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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 테크니션 Jun 20. 2020

아름다운 경매

경매는 물품을 판매하는 방식 중 하나로 상품의 판매자가 가격을 미리 정하지 않고 구매 희망자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상품의 본질적 가치 이외에 상품의 희소성과 구매자의 구매욕에 따라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어떨 때는 상품의 기본적인 가치보다 몇 배나 더 비싸게 팔리기도 합니다. 요즘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경매가 더 성행하는데 지난해 2019년 이베이에서 경매로 가장 비싸게 팔린 상품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과의 점심 식사권이었습니다. 이 상품은 역대 최고가인 53억 원에 중국의 가상화폐 사업가에게 낙찰되었습니다. 작년 오프라인 경매로 유명한 소더비에서 가장 고가에 팔린 미술품은 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작품 “건초더미”로 1억 1070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1300억 정도에 낙찰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1890년 작으로 1986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250만 달러에 거래된 후 33년 만에 44배나 뛴 가격에 거래되었습니다. 당시 6명의 응찰자가 8 분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 예상 낙찰가 5500만 달러의 2배의 가격으로 낙찰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미술품 중 역대 경매 최고가는 5000억입니다. 이탈리아의 천재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예수 초상화가 바로 그것인데 사실 이 그림은 1958년 소더비 경매에서는 단돈 7만 원에 거래된 작품입니다. 원래 이 작품은   다빈치의 작품이 아니라 그의 제자가 그린 것으로 알려져 소홀히 취급되다 2005년 전문가의 정밀 작업 끝에 다빈치의 작품으로 판명되어 대대적인 복원작업을 통해 완벽하게 복원되어 러시아의 억만장자 미술 수집가가 보관해오다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 1억 달러 내놓았는데 무려 4.5배에 달하는 4억 5천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5000억에 낙찰되었습니다. 이렇듯 경매를 통해 원하는 상품을 소유하려면 경쟁자 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방법 외에는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돈이 아닌 다른 것으로 원하는 상품을 구매한 아름다운 경매도 있습니다. 


외국의 어느 중고 자전거 경매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이 자전거 경매장은 저렴한 가격의 자전거부터 경매가 시작되어 점점 고가의 자전거의 경매로 이어지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어른들이 주로 경매에 참여하여 저마다 가장 좋은 가격에 가장 좋은 자전거를 사기 위해 경매에 나온 자전거를 살펴보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예산으로 어떤 자전거 경매에 참여할지 분주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특이하게 경매장 맨 앞자리에 꼬마 한 명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손에는 단돈 10 달러 지폐 한 장만이 쥐어져 있었고 얼굴은 매우 초조한 기색을 띄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경매가 시작되고 첫 번째 경매 자전거가 나오자 아이는 “10달러”를 외쳤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20달러를 외쳤고 그에게 낙찰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 자전거가 나오자 아이는 또다시 10달러를 외쳤으나 이번에는 30달러를 부른 사람에게 낙찰이 되었습니다. 순서가 지날수록 더 좋은 자전거가 경매 물품으로 나오니 낙찰가는 당연히 오를 수밖에 없는데 아이는 세 번째도 네 번째도 10달러 만을 외쳤고 모두 다른 사람에게 낙찰이 되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경매사는 슬쩍 아이에게 다가와 조용히 말했습니다. “꼬마야 10달러로는 자전거를 살 수 없단다. 집에 가서 부모님에게 30-40달러를 받아와 그 가격을 부르려무나” 하자 아이는 고개를 떨구며 “저는 10달러밖에 없어요. 그리고 아빠는 실직하였고 엄마는 아파 누워 계셔서 돈을 줄 수가 없어요. 어린 동생에게 자전거 사준다고 약속했는데…”하며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아이의 사연을 옆에서 들은 사람들은 모두 안타까워하였습니다. 경매는 계속되었고 아이는 계속 10달러를 외쳤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습니다. 마침내 모두가 기다리던 가장 좋은 자전거의 마지막 경매가 시작되었습니다. 경매사가 “자! 여러분! 모두가 고대하던 오늘의 마지막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하고 외치자 아이는 역시 “10달러”하고 힘없이 말했습니다. 당연히 치열한 경매 호가가 예상되었는데 웬일인지 아무도 더 높은 가격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경매사가 “10달러 나왔습니다. 더 좋은 가격 내실 분 없으십니까?” 하고 재차 말해도 경매장은 쥐 죽은 듯 고요했습니다. “더 없으시면 다섯을 세겠습니다. 하나-둘-셋-넷-다섯”. 경매사는 평소보다 훨씬 빨리 다섯을 세었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경매는 10달러에 낙찰되었습니다”라고 외치자 경매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일어나 꼬마 아이를 향해 박수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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