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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춘책방 여행자 Apr 03. 2021

농부의 마음으로 하세요

심리학과생의 경제신문스크랩 시리즈

포스팅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농심의 신춘호 회장 별세 소식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 신춘호 회장의 영결식이 이번 주에 진행됐었다. 우리나라가 지독하게 못 살 때 큰 기업을 일꾼 기업인들의 타계 소식을 심심치 않게 접하는 요즘. 사람은 누구나 병들고 늙고 죽는다고 했었던 불교의 가르침을 곱씹어 보게 되는 것 같다.


(고) 신춘호 회장의 영결식이 진행되는 날 우연히 신춘호 회장의 어록을 읽게 되었는데 '이농심행 무불성사'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이농심행 무불성사'. 해석하면 농사를 짓는 마음으로 일을 행하면 성사되지 못할 일이 없다는 뜻이다. 신춘호 회장은 살아생전에 우리 것으로 우리 국민이 배불리 먹고, 나아가서 우리 것에 전 세계가 열광하는 꿈을 꾸었다. 신라면, 신라면 건면, 너구리와 짜파게티의 콜라보 '짜파구리'까지 (고) 신춘호 회장이 우리나라 음식이 흥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미소를 지었을지 생각하게 된다.

 한 가지 더 눈에 띄는 특징이 있다면, 농심 가의 승계 논란이 없다. 이는 (고) 신춘호 회장이 살아생전에 장님인 '신동원' 부회장으로 승계 구도를 정리하였기 때문이다.


농부의 마음으로 일을 하라고 했었던 (고) 신춘호 회장의 말을 곱씹으면서 나의 모습을 반성했다. 어떤 일을 할 때 시작도 하기 전에 '이건 비효율적이야', '이건 이 정도만 하고 넘어가도 되겠지?' 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이런 나에게 효율을 따지지 말고 열심히 일하라는 아티클이 있어서 소개하려고 한다.


처음 읽었을 때는 '확장되지 않는 일? 이게 뭐야?'하고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그러다가 확장 가능하지 않은 일이 비효율적인 '오프라인 마케팅 및 세일즈 작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 프로그래밍을 하는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면 "오프라인에서는 내가 홍보를 할 수 있는 한계가 명확하잖아. 비효율적인데?"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필자는 그러한 작업을 통해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들을 강조했다.


1. 내가 어떤 사업을 하던, 세상은 그 아이템을 안 쓸 수 있다.

 몇 날 며칠을 상품을 기획해서 고객들에게 팸플릿까지 작성해서 제안을 한다. 제안서를 만들 때까지만 해도 언제나 만선의 꿈을 꾸는 어부처럼 즐겁다. 하지만 해가 밝고 해당 제품을 제안하면 나의 꿈이 상상이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한다. 고객들은 냉정하게 내가 제안하는 제품을 바라보고 자신에게 필요한지 안 필요한지를 명확하게 파악한다. 그러고는 선택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경험을 하면서 내가 배운 것은 '세상에 내놓은 그 어떠한 서비스도 처음부터 각광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내가 보기에는 진짜 대박이고, 너무 괜찮은 녀석이고, 누구나 초이스 할 것 같은 서비스도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정작 안 필요할 수도, 매력이 없을 수도 있다.


2. 내 서비스/ 상품에 확신이 있어야 한다.

 옛날부터 잘하는 일 하나를 뽑아 보라고 하면 매장 판촉 일을 정말 잘했다. 요즘도 매장에서 제품 판촉을 하는 일을 종종 한다. 할 때마다 완판을 찍어서 즐겁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은 단순히 성격이 외향적이어서 잘 파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절대 아니다. 완판의 비밀은 확신이다. '내가 제안하는 이 친구가 저 고객님이 생각하던 바로 그! 녀석이라고!!'라고 생각을 하며 한 발 앞서서 제안을 하는 것이다. 그 결과는 가판대 재고수와 매출 수로 바로바로 나타난다. 정말 안 팔릴 때는 나도 가격에 손을 대고 싶다는 고민을 하지만, 가격이 마케팅에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건드리지 않는다. ( "가격이 갖는 힘은 생각보다 거대해서 건드리는 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아티클에서는 스타트업 사업가가 '내 생각만큼 고객들이 내 상품에 관심을 안 가지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에 시도를 안 한다고 언급을 했다.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내가 개발을 해본 적은 없지만, 물건을 팔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정면을 바라보면 그렇게 다들 한 인상 쓰는 것처럼 보인다. 고객들 앞에서 무언갈 제안하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기 때문에 공감된다. 하지만 생각보다 내 상품을 좋아할 수도 있지 않은가?


아티클에서는 위의 상반되는 두 가지를 배우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 고객들에게 직접적으로 만나는 일을 하여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개발을 하고 있었던 개발자 입장에서는 어디서부터 오프라인으로 접근을 해야 하는지 까마득할 것이다. 그래서 아티클에서는 에어비엔비 예시를 들어준다. 에어비엔비는 항공, 숙박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로 우리나라 MZ세대는 항공편을 예매하기 위해서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기업 '에어비엔비'도 시작했을 당시에는 집집마다 초인종을 누르며 자신들의 서비스를 홍보했다. 구글도 맨 처음에는 차고에서 시작하였고, 미쓰비시도 가정집에서 시작하였다. 세상 모든 거대 기업들이 오프라인에서 부딪히는 것부터 시작했지만 우리는 '넷플렉스' '페이스북'과 같은 기업들이 온라인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급속도로 전파하는 것만 기억해서인지 많은 성공기업들이 확장 가능하지 않는 일을 열심해했던 과정을 스킵하는 것 같다.


(고) 신춘호 회장이 말한 '농부의 마음'이 '확장 가능하지 않는 일을 열심히 하라'는 메시지와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농사일을 옆에서 지켜본 결과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많이 가는 일은 '잡초뽑기', '약 치기' 같은 일이다. 하지만 가잘 중요한 일이다. 손이 많이 가지만, 이 일을 스킵해버리면 그 해 농사는 성공을 장담 못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내 농작물에 애정을 주기도 하신다.


나는 지금 어떤가? 아직도 '이건 비효율적이야'라면서 일을 대충 하지는 않은가?

일을 대충 하닥 정말 중요한 순간들을 놓칠까 봐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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