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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 테크니션 Jun 20. 2020

보이저(Voyager)

Voyager는 항해자라는 뜻입니다. 이 이름에 걸맞게 우리가 존재하는 우주의 태양계 너머까지 탐사하기 위해 미국의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 2호가 지금으로부터 42년 전인 1977년에 발사되었습니다. 개기 일식 현상을 일으키는 태양과 지구와 달이 일직선 상에 놓이게 되는 경우와 같이 1977년은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의 태양계 5개 행성이 176년 만에 거의 일직선 상에 놓이게 된다는 계산이 나오자 미국의 나사는 5개 행성을 차례로 지나가면서 검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아 1977년 8월 20일에 보이저 2호를, 9월 5일에 보이저 1호를 각각 발사하였습니다. 


보이저 1호는 주로 목성과 토성을 탐사하기 위해 발사되었으며 그동안 목성의 위성인 이오에서 화산 폭발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였으며 목성에서 새로운 위성 3개를 발견하였고 토성에서는 시속 500km의 폭풍우가 불고 있다는 것도 알아냈을 뿐 아니라 그 유명한 토성의 고리가 얼음덩이라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보이저 1호가 토성을 통과한 시기는 지구를 떠난 지 3년 후인 1980년입니다. 그리고 2002년에는 태양으로부터 140억 km 떨어진 태양계의 가장자리인 “헬리오스히스”를 통과하였습니다. 그 후 10년 뒤 2012년에 드디어 태양계를 벗어난 성간우주, 즉 인터스텔라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안타깝게도 통신기기의 고장으로 데이터 증거를 제대로 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지 현재 태양으로부터 220억 km 떨어진 성간 우주 어디쯤에 선가 계속 항해를 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5년 이내에 동력이 완전히 소진되어 지구와의 교신이 완전히 단절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보이저 2호는 천왕성과 해왕성 탐사를 위해 발사되었으며 천왕성에 접근하여 당시까지 5개로 알려진 천왕성의 위성이 10개임을 확인하였고 해왕성의 북극 4,850km까지 접근하여 6개의 위성을 새로 발견하였으며  초속 수백km의 폭풍도 관측하였습니다. 이때가 보이저 2호가 지구를 떠난 지 12년 후인 1989년이었습니다. 그 후 2018년 보이저 2호는 보이저 1호에 이어 인류 역사 상 두 번째로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 우주로 진입하였습니다. 성간우주로 진입한 후 지구와의 교신이 끊긴 보이저 1호와는 달리 보이저 2호는 성간우주에 대한 데이터를 계속 보내와 태양계의 끝과 그 너머의 모습을 최초로 인류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태양계와 성간우주가 맞닿아 있는 곳을  태양권 계면(Heliopause)라고 하는데 이 태양권 계면은 끝이 좁은 형태로 뭉툭한 탄환 모양을 띠고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이 곳은 태양으로부터 182억 km 떨어진 곳입니다. 앞으로 보이저 2호가 얼마나 더 먼 성간우주로 항해할 수 있을지, 얼마나 더 오래 지구와 교신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가능한 한 더 멀리 항해하여 가능한 한 더 많은 데이터를 인류에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2년 전 두 보이저호에는 혹시 모를 외계인과의 조우에 대비하여 지구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비디오와 남녀의 모습, 지구의 위치를 알려주는 동판 그림과 편지 등을 실었다고 합니다. 비디오에는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한 지구 상의 여러 명소, 고대 바발 로니아 어부터 우리나라 말을 포함한 55개국의 언어로 된 인사말, 당시 미국 대통령인 지미 카터의 인사말, 태양계의 행성, 비행기, 만리장성 등 116장의 이미지를 수록한 레코드 판, 고래의 울음소리, 천둥소리, 바람소리, 개 짖는 소리, 아기 우는 소리, 심장 박동 소리, 인간의 뇌파 등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당시 지구의 위치를 표시한 동판을 보낸다 하여 외계인의 지구 침공의 빌미가 되는 것 아니냐는 논쟁이 일었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42년 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면 괜한 논쟁을 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았던 인터스텔라에 실제 인류가 만든 물체가 지금 이 순간에도 시속 6만 2700km로 항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뿌듯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두려움도 공존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인간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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