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체크해야 할 5가지 자산 - 돈
대기업에 가고 싶었다.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에 가고 싶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니까 대기업에 가고 싶었다.
그 당시의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월급이 많으면 삶은 풍족해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사고 싶은 게 있어도 더 자유롭게 살 수 있고, 돈을 모아도 더 많이 모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게 너무 부러웠다.
열심히 노력을 했고, 운도 따라줘서 1000대 기업 중 한 곳에 입사를 했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급여가 아닌 구조가 중요했다.
실제로는 연봉이 아니라 '돈이 남는 구조'가 다르다는 것을 배웠다. 흔히 말하는 '돈=시간'이라는 공식이다.
만약 월 200만 원씩 버는 친구가 있다고 예시를 들어보자. 이 친구가 자기 월급에 50%씩 저축을 한다고 예시를 들면 1년이면 1,200만 원. 5년이면 6,000만 원을 모으게 된다. 월급 300만 원이면 어떨까? 똑같이 50%씩 모으면 1년에 1,800만 원. 5년이면 9,000만 원이다. 이렇게 간다고 하면 1억을 모으는 데까지 200만 원을 버는 친구는 약 8~9년, 300만 원을 버는 친구는 6년이면 모을 수 있다. 두 사람의 차이는 약 3년이 차이가 난다.
위의 구조에서는 당연히 월급을 많이 받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300만 원을 버는 친구가 적금 불입액을 바꾸면 얘기가 달라진다. 300만 원을 버는 친구가 1/3만큼만 저축을 하겠다고 구조를 짜는 순간, 두 사람의 자산 증식은 차이가 없어진다. 연봉이 많고 적고의 차이가 문제가 아니었다. '돈'을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관점의 차이가 전부였다.
사람들은 흔히 시간이 곧 돈이다.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 말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돈은 곧 시간이라고 생각을 한다. 둘은 엄연히 다른 말이며, 이건 지극히 내 주관적인 경험에서 나온 생각이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써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구조를 짜는 데에 집중을 한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을 하기에 앞서서 '과연 행복할까?'라는 생각을 했었었다. 내 결론은 돈을 아무리 많이 갖고 있는 것이 행복으로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원하는 행복은 돈으로써 얻는 '여유'가 필요했던 것 같다.
평상시에는 돈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가 라이프스타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연소득의 크기와 상관없이 풍경 좋은 카페에서 커피 한잔은 하지 않은가? 하지만 중대한 결정을 지을 때는 돈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결혼을 할 때, 아이를 양육할 때, 이직이나 창업 등 현 라이프단계에서 다른 라이프 단계로 넘어갈 때, 나의 주 거주지를 어디로 삼을지 고민할 때, 가족이 아플 때, 모두 다 내가 갖고 있는 자산의 규모가 영향을 많이 미친다.
결국 그 중요한 단계에서 원하는 만큼의 돈을 갖고 있기 위해 노력을 하는데, 그 기간을 짧게 끊으면 끊을수록 다른 것들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그래서 돈이 많을수록 시간을 버는 구조이다 보니, 돈이 곧 시간이 된다.
미리 즐기고 나중에 돈을 모아도 되지 않을까? 시간의 값어치가 가치변화값이 크다.
지금보다 10년 뒤의 나는 하루 시간표를 바꾸기가 쉽지 않아 진다. 시간이 갈수록 구조가 굳어진다는 게 문제였다. 씀씀이는 줄어들 줄 모르는데, 비용은 비싸져만 간다. 그게 문제다. 그래서 어른들이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돈을 모으라고 한다.
50살에 모으는 1억과 30살의 1억은 다르다. 우리도 지금 당장 현금이 없어서 신용카드를 쓰지 않는가? 젊을 때는 지금 당장의 시간 값어치보다 더 많은 양의 돈을 확보하기 유리하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욜로 챌린지(너의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열심히 돈 쓰라던 챌린지)가 유행했는데, 얼마 후에는 무지출챌린지가 유행했다. 하루에 1만 원만 쓰기, 1주일 동안 3만 원 쓰기.. 등등 한때 확 시끌했지만, 어느 순간 또 조용해졌다.
왜 빨리 사그라들었을까? 내 생각에는 '방향성 없는 챌린지'로 끝났기 때문이다.
30살 10월 하도 여기저기에 분산투자를 많이 해서 내 통장들에 적혀 있는 숫자들을 다 합쳐보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6개월 빠르게, 1억을 모았다.
악착같이 모으다 보니 내가 갖고 있는 의류들 중에 브랜드 로고가 붙어 있는 옷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돈을 아끼는 방식으로 소비하지도 않았다. 정말 아끼는 사람들한테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예우를 다하였다. 사람한테 아낌없이 썼으면서도, 내 스스로 재무적인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방법은 놀라울 만큼 별게 없었다. n 년 뒤에 내가 모을 총액을 먼저 결정짓는다. 그리고 그 총액을 모으기 위해 월당 불입금액을 고정하고 그렇게 차곡차곡 모은다. 이게 끝이었다. 문제는 이렇게 하면 돈은 항상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돈 한번 한 번을 쓸 때에 집중하기보다 내 삶의 우선순위를 먼저 정리하게 됐다. 5,000원짜리 커피 100잔 살 수 있는 경제력보다 50만 원짜리 식사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게 더 섹시하지 않은가?
결국 그러한 흐름이 나를 만들었다. 생각해 보면, 돈은 자산이 아니라 흐름이었고, 그 흐름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나름의 매뉴얼이 필요했다.
그 매뉴얼은 '목적지'가 필요하다. 나에겐 그 목적지가 '진심'이었던 것 같다.
지금 이 글도 카페에 와서 쓰고 있다. 커피 한잔에 6,000원. 비싸다. 하지만 풍경은 예술이다. 요즘은 유명해지다 보니 가족단위로도 주말에 많이 놀러 온다.
평상시라면, 스터디카페에서 공부를 하고 글을 썼겠지만, 이번 한 주는 시험을 앞두고 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를 하니 아무래도 피로감이 많이 쌓인다. 평상시랑은 다른 루틴의 장소에서 작업을 하고 싶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고, 편안한 장소에서 아주 잠깐이지만 이 생각 저 생각 놓고 제일 좋아하는 작업을 하고 돌아간다. 6,000원에 마음이 편안해졌으니 만족한다. 난 지금 충분히 행복하다.
올해 초 자기 계발을 위한 지출이 많았다. 영어학원비에 150만 원, 인터넷 강의에 50만 원, 운동 회원비만 200만 원.. 못해도 400만 원 이상은 쓴 것 같다. 하지만 그 400만 원으로 인해서 괜찮은 사람들과의 연이 닿았고, 잘 못하던 오피스 업무 역량이 늘었다. 과거에는 못했던 것들, 못 만났을 사람들을 만났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다.
돈은 내가 모으는 게 아니라, 나를 정리하게 만드는 구조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절약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도 않지만,
무분별한 소비가 날 채워주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