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이 말해주는 군생활 잘하는 방법

예비군 중에 생각해본 나의 군생활

by 큰손잡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 원했던 원치 않던 예비군에 오게 되었다. "하..." 아침부터 군복을 입은 거울 속 내 모습을 보니, 살짝(?) 살이 찐 거를 제외하고는 그 모습 그대로다.


2년 차 예비군이어서 그런가. 처음에는 하나하나가 새롭게 느껴졌다면 이젠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를 알아서 조교가 말 잘 들으면 조기퇴소시켜주겠다는 말에 설레지도 않고, 그저 오늘 하루 언제 가나 하고 시계만을 바라보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생각, 이런 행동이 나에게 너무나도 익숙하다. 현역 병장이었을 때도 난 이랬으니까 말이다.


병장이었을 때 (21개월 군생활을 하였을 때 17개월쯤이다) 너무나도 심심한 나머지 군생활의 병사들의 모습을 이론화시킨 적이 있다. 그 모습은 다음과 같다.


이 그림은 내가 군생활 시절 선임과 후임을 관찰하면서 그린 도표이다.


보통 군대에서는 선임이 후임을 's급'이네부터 시작해서 '폐급(버려야 하는 급)'이라고 평가하고는 한다. 그 기준을 내 나름대로 정리했는데, 두 가지를 기준으로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일을 잘하는 능력'과 '성실성'이라는 기준이다.


이 기준에 '성실하면 일을 잘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군대에서 느낀 바로는 성실함과 일을 잘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일을 잘하지만 성실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고, 성실하지만 그만큼의 효율이 안 나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중에서 동생들에게 '스패너'급을 추천했다. 성실은 하지만 일을 썩 잘하지 못하는 스패너는 성실성으로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기는 하지만,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계속 불려 나가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몸을 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어른들이 말하는 '딱 중간만 가라는 이야기'가 이 이야기였을지 않을까 생각한다.


반대로 절대, 분류되지 말라는 급이 있는데 '폐급'과 '베짱이' 급이다. 이유는 두 계급 모두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는 부서들이기 때문이다. 먼저, '폐급'은 일을 잘하지도, 성실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선임들은 물론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마음을 얻지 못한다. '베짱이'는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한데 성실하지 못하므로, 윗사람들에게는 '눈초리'를 당하는 대상이고, 아랫사람들에게는 '뺀질거리는 선임'으로 평가당할 수 있다.(사람이 좋고 안 좋은 건 별개의 문제로 다루겠다.)


군생활을 다 보낸 후에는 얼굴 한번 보기도 어려운 친구들이 바로 전우들이지만, 군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 사람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부대 훈련 강도, 보직보다도 같이 지내는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말하지 않는가)


결론을 말하자면, 군생활을 하며 그 안에서 일을 잘 하고 못하고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이 든다. 그보다는 사람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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