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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춘책방 여행자 Aug 16. 2020

"나 취업 포기할까?"

심리 학과생의 경제신문 스크랩 시리즈

 아직 사회초년생이다. 조직문화는 조직 문화대로 어려운데, 대학 때 돈을 주던 입장에서 돈을 받는 입장이 되니 세상 여기저기서 나를 공격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답답한 마음에 친구들과 만나서 각자 회사의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였고 그중 한 친구 입에서 충격적인 질문이 나왔다.


" 나 취업 포기할까?"


'취업을 포기한다니..? 그럼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게?... 아니 근데 넌 직장 잘 다니고 있잖아.. 정작 취업 못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데 친구의 설명을 들으니 친구의 입장이 이해가 됐다.

 친구는 지금 마케팅 영업 부에서 근무 중이라고 한다. 친구 회사의 장점은 칼퇴근을 해서 혼자만의 시간이 많다는 것이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마케팅과 영업을 동시에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가에서 가까워서 교통비 말고는 회사를 다니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적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 첫 번째로 회사가 취급하는 제품이 구시대 제품이다. 정확히 어떤 제품인지는 설명 안 하겠지만, 확실히 AR글라스, OTT 서비스가 보급되는 요즘, 인기가 없어 보이는 제품이다. 두 번째는 이번에 코로나 영향을 격하게 받았다. 작년 동월 대비 회사 매출이 90%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세 번째(가장 중요한 부분)는 이제 신입인 그 친구에게 너무 많은 짐을 준다는 사실이다. 친구가 입사한 지 아직 6개월도 안됐는데 혼자서 현재 매출 대비 100배 되는 매출을 달성하라고 아우성이라고 한다.(이쯤 되면 눈치를 챘을 분들이 있다. 친구 회사는 정말 작은 회사다. 신입 한 명이서 영업을 책임지는 곳이니까.)


친구의 얘기를 끝까지 들으며 안타까웠다. 삼국지에서도 조조가 젊은 인재들에게 섣불리 일을 주려고 하니까 책사인 모개는 "유능한 지 유능하지 않은지는 2년은 지켜봐야 아실 수 있으니 조급하지 말라"라고 조언을 해줬던 것을 생각해보면, 지금 친구가 발 딛고 있는 회사라는 땅은 너무 위태해 보였다. 능력 유무를 떠나서, 급하게 높은 성과를 강하게 요구하면 결국에는 사람이 떠나게 된다.


친구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질문을 하였고 우리는 이직을 준비하라고 했다. 특히 나는 다음 기사들을 친구에게 보여줬다.


'113만 명' 7월 실업자 21년 만에 최악.. 청년 4명 중 1명은 백수

취업자 수는 인구구조 변화 영향으로 웬만하면 증가세를 보이는데, 코로나 19 사태가 닥친 결과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하게 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이던 2009년 8개월(1~8월) 연속 감소 이후 11년 만에 처음 벌어지는 현상이다.

(-매일경제 지면 중-)


7만 회사 고용지원금 10월 셧다운... 무급휴직 대란 오나

정부가 9월 말로 고용유지 지원금 지급이 만료되는 항공, 관광 등 특별고용지원업종의 지원 기간을 2개월 더 연장하기로 밝힌 가운데 나머지 일반업종에 대해서는 사실상 지원을 끊기로 방침을 정했다.  고용보호기금 고갈 우려로 심각하고 계속된 지원이 되레 '좀비기업'을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9월부터 고용유지 지원금 지급이 중단되는 사업장이 나오게 된다. 여력이 없는 사업체의 경우 무급 휴업으로 전환하거나 심지어 폐업할 가능성이 있다... 산업 현장에서는 "우리도 연장시켜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정부도 바닥난 재원에 한계상황이다...'좀비기업을 양산한다는 비판도 부담이다. 사업체별로 업황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고 기술력이 부족한 곳까지 계속 지원하는 건 시장 원리를 벗어나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우려다. 다만 항공, 관광, 숙박, 공연, 면세점 등 코로나 19로 타격이 큰 특별고용지원업종은 11월 말까지 지원금이 지급된다.

(-매일경제 지면 중-)


위의 신문기사는 실업률이 역대 최악이라는 기사이고, 밑에 기사는 밑에 3월에 지원되기 시작했던 고용지원금이 10월에 만료된다는 기사다. 고용지원금은 기업에서 고용을 유지하는 비용을 국가에서 지원받는 것을 이야기한다. 쉽게 말해, 앞으로 더 실업률이 높아질 예정이다.

 여기서부터는 내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친구는 지금 당장 회사를 그냥 계속 다니던지, 그만두는 선택을 10월 이후로 할 생각인 듯싶었다. 하지만 그 의견에 반대한다.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국가인 만큼 국내에 제조업이 정말 많다. 사람들이 코로나 19로 인해서 움직이지 않게 되면서 내수시장이 멈춰버렸다. 물건이 안 돌다 보니 제조업은 크게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이상태에서 고용지원금마저 끊긴다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악몽 그 자체일 것이다.

 만약에 현재 실업률이 더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정부가 '고용지원금과 비슷한 형태로 사람을 뽑은 기업은 12월 말까지 지원해 주겠다.'라고 한다면, 한두 푼이 아쉬운 기업 입장에서는 사람을 뽑으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고는 뽑은 경력, 신입사원 상관없이 능력 이상의 부담을 줄 것이다. 결국 친구가 넘어갈 땅은 땅 모양만 바뀌었을 뿐이지, 변한 게 없다.


친구는 씁쓸하게 웃으며 처음 던졌던 그 질문을 다시 던졌다.

" 나 진짜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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