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산일까? 소비일까?

꼭 체크해야 할 5가지 자산 - 사람

by 큰손잡이

'사람관계' 소비시대

대학교 1학년 때 내 MBTI는 ENFP였다. 사람을 참 많이 좋아했고, 술자리가 재밌었다.

수업이 끝나고 해가 떠있을 때 집에 들어가 본 기억이 없었고, 안 취하고 집에 간 날도 손에 꼽는다.

그러던 어느 날, 여느 때와 같이 친구들과 술을 먹고 많이 취한 상태로 화장실을 갔는데 거울 속 나 자신이 참 낯설게 느껴졌다. 초라해 보이고, 외로워 보이고, 힘들어 보이고 지쳐 보였다.

사람들 사이에 있는 나는 인싸였지만, 그날따라 거울 속의 나는 사람사이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이었다.


나도 모르게 거울을 보면서 "너 안 취했어. 너 이렇게 약하지 않아."라고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 약한 모습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몇 번의 건배를 더했고, 몇 번의 술잔이 오갔으며, 몇 병의 술병이 더 쌓여있었다. 그렇게 그날 하루도 정리하고 집까지 택시를 타고 갔다.


분명 웃으며 건배를 했는데, 사람이 아닌 숫자가 남는 술자리였다.




'우리 평생 가자' 사람이 자산이라고?


사회에 나오고 나서 과연 사람은 진짜 자산일까? 생각을 많이 했다. 대학교를 들어가면 '대학 때 친구는 친구가 아니래'라는 말을 진짜 많이 들었고, 사회에 나오니 '직장 동기는 친구가 아니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친구가 아니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은 탓일까? 항상 술잔을 기울게 되면 '이 사람은 진짜 친구일까?'라는 생각을 하는 날들도 있었다. 결국 사람한테 집중하지 못하고, 잠깐의 시간이 흘러가는 날이 많았다.


"나.. 그냥 관계를.. 사람을 소비하고 있지 않았나?'

그때를 회상하면 빠지지 않는 질문이다.


그런 생각이 들수록 술자리는 연락처 몇 개 남은 게 전부였고,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없었다. 그러다가 뜻 밖에도 '사람을 대하는 내 태도가 잘못됐었다.'라고 반성하는 계기가 찾아왔다.

대학교 4학년 때 나는 수원와이즈아카데미(이하"SWA')라는 활동을 하였다. SWA활동은 매주 토요일마다 수원에 있는 '청년바람지대'라는 수원시 문화시설에 가서 강의를 듣고 토론을 하는 활동이었다.

오전에는 철학을 주제로 물고 늘어지고, 오후에는 경제지표 숫자에 머리를 싸맸으며, 수업이 끝나고는 치킨집에서 철학과 연애에 대해 끊임없이 말들을 이었다. 참 즐거웠다.


취업에 집중을 해도 모자를 시간인 대학교 4학년 때, 도움이 안 되는 대외활동을 했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SWA가 내 인생에서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했다.

SWA는 맨 처음에는 30명? 28명? 이서 시작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정이 바빠서 못 쫓아 오는 친구들, 생각이 다른 친구들이 그만두기 시작했고, 마지막은 16명? 정도 남았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 16명과는 6년이 흐른 지금도 연락을 하면서, 종종 팀프로젝트를 같이 할 때도 있고, 철학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시간이 꽤 많이 지났지만, 그 당시 내 친구들이 했었던 말이나, 우리가 나눈 철학들이 종종 생각날 때가 있다.

그만큼 우리는 서로에게 많은 흔적을 남겼다. 서로한테 명확히 '나 이런 사람이다!' 하는 메시지를 남겼고, 그 안에서 연애도 하고, 우정도 쌓으며 지금의 시간을 넘어, 이제는 내 옆에 있는 고마운 사람들이 되었다.



내가 왜 당신과 연애를 해야 할까?


'연애'자체를 하기 위해서 참 최선을 다했던 시간이 있다. 그냥 아무랑 이어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이상하게 연애가 더 어려웠다. 그러다가 정말 뜻밖의 기회로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알게 됐다.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고백을 특이(?)하게 한 적이 있다. 내 친구들은 남자답지 못한 고백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사실 그때는 그게 내 진심이었다.

군대 가기 직전이었고, 그 여자애를 참 좋아했다. 하지만 이 친구랑 길게 연애를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었다. 군대 가기 4개월 전인 데 무슨 '연인관계'인가. 너무 큰 욕심이다. 그래서 이 친구를 최선을 다해서 아껴주고 그냥 열심히 좋아했다.

그러다가 진짜 흔히들 말하는 '분위기'가 다 하는 타이밍이 왔다. 그때 그냥 담백하게 "사실 나 엄청 너 좋아해. 그리고 그냥 내 방식대로 좋아하고, 잘해주고 있는데 네가 부담스럽지 않았으면 좋겠어. 만약 부담스러우면 안 할게!"까지 밖에 얘기를 안 했는데 정신 차리니 연애를 하고 있었다.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정공법이었다.

난 그 친구와의 '관계'에 목매지 않고, 내 나름대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집중했었다. 그냥 그 친구가 나랑 있을 때만큼은 '귀한 사람으로 대접받기'를 바랐다.


흔히 연애를 하려면, 내가 저 사람이랑 연애를 할 수 있을까? 등 '관계'에 집중을 한다. 그러다 보니 '성공 또는 실패'로 관계가 종결이 되고는 한다. 하지만, 지극히 내 개인적인 경험을 살펴보면, 결국에 남는 관계는 관계의 결과가 아닌, 내가 전하고픈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했을 때 남을 수 있었다.


이건 단순히 남녀사이에서만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전하고 싶은 말을 정확히 전달했을 때, 그 관계는 흘러가도라도 사람은 남았다.



사람은 숫자가 아닌, 남긴 감정의 깊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참 많은 팀원, 많은 팀장님, 상사분들을 모셨다. 산업도, 상사도 다른 환경 속에서 사람자체가 크게 특출 나는 일은 드물다는 걸 배웠다.

결국 많이 만나는 건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중요한 건 '내 말'을 공유한 사람들이 남는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남은 사람이 진짜 '자산'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


결국, 내가 남기는 메시지가 무엇이냐에 따라 공유한 내용들도, 사람들도 달라질 테니..


결국 사람이 남는 게 아니라 내가 남긴 사람이 자산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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