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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춘책방 여행자 Aug 22. 2020

이렇게는 못살아. 11만 명이 선택한 '존엄사'

심리학과생의 경제신문 스크랩 (8월 셋째주)

8월 셋째 주 경제신문 스크랩을 준비하다가 눈의 띈 기사가 있다.


연명의료 중단 후 '존엄사' 선택 11만 명 넘었다.

'연명의료 계획서'를 작성했고 가족 역시 동의하여 A 씨는 일반치료병동 대신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졌고 결국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뒀다... 연명의료결정법('존업사'법) 시행 후 존엄사를 귀한 죽음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인식이 늘면서 법 시행 2년 반 만인 올 7월까지 전 국민 중 1.3%에 해당하는 총 11만 2239명이 연명치료 대신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사전 연명의료 의향서는 온라인으로 제출하는 게 아니라 일부 병원이나 보건소 등을 직접 찾아가 작성해야 하는데 노년층에서 제출자가 가장 많다."... 존엄사법 시행으로 치료 대신 죽음을 스스로 결정하는 이들은 점점 늘고 있지만 존엄한 죽음 이후 다른 생명을 살리는 장기 기증과 관련해서는 상반된 통계가 나왔다. 장기기증 희망서약서 작성 현황은 30% 가까이 감소한 수치이다.

-매일경제 지면 중-


이 기사를 쓴 기자에게 물어보고 싶다. 이 글을 쓰면서 어떤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존엄사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보아 우리나라의 죽음에 대한 이데올로기가 변하고 있으며, 존엄사 선택이 장기기증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좀 더 선진화된 죽음 문화로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까? 신문을 읽기 전까지 존엄사와 장기기증의 연관관계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해봤기 때문에 해당 기사를 삐뚤게 읽게 되었다. 특히, 요즘은 더더욱 삐뚤어지게 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코로나 19 이전과는 전혀 다른 평범하지 않은 세상에서 살고 있으니까 말이다.


'사랑 제일교회 감염률 25%... 신천지 때 보다 상황 더 안 좋을 수 있어'

-매일경제 지면 중-


 이번 주 핫이슈는 사랑 제일교회의 감염일 것 같다. 코로나 19로 인해서 무너졌었던 삶의 양식들(밖에서 친구를 만나고, 연인을 만나고, 놀이공원을 가고, 여행을 가는 등)을 다시 회복하는 듯싶었으나, 다시금 무너졌다.


호캉스 줄 취소... 뷔페식당도 영업 중단.

코로나 재확산에 유통 초비상. 주말 호캉스 예약 취소 10%.

백화점은 거리두기 강화

"매출 회복 물거품 되나" 염려.

-매일경제 지면 중-


 다시 사람들이 거리에 나오지 않고, 집으로 들어갔고 문을 걸어 잠궜다. 그리고 자기만의 아늑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돈을 쓰기 시작했다.


미국 집콕족 "더 크고, 선명하게"... 삼성 프리미엄 TV 훨훨

코로나 19가 세계 각국을 강타한 지난 2분기에 북미, 유럽 시장에서 삼성, LG의 프리미엄 TV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대기업 대형 가전제품 유통점(직영점)과 백화점, 대형마트, SSM 등이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상대적으로 가전제품 대신 가구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코로나 19 장기화로 활동 대부분이 집안으로 옮겨오면서 가구를 중심으로 한 '홈 코노미' 소비의 증가가 폭발적이다.... 코로나 19로 해외 여행길이 꽉 막히면서 집안을 새롭게 꾸며 휴가를 대처하려는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일경제 지면 중-


집 밖으로 나가서 사람을 만나고 소비를 하던 공간들이 이젠 집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머지않아서 우리는 친구네 집에 가서 체리블라썸 스무디를 먹는 게 이상하지 않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MICE산업(전시회, 미술관, 극장과 같은 산업들)은 앞으로 줄어들 것처럼 전망되고, 반대로 가전제품, 가구제품, 홈시어터 소비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소상공인들은 대부분 집 밖에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율이 높다. 결국 밖에서만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던 소상공인들은 줄어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빚을 찾게 된다.


최고금리 내렸더니... 34만 명 불법사채로

여당을 중심으로 법정 최고금리를 연 10%로 제한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무리한 금리 제한이 서민들의 제도권 금융 이용 기회를 오히려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연간 등록 대부업체 (상위 20곳) 이용자 수는 2017년 104만 5,000명에서 2018년 81만 4,000명, 2019년 53만 명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이처럼 대부업 이용자 수, 대부업 대출 잔액이 최고 금리 인하 이후 축소된 것은 대부업체들이 그만큼 대출을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부업 이용자들이 저신용자임을 고려하면 연체율이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는데, 인하된 최고 금리 수준을 고려해 손실률을 맞추려면 낮은 신용도에 있는 대부업 이용자부터 축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지면 중-


하지만 소상공인들은 빚을 지는 것도 어려워졌다. 경기가 얼어 있으니까 소비를 높이기 위해서 대출 금리를 낮춰 시민들이 은행에서 저금리로 돈을 빌려 경제를 활성화 하고 싶은 정부의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은행이 바보는 아니다. 은행도 결국에는 수익이 안 되는 저신용자 저금리 대출 상품은 줄이게 될 것이고, 정말 돈이 필요한 사람들은 제3 금융권, 제4 금융권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더 나쁜 조건의 채무를 지게 된다.

 사업을 맨 처음 시작할 때 떡볶이 집을 하더라도 누가 동네 떡볶이집을 하면서 입에 풀칠할 정도만을 목표로 잡고 사업을 시작하겠는가? 자영업이면 자기 이름으로 프랜차이즈를 내는 상상을 할 것이고 생산, 제조 및 기타 서비스 업종이라면 자신이 속한 산업계에서 이름을 날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자신의 회사 '가치'를 생각하고 자기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재무상환 능력이 튼튼하지 않다면서 살면서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돈을 빌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처음 자신이 생각했던 '나의 삶의 터전'에 대한 가치 값이 믿도 끝도 없이 바뀌었다. 밖에서 여가를 즐기던 문화가 집 안으로 들어왔으니까, 당연히 휴식으로서의 가치를 제공하던 집이 다른 가치들을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아마 집도 다른 타인에게 보이는 가치 매체로 작용되지 않을까 싶다. 인스타에서 내 감정에 맞춰서 사진을 찍어서 올리듯, 우리 집 가구 배치와 색상 등을 바꾸어 나의 기분이나 현 상태를 표현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이렇게 갑자기 바뀌는 세상 속에서 단단한 자아에 맞춰 세상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나를 포함해서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은 카멜레온처럼 세상에 자신을 맞출 뿐일 것이다. 한마디로 굉장히 피곤할 예정이다.


그렇게 변화 속에서 죽음을 받아들이는 자세까지 누군가가 말해준다면 속상할 것 같다. 물론 내 몸 중에서 아직 건강한 일부가 누군가에게는 정말 살고 싶은 내일을 보장해 줄 것이란 것은 안다. 하지만 그전에 이제 생을 마감하는 사람에 대한 예를 다했으면 좋겠다. 그들은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을 것이고,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을 것이다. 그 사람들이 마지막에 장기기증을 안 하고 가더라도, 혹여 그들이 하고 싶다고 하였으나 가족들이 반대하여 못하게 되었더라도, 그 문제는 나중에 다루었으면 한다.

맨 처음 기사가 자기들의 삶을 실존하려고 선택하는 사람들에 더욱 초점이 맞춰졌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의미 있게 마무리 지으려는 문화가 대한민국에 들어오고 있으며,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아쉬운 게 뭐고, 심리학적으로, 법의학적으로 어떠한 발전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언급했다면, 따뜻한 기사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인 가치관이 너무 많이 들어간 글이어서, 몇몇 독자들이 불편해할까 봐 걱정됩니다. 혹여 생각이 다르거나 내가 보지 못한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으면 언제든지 댓글을 달아서 나를 깨우쳐주기를 바랍니다. 늘 저의 글을 읽어주심에 감사합니다.

-청축 책방 여행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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