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맨으로 사는 건 힘들다. 영화 속의 짐 캐리는 '됐어, 싫어'라는 반복하고 지인들의 전화를 무시하면서 일상을 보낸다. 친구와의 중요한 약속을 까맣게 잊고 변명만 늘어놓는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권유로 한 세미나에 간다. 처음으로 하기 싫은 일을 예스라고 한 결과였다. 그리고 그는 예스맨으로 거듭나 인연도 만나고 잘 풀리는 인생을 살기 시작한다. 결말 부분에 들어서 무작정 예스만 하는 것이 아닌 마음을 여는 것이 진정한 예스라는 교훈을 주며 끝이 난다.
뭐 영화는 영화일 뿐이고 현실에서의 예스맨은 슬프다. 자발적 예스맨은 영화를 참고하시면 되고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비자발적 예스맨이다.
짐 캐리는 자발적 예스맨이고 현실에서의 예스맨은 비자발적 예스맨이다. 남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예스라고 대답한다. 지금은 많이 고쳤지만, 예전엔 워낙에 거절을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무리해서 남의 부탁을 들어주기도 했다. 나한테는 그것이 생존의 방식이다. 내가 가진 가장 날카로운 무기였다. 가끔 내가 베이기도 하지만......
안 괜찮지만 괜찮은 척한다. 나는 언제나 괜찮아야 했다. 억지로 상처를 삼켜내야 했다. 항상 강해 보이고 여유가 넘쳐 보이고 싶었다. 항상 스스로가 솔직해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다. 언제나 쾌활한 가면을 쓰고 그것이 내 얼굴인양 행동한다.
무엇이 먼저인지 잘 분간이 되지 않는다. 예스맨이라 일찍 철이 든 것인지. 일찍 철이 들어서 예스맨이 된 것인지. 어린 나에게 할 수 있다면 말하고 싶다. 때로는 NO라고 말해도 된다고.
P.S 나뿐만이 아니라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가면이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적어도 스스로에게는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맨 얼굴을 잊지 않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