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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현 Jul 09. 2023

개인적 독백

가깝고도 멀고, 멀고도 가까운 것.

 머리를 깎았다. 빡빡. 

 성격상 소위 말하는 '삘'이 꽂히면 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문득 머리가 기르고 싶어서, 머리 길러야 겠다라고 말하고 2년동안 머리를 길러보기도 했다. 이번에는 삭발일 뿐이다. 거울 속 내 모습이 지루해 미칠 지경이라 삭발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그래서 밀었을 뿐이다.

 머리를 싹 깎아달라는 말에 미용실 아줌마는 나에게 물었다.

 "군대가요? 왜 머릴 깎을려고 해요?"

 나는 잠시 몇 초의 시간을 가진 뒤 대답했다.

 "제 마음대로 되는 건 이 머리 밖에 없는 것 같아서요."

 나와 미용실 아줌마는 세상만사에 대해서 얘기했다. 나보다 조금 더 산 어른과 변화하고 싶은 어린아이만 있을 뿐이었다.

 그 후엔 나를 아는 사람들이 나에게 물었다. 왜 머리를 깎았냐고.

 "샴푸가 떨어져서요."

 나는 그저 유머로 내 감정을 흘려보냈다. 

 나는 왜 여전히 유머 뒤에 숨어 강해보이고 싶을까? 그것이 분위기를 가볍고 즐겁게 만들 수는 있지만 내 진심을 보여줄 순 없는 실 없는 농담을 할 수 밖에 없을까?


 ps. 가깝고도 멀고, 멀고도 가까운 것이여. 정말로 나를 복잡하게 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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