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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 테크니션 Jun 20. 2020

지구 종말 시계

1947년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 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미국의 핵무기 개발 계획에 참여했던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시카고대학의 과학자들이 만들어 격월로 발간하는 핵과학회지 “The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에 핵전쟁으로 인류가 사라지는 시점을 자정으로 나타내는 시계가 표지에 실렸습니다. 이때의 분침은 자정 7분 전이었습니다. 즉, 지구의 종말이 7분 남았다는 의미입니다. 그 후 운영이사회가 잡지를 발간할 때마다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핵실험이나 핵무기 보유국들의 동향과 감축 상황 등을 파악해 매번 분침을 새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이 분침을 지정하는 데는 당시는 핵무기 관련 사항만이 고려 대상이었으나 2007년부터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으로 기후변화 관련 사항도 반영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시계를 지칭해 “the doomsday clock” 즉, 지구 종말 시계 또는 지구 운명의 날 시계라고 불렀습니다. 이 시계가 자정을 가리키는 순간 인류는 멸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1947년 7분 전을 가리켰던 시계는 1953년 미국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을 때는 2분 전으로 자정에 가장 근접하였습니다. 그 후 1991년 미국과 러시아가 전략무기 감축 협상에 서명하고 핵무기 보유국들 사이에 화해의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에는 17분 전까지 조정되어 가장 안전한 시기였습니다. 그러다 1998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핵무기 실험을 하고 핵무기 보유국들이 핵무기 감축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자 다시 9분 전으로 당겨지면서 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2007년에 북한의 핵실험, 이란의 핵개발 의혹과 기후 변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에 대한 위기감이 있었을 때에는 자정 5분 전까지 접근하였습니다. 2018년 에는 북한이 비핵화 가능성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위협으로 인하여 2분 전까지 당겨져 1953년과 동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20년 1월 24일 지구종말시계는 20초 더 당겨져 23시 58분 20초로 자정 100초 전으로 조정되었습니다. 지구종말시계 역사상 자정에 가장 근접한 시간이며 공식적으로 처음으로 초단위가 사용되었습니다. 원인은 미국과 이란의 긴장 고조,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상기후에 대한 대처 부족과 세계적으로 심각한 가짜 뉴스 문제였습니다. 


지구 종말 시각을 더 당기는 원인으로 핵폭탄, 이상기후, 가짜 뉴스에 이젠 신종 바이러스를 더 얹혀야 할 것 같습니다. 2002년의 사스, 2015년의 메르스 공포 이후로 최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전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일명 중국 우한 폐렴이라고 불리는 이 전염병은 벌써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가 4만 명이 넘고 사망자도 1천 명이 넘었습니다. 인류 역사상 인류의 생명을 크게 위협한 전염병을 살펴보면 1720년 마르세유의 흑사병이 그 시초라 볼 수 있습니다. 페스트균에 의해 발생되는 이 전염병으로 인해 당시 약 1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원래 인도 갠지스강의 풍토병이었던 콜레라는 1817년 이후 전 세계에 퍼져 인도, 유럽, 중국뿐만 아니라 조선에 까지 퍼져 수십만의 사망자를 냈습니다. 역사상 인류에게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은 1차 세계대전 때 프랑스에서 주둔하던 미군기지에서 처음 발병한 스페인 독감입니다. 이 독감으로 인하여 인도에서 1250만 명, 미국에서 55만 명, 우리나라에서도 약 14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럽에서는 더욱 심각하여 유럽 전체 인구의 1/3이 감염되어 약 2,500만 명에서 1억 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1차 세계대전 전쟁의 사망자 900만 명에 비해 10배 정도 더 많은 사람이 스페인 독감으로 인해 죽었습니다. 이렇듯 인류가 알지 못하는 신종 바이러스는 인류에게는 핵폭탄 이상으로 치명적입니다. 100초 남은 인류 종말 시각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더 당겨지지 않도록 빠른 해결책이 나오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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