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것을 받아들이고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현재를 즐기며 사는 것. 그것이 행복한 삶이라 생각한다. (현재에 안주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런데 평생 행복하지 못 할 사람은 누구이고 무슨 뜻일까.


 나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면 얘기한다. 우리는 평생 행복하지 못 할 사람이라고. 무언가를 열렬히 쫓는,  끝없는 레이스를 달리는 나와 같은 사람들. 천성적으로 행복을 누릴 권한을 박탈 당한 채 열심히 달려간다. 

 만약 뜻한 바를 이룬다고 생각해보자. 평생 행복하지 못 할 사람은 그 행복의 순간이 찰나이고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물론 이게 나쁘진 않다. 하지만 자신의 생명력과 정신을 갉아먹으며 언제 도달할 지 모르는 골인 지점으로 열심히 페달을 밟아댄다. 그 과정에서 넘어지기도 길을 잘못 들기도 한다. 모두가 그러할 것이다. 반면 넘어진 김에 쉬어가거나 길을 잘못들어 돌아가는 과정까지 즐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나와 같은 행복하지 못 할 사람은 자신을 자책한다.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달려가는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고 길을 잘못들면 그 길의 아름다운 것들을 보지 못한 채, 전속력으로 그 길을 빠져나오려 한다. 

 예전 어린 시절 나는 꿈을 쫓아가는 것만이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남들에게 꿈을 쫓아야 한다고 일장연설을 하며 그 사람의 삶을 부정했다. 멍청하고 오만했다. 누군가에게 행복은 목표를 향해 쉬지 않고 페달을 밟는 것이 아닌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기도 하고 페달질을 멈추고 돗자리를 깔고 현재를 즐기기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는 행복한 사람에게 행복을 위해 꿈을 쫓으라고 오지랖을 부렸다. 쪽팔린 기억이다.

 

 행복은 사실 언제나 우리 곁에 있으면서도 우리 곁에 없는 모순적인 것이 아닐까? 이미 곁에 있음에도 알아채지 못하고 또 다른 행복을 찾느라 머물러 있던 행복이 떠나가는 것을 보지도 못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P.S 언젠가 내가 죽는 날이 오면 지난 날을 생각하며 '아, 참 열심히 살았네.' 라고 말할 수 있으면 그것이 평생 행복하지 못 할 사람의 처음이자 마지막 행복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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