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체크해야 할 5가지 자산 - 지식1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아마 길가는 유치원 생들도 이 말을 알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말에 얽매여서 많이 아는 것이 곧 지식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일전에 유튜브에서 '삼국지를 10번 읽은 사람과는 다투려 하지 마라'라는 영상에 '난 20번 읽었는데, 그럼 나는 천재겠네?'라는 댓글에 냉소를 한 적이 있다. 책을 수십 권 읽어도, 결정적인 순간에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없다면 그건 그냥 데이터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지식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운용과 체화가 핵심이지 않을까?
때때로 배우고 익히면 즐겁다고 한 옛 현인은 지식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공자 논어 편에 재밌는 구절이 있다.
배움은 있으나 생각이 없으면 망하고, 생각은 있으나 배움이 없으면 위태롭다.라는 뜻이다. 이 문장을 보고 '재밌는 문장이다'라고 생각했다. 보통 동양서적들은 중요한 말을 맨 앞에 배치하는 두괄식 서술법을 채택한다. 이 문장을 두괄식으로 읽었을 때, 배움이 없는 것보다 생각이 없는 것을 더 크게 바라보았다. 특히 생각은 있지만 배움이 없는 것은 '위태로움'으로 표현했지만, 배움은 있지만 생각을 안 하는 것을 '망한다'라고 표현을 하였다. 지식은 양이 아니라 해석의 힘이라는 것을 강조하지 않았을까?
실제로 생각 없는 배움은 허상이었고, 배움 없는 생각은 공상이었다.
영업 기획 및 관리파트에서 일을 하다 보면, 하루에도 수많은 숫자들을 보고 분석하는 일을 한다. 처음에는 그 숫자의 의미나 다른 것을 깊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남들 하는 것처럼 똑같이 더하고, 빼고 엑셀파일에 정리하고, 인쇄해서 들고 다녔다. 상사가 물어봐도 숫자들이 바로바로 나왔으며, 내가 그 숫자들을 충분히 외우고 있으니 잘 관리하고 있다고 착각했었다. 그러다가 진짜 지표관리를 하는 선배에게 한 수 배운 경험이 있다.
그 선배와 커피를 먹으면서 '지표관리'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데, 그 선배는 나에게 지표를 어떻게 관리하냐고 물어보았고, 항상 그렇듯이 외우고 있는 숫자들을 나열하였다. 그리고 인쇄해서 들고 다니는 클리어 파일을 자랑스럽게 보여줬다. 선배는 "아주 자알하고 있다"라고 칭찬을 해주었다.
그 선배는 중요한 프로모션, 또는 매출에 민감해지는 시기면 꼭 나랑 시간을 내어 커피를 마셨다. 커피를 마실 때는 본인이 관리하는 지표들을 나에게 보여주는 날이 많았다. 본인이 관리하는 영업지표는 물론이고, 내가 관리하는 영업섹터의 지표들을 본인이 관리하는 지표로 분석하였을 때 지금의 현황들을 이야기해 주었다.
듣는 내내 '뭐지..? 왜 내가 분석한 지표랑 다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 숫자 몇 개였지만, 선배는 그 숫자 몇 개로 내가 담당하는 섹터에서 겪고 있는 문제를 파악하고 있었다.
1년 중 제일 큰 규모의 프로모션을 앞둔 월요일이었다. 보고서를 쓰기 위해서 지표들을 쭈욱 나열해서 보고 있었다.
'그 선배라면.. 어떻게 했을까?'
문뜩, 그 선배인척 연기를 해보았다. 그 선배는 숫자를 보기 전에 가정을 꼭 했었다. 예를 들면, 내가 관리하는 섹터는 우리 회사 전체 평균 중 상위권인가? 상위권이라면 어떤 지표를 기준으로 삼고 상위권으로 하지? 등 가설을 먼저 세우고 그걸 숫자로 검증하는 방식으로 숫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분석을 하다 보니 보이지 않던 지표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달 지표만으로는 부족하니 저번달로 내려가고, 그 저번달로 내려갔다. 그렇게 1년 치 지표들을 쭈욱 읽고 나니 흐름이 보였고, 특이점이 보였다. 예를 들면 내가 관리하는 점포는 프로모션 기간의 성적은 안 좋지만, 짧은 기간 특정품목을 설정하면 매출지표가 확 올라갔다. 그제야 눈에 보이지 않았던 패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관리를 하던 영업점포가 꼴찌였던 만큼, 그 분석은 값졌다. 그 뒤로 프로모션 전략을 바꾸었다. 월단위에서 주단위, 격주단위로 쪼개서 관리하고, 베네핏을 주는 기간도 짧게 갖고 갔다. 그 결과는 대박이었다. 50등을 하던 점포는 2등을 하는 점포로 순식간에 점프를 하였다.
그날 지표분석의 짜릿함을 맛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