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말해준 직장생활
오늘 아버지와 통화를 했다. 첫 직장을 다니는 아들이 걱정이 되셨는지 끼니를 해결했는지 묻는 안부 메시지가 왔다.
한참을 그 메시지를 보다가 아빠한테 전화를 했다. 지금 내가 다니는 회사에 대해서 아버지에 의견을 듣고 싶어서였다. 아버지는 다른 친구들처럼 내 이야기를 들어주셨다. 사실 아빠한테 의견을 듣고 싶다고는 했지만, 내 하소연에 가까웠다. 다 들은 아버지는 사람을 관리해 본 입장에서 나에게 이야기를 해주시기 시작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왜 너와 아버지 통화내용을 내가 알아야 하지?" 하고 질문할 수도 있다. 물론, 나도 아버지와 나의 대화를 여기저기 알릴 생각은 없다. 다만, 아버지가 생에 첫 직장을 다니는 아들을 걱정하는 마음은 똑같을 것이고, 나 같은 사회초년생들 또한 아버지들에게 여쭙고 싶어도 못 여쭙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이렇게 글로 남긴다.
아빠가 조직에서 누군가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첫 직장 들어온 친구들이 많이 급하더라. 자기들 의욕과 능력 때문에 앞서서 일을 하고 싶어 하고 추진력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사실 큰 조직에 입장에서 보았을 때 무언가를 쉽게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란다. 군대로 치면 3개월 동안은 이등병인데, 이등병 때는 주로 군인으로서 기본 과정들을 습득하고, 부대 기본 훈련을 하며 자기 보직대로 업무를 처리하지도 못하잖니 그리고 이등병 때는 많은 기대를 하지도 않고 말이야. 그런 거란다. 그러니 맨 처음 조직에 들어갔을 때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회사는 학교처럼 하나하나 정답을 알려주고(정답이 없기도 하고) 방향을 제시해주는 그런 곳이 아니란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단편을 갖고도 판단을 하지 못하는 곳이지. 전체적인 큰 틀에서 배웠으면 좋겠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회사 일은 정말 정답이란 게 없단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게 정답이다. 오답. 을 나눌 수 있는 것도 코미디지 ㅎㅎ 그렇기 때문에 아들이 잘 나누었으면 좋겠다. 아빠는 주로 회사에서 일을 할 때 개인적인 영역, 회사에서 일을 하는 영역으로 나누고 회사 업무는 'short, normal, long'으로 나눈단다.
아빠 이야기를 하자면, '학생에게는 공부가 중요하듯이, 사회인에게는 자신에 사회 터전이 중요하지' 물론, 아빠 생각이기 때문에 강요할 마음은 없단다. 다만, 아빠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어서 그런가 아빠는 일에 균형을 맞출 때 앞에서 말한 생각이 정말 많이 작용한단다. 그래서 일을 좀 더 세분화해서 나누었지 짧은 시간 내에 퍼포먼스가 나온다면 short,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퍼포먼스가 나와도 되면 normal, 길게 보고 생각해야 된다면 long으로 나눠서 아빠에 직장 업무를 준비했다.
무엇보다 이렇게 나누고 무게를 실어주고 하면 균형이 생긴단다. 그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지. 어느 한쪽에 무게가 실리면 어렵단다. 그러니 조직생활을 잘한다는 것은 무작정 조직에 맞춰주느냐 내 것을 얼마나 당당히 요구했느냐가 포인트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균형을 잘 잡는지가 중요하다.
결론적인 이야기가 될 것 같다. 회사를 통해서 결국에는 너의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단다. 만약에 네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 비즈니스 모델이 너무 좋아서 네가 파악을 한 뒤에 그 안에 깊이 있는 것들을 얻지 못하고 나온다면, 결국에는 수박 겉만 핥아 버리는 꼴이 된단다. 그렇기 때문에 네가 한 바퀴를(1년) 돌면서, 어떤 일을 하고, 그런 체계 속에서 일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단다. 회사는 단순하게 돈을 많이 줘서, 사람이 좋아서 가는 것이 아니라 네가 1년 뒤 3년 뒤 5년 뒤와 같이 미래를 생각하면서 다녀야 한단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작은 목표들도 있어야 하지. 그렇게 회사생활을 하는 거란다.
아빠 곁을 스쳐 지나갔던 친구들을 가만히 보면 1,3,5,7,9,10,12개월로 애들이 나갔단다. 자기 풀에 지쳐서 나갔던지 그랬겠지. 똑똑하지 못하다고는 말을 못 하겠지만, 그렇다고 일을 잘한다고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란다. 결국에는 조직을 경험을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으로 나누어지는 곳이란다.
아빠와 통화는 여기까지였다. 내 개인적인 이야기 코멘트도 아빠는 '이건 네가 잘했다' '이건 네가 못했다.' 식으로 말씀하는 게 아닌 "조직에 입장에서 단편적으로는 ~~ 게 보일 수 있겠다만 그럴 경우에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고민해 보아야겠다." 식으로 같이 고민해 주셨다. 한 직장에서 20년째 다니시는 아버지도 쉽게 답을 내거나 결정을 내리시지 않으셨다. 성급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 내일부터 또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된다.
내일 회사 가는 게 기대가 된다.
난 여기서 어떤 목표를 새우면서 살아갈지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