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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 테크니션 Jun 20. 2020

스윙 바이(Swingby)

어떤 운송 물체를 움직이려면 반드시 동력이 필요합니다. 자전거는 인간 다리의 힘으로 페달을 밟아야 움직입니다. 즉, 인간의 힘이 동력입니다. 자동차를 움직이는 동력은 엔진이고 이 엔진을 가동하는 연료는 주로 휘발유나 경유 등과 같은 석유제품입니다. 이런 석유제품은 공기를 오염시키기 때문에 현재 수소나 전기로 대체가 이루어지고 있고 머지않은 미래에 완전 대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박이나 비행기와 같은 대형 운송 기관은 더욱 강력한 동력이 필요하고 장시간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항공유와 같은 특수 석유 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고 가까운 미래에 다른 연료로 대체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 이 보다 더 큰 동력이 필요한 우주 탐사선 같은 운송 물체의 동력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번에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우주로 나간 우주탐사선 보이저 2호는 시속 6만 2700km의 속도로 42년간이나 항해를 하고 있는데 도대체 어떤 연료를 탑재하였길래 42년간이나 고갈되지 않고 180억 km 이상 우주를 항해할 수 있을까요? 정말로 궁금합니다.


우주선의 동력은 로켓 엔진입니다. 100톤이 훨씬 넘는 우주선을 지구의 중력을 이겨내고 우주로 쏘아 올리려면 엄청난 파워의 동력이 필요합니다. 이 로켓 엔진을 가동하기 위해 고체연료나 액체연료가 쓰이는데 고체연료는 액체연료에 비해 더 강력한 반면 한번 점화되면 멈출 수가 없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주선의 연료로 액체연료가 더 많이 선호됩니다. 액체연료로는 액체수소가 주로 사용되고 액체수소를 점화시키는 산화제로 액체 산소가 주로 쓰입니다. 로켓 엔진은 밸브와 펌프를 통해 연료량 조절이 가능하여 연소량 조절 및 발사를 중지했다가 다시 가동할 수도 있습니다.  연소에 필요한 액체 산소를 따로 싣고 있기 때문에 산소가 없는 우주에서 산소 공급을 받지 않고 산화가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액체연료는 탑재량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액체 연료의 동력 만으로는 수 십 년 간의 우주 항해를 계속 이어 갈 수는 없습니다. 물론 우주에서는 공기의 저항이나 마찰이 없어 엔진을 끄더라도 관성에 의해 처음의 속도로 계속 전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히 같은 속도를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항성이나 행성의 잡아당기는 중력 때문에 속도가 점차 줄어듭니다. 그럴 때마다 로켓 엔진을 점화하여 궤도를 수정하고 재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제 궤도에 들어서면 다시 엔진을 끄고 관성으로 전진하면서 연료를 절감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우주의 관성의 도움을 받는 다 하더라도 현재 인류의 로켓 기술로는 태양계 밖의 성간우주까지 보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이저 1,2호는 성간 우주까지 도달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스윙 바이(Swingby)라는 기법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스윙 바이는 플라이 바이(Flyby)라고도 하며 중력 어시스트라고도 불립니다. 

 스윙 바이는 어떤 행성의 공전 방향 반대쪽에서 우주선을 접근시켜 그 행성의 중력장 내에 들어가게 한 후 그 행성의 공전 속도에 편승해 가속도를 얻은 다음 행성의 공전 방향으로 빠져나오게 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크기와 방향을 동시에 나타내는 속도인 벡터의 이론에 의하면 시속 100km의 열차를 향해 시속 50km로 공을 던지면 공은 시속 250km로 튕겨져 나오게 됩니다. 물론 실제적으로는 에너지 손실로 인하여 250km의 속도를 가질 수는 없지만 열차 속도인 100km의 최대 두배인 200km 정도의 가속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이론에 근거하여 보이저 2호는 실제 시속 47,000km로 공전하는 목성의 중력장에 들어갔다가 다시 튕겨져 나오는 스윙 바이를 통해 시속 74,000km의 속도로 가속하여 토성 방향으로 진행하였고 같은 방법으로 토성, 천왕성, 해왕성에서 스윙 바이를 통해 가속도를 얻어 태양계 밖인 성간우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만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 같은데 이런 방법을 찾아내고 설계하고 실행시킨 인류는 정말로 대단한 존재인 같습니다. 이 스윙 바이를 위해 176년마다 한번 오는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거의 일직선이 되는 1977년에 보이저 1,2호가 발사된 것입니다. 이 태양계 5 행성이 다시 일직선이 되는 서기 2153년 전까지 인류가 획기적인 로켓 엔진 기술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인류는 보이저 1,2호와 같은 태양계 밖을 탐사할 수 있는 우주선을 앞으로 134년간 보내지 못할 것입니다. 미지의 우주와 이것의 비밀을 밝히려는 인류의 치열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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