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거울앞
반대쪽에
익숙한듯 낯선이가
서있습니다.
그 낯선이가
알려줬습니다.
이렇게 가다가
그녀를 잃는다고요.
그리고는
말했습니다.
"내년 오늘, 넌 말할거야
아 그때.
그녀를 만났었는데.. 잘 지내려나"
순간 나는 화장실을
나왔고.
나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전 직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회사를 다니는 와중에 계속해서 저란 사람이 사라져갔습니다. 그러다가 학창시절에 내모습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걸 깨달았습니다.
대학다닐 때는 당당하고 겁 모르는 젊은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처럼 가면 내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 날 사표를 냈습니다.
그때 '아직 25이고, 세상은 넓은데 벌써부터 나를 잃기 싫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든든한 여자친구를 만나는 지금.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여자친구랑 같이 하면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찬가지로 정말 경제적으로 어려운 순간이 와도 멋진 내가 있다면 이겨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회사를 때려친 후 하루 벌어서 하루 먹는 생활을 하다가 지금의 직장을 구하게 됐습니다.
그당시 회사가 어떤 나쁜짓을 저한테 했는지 하나하나 밝히진 않겠지만, '여기 아니면 갈 곳이 없을지도 몰라'라는 멍청한 생각을 했었던 그때. 저에게는 '아니면 돌아갈 용기.'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