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이야기

꼭 체크해야 할 다섯 가지 자산 - 공간1

by 큰손잡이

촘촘한 도시, 느슨한 관계


대학교가 지방에 위치하다 보니 서울로 친구들을 만나러 가거나, 대외활동을 하기 위해서 서울로 올라가는 날이면 즐거웠고 재밌었다.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가볍게 이야기를 하자면, 내가 느낀 대도시는 3가지가 특징이었다.


1. 공간이 항상 촘촘히 짜여있었다.

단순히 발 디딜 곳 없이 건물이 빼곡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정말 말 그대로 공간을 촘촘히 쌓아 올렸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5~10평 남짓한 공간도 상설매장이 열려있는 등 허투루 쓰인 공간은 없었다. 그리고 새로운 것들에 대한 유입과 소멸이 정말 빨랐다. 새로움과 안타까움이 공존하는 그런 곳이었다. 그렇게 공간들이 촘촘히 짜여있었다.


2. 사람들은 늘 피곤해 보였다.

새로운 취미는 물론이고, 각종 스터디 등을 배우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인터넷까지 가지 않아도 각종 어플에서는 취미나 모임자리를 금방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은 관계에서 많이 피곤해 보였다. 금전이 오가지 않음에도 정말 많은 이해관계들에 얽혀있었다. 그 많은 관계들로부터 오는 피곤함 같았다.


3. 사람들의 욕망 키워드는 '성장'

'지금보다 더 나은'이라는 키워드가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듯했다. 가장 놀랐었던 것은 밤 11시가 넘긴 시간이었지만, 그 어디에서도 사람들의 활력이 줄어들 줄 몰랐다는 것이었다.




여유로운 도시, 높은 울타리


대도시의 로망을 품었던 적이 있다.

'언젠간 서울에서 성장하며 살겠다.'라는 생각을 가지며, 대기업에 입사를 하였고, 서울에 있는 회사 로비 문을 열었다. 하지만, 영업직군이다 보니 중소도시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 내가 자라온 도시 또한 중소도시여서 '난 평생을 중소도시에서 살았고 어디 가든 잘 적응 할 것이다'라고 생각했지만, 중소도시에도 난 이방인이었다. 대도시와 다르게 중소도시는 이런 모습이었다.


1. 성장보다는 안정이 우선

지역에 있는 작은 커뮤니티를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생각보다 본인들 삶에 만족하는 비율이 많이 높았다. 지금 현재 삶에서 어떻게 하면 더 누리지를 고민하는 질문들을 정말 많이 하였으며, 대대적인 개선보다는 작지만, 누릴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았다.


2. '우리'라는 이름의 작은 왕국

공동체의 논리가 진짜 강하게 작동하였다. 중학교 출신, 고등학교 출신에 대해서 많이 물어보았고, 다양한 종류의 소모임이 활성화되진 않았지만, 소모임 당 응집력은 엄청 강했다. 그 소모임에서 잘 적응하면 다행이지만, 종종 적응하지 못하고 멀어지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3. 사람들의 욕망 키워드는 '어제와 같은 오늘'

큰 변화를 바라지 않고, 어제와 같은 오늘을 꿈꾸며 '난 아등바등 살지 않는 괜찮은 나'가 포인트였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남들이 누리는 것은 누려야 하는 모습들도 종종 보였다. 만약 대도시에서 2030이 모두 소지하고 다니는 잇템이 있다면, 빠른 속도로 지역의 중소도시로 빠르게 퍼져나갈 것이다.



사실, 그 어디에서도 적응하기 힘들었다


각 도시마다 특징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라이프스타일이 다르니까 거기서 파생되는 삶의 모습도 다르다. 가령, 지역도시로 갈수록 2030 개인 자차 소지비중이 높았다. 출퇴근을 할 때 자차가 없으면 출근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은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대도시로 갈수록 차를 굳이 갖고 있지 않아도 된다. 그러다 보니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에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마주하게 되고, 계속해서 내 삶을 바라보게 된다. 아마 이런 작은 차이가 각 도시들의 욕망을 바꾸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쪽이 좋고 나쁘다의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사람들과 더 긴밀하고 깊은 관계를 맺고 싶은데 끊임없이 다양한 관계들이 오가는 환경에 놓여있거나, 나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싶은데, 다들 안정을 추구하는 환경에 놓여있다면 그 사람은 공간으로부터 철저하게 소외를 받게 된다.


결국 내가 문제였다.


나는 여기서도 저기서도 이방인이었다.

그렇다면, 진짜 나의 공간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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