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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춘책방 여행자 Sep 28. 2020

친구야, 너는 하고 싶은 게 뭐야?

심리 학과생의 경제신문 스크랩 시리즈

 지금 난 20대 중반이다. 어릴 적에는 소방관, 의사, 판검사를 하겠다던 친구들처럼 나도 '직업'이 나의 장래희망이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를 가게 되면서 청소년지도사를 꿈꾸게 되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는 시점에서는 청소년지도사가 아닌 다른 일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다시 청소년지도사를 준비 중이다.


 진로가 바뀌었다가 돌아가는 과정을 통해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청소년들에게 '심리학, 경영, 경제, 자산관리'라는 키워드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강연자가 되고 싶다. 그리고 이렇게 나 자신을 알게 되는 과정 속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넌 나중에 뭐할래?"였고, 답변으로는 "에이~ 그것보다는 좀 더 비전 있는.."이라는 답을 들었다. 그런데 이번 주 신문을 보면서 문득 지금 잘 나가는 직업군을 가지고 누군가의 진로에 대해서 '현실성'을 운운하는 것은 미래에 가서 생각해보면 현실성이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LG전자 '하반기 최대 실적'보인다... 올 주가 24%

LG전자는 그룹 전체가 미래 먹거리로 꼽는 미래차 분야에서 빠른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LG전자는 전기차 부품을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있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매일경제 지면 중)


하지만 바로 밑에 이런 기사도 있었다.


"전기차 배터리 2025년까지 공급과잉"

나이스신용평가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중기적으로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24일 경고했다.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지만 배터리 공급이 더욱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2025년 연간 수요는 497~885 GWh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2025년 연간 배터리 공급은 1254~1567 GWh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이 수요보다 두배 가까이 되는 상황에 몰리는 것이다.


지금 현재 우리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앞으로 국가를 먹여 살리는 산업군이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당연히 취업을 준비하고, 미래를 궁금해하는 청소년들은 배터리 관련된 업종에서 근무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수요 대비 공급이 많아져서 2025년에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블루오션 일지는 미지수이다.


반대로 없어질 직업들도 하나 둘 보인다.


화성, 구리, 의정부에 '스마트 물류단지'

정총리는 "경쟁력 있는 물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우리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고 시스템을 첨단화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 특히 올해 10월부터 시범적으로 추진하는 수도권 3기 신도시 중 2곳에 대해 자율주행 트럭, 배송 로봇, 드론, 지하 수송 시스템 적용을 위한 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지하 수송 시스템은 같은 신도시 내에서 최초 적하장에서 물류창고까지 전부 전용지 하도로로 연결된 시스템을 말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화물차 운행으로 인한 소음, 교통체증, 대기오염, 안전문제가 최소화되도록 만든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지면 중)


추석 앞둔 주말, 대형마트 또 의무휴업

대형마트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의무휴업일 변경을 요청했으나 지방자치단체의 경직된 행정처리로 무산돼 소비자들은 물론 대형마트 직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매일경제 지면 중)


스마트 물류 단지를 통해서 우리나라 유통업계를 리뉴얼하겠다는 기사가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람이 하던 일들을 로봇들과 새로운 인프라들이 대신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면서 추석 때 오프라인 매장들은 규제로 인해서 장사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사람의 일자리가 줄어든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유통채널이 움직이는 것은 알겠다만, 빠르고 값싼 배송을 하겠다며 인건비도 낮추고, 오프라인 유통매장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지금과 같다면 미래에 트럭 운전사는 물론 대형마트 직원들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트럭 운전사들이 운전을 하며 쉬어야 하는 공간(모텔), 먹어야 하는 공간 (식당)들도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 온라인 유통으로 위주로 돌리기 시작하고, 오프라인에서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줄어들지 않으면, 현장에서만 쌓을 수 있는 경험들을 유통 인재들이 쌓지 못해서 역으로 우리나라 유통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는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유통, 4차 산업혁명보다 더 중요한 것이 경쟁력 있는 일자리들을 확보해서 우리나라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것이다. 특히 다음 기사를 보면 이제는 한 명 한 명이 소중하다.


학생수 '뚝'... 수능 50만 명도 지원 안 했다.

학령인구 감소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지면서 대입 정원보다 수험생이 더 적은 '대입 역전 현상'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실제 수능 응시자 43만 명 예상.. 올 대입정원 49만 명보다 적어.

(매일경제 지면 중)


코로나 시대는 20대에게 아주 좌절이다. 나보다 학벌 좋은 애들은 수두룩하고, 작은 기업들 마저도 보란 듯이 말도 안 되는 지원 스펙을 지원조건으로 내세우면서, 눈을 낮췄음에도 갈 곳이 없는 경우가 생겨버렸다. 결국 20대들은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 취업을 하지 않고 공부를 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위의 기사처럼 인구 감소가 과속화함에 따라서 이제는 일을 할 수 있는 젊은인력이 귀해졌다는 것이다.


정확히 5년 후 이번에 수능을 치는 동생들이 25살쯤 되어서 사회초년생으로 사회를 나올 것이다. 하지만 사회초년생 문화가 지금처럼 공부를 더 해야 하는 '과거급제'문화라면 이것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낭비다.


청소년이었던 내가 이제는 사회에 나와서 길을 헤매고 있다. 사람이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헤매고 있고, 일이 안 맞으면 안 맞는 대로 헤매고 있다. (사실 요즘은 둘 다여서 정말 토나오게 헤매고 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주변 친구들은 큰 조직에 들어가서 안정적으로 나의 길을 찾겠다고 이야기를 한다. 혹여 거기서 미끄덩하더라도 다음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다고 이야기를 하며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을 선택을 한다. 그래서 내 친구들과 내가 대화를 하면 세상에 직업은 3~40(대기업 기준 직무들..)개 밖에 없어 보인다. 3~40개에 100만 취준생이 매달리니 자리도 없어 보인다. 그런데 글을 쓸 때마다 느낀다. 겨우 세상에 직업이 3~40개 밖에 없을 리 없으며, ncs문제 하나를 더맞고 덜 맞고로 우리들이 좌절하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가 급변하는 만큼 튼튼해 보이는 일자리는 줄어들고, 사회 시스템도 바뀐다. 이럴수록 내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해진다. 그래서 오늘도 술잔 가득 술을 따라주면서 내 친구에게 물어본다.

"친구야, 나는 뭘 잘하고 뭘 못하냐.. 나는 하고 싶은 게 뭘까?"


역시. 난 아직 멀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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